점점 심각해지는 총선 정국
올해 총선은 적폐가 사느냐 국민이 사느냐의 갈림길이며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대결이다. 그러나 총선은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았지만 판세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한국 갤럽은 1월 2주와 2월 2주에 한 달 간격으로 야당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 중 무엇에 동의하는지 조사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1월엔 야당 심판론에 동의가 49%, 정권 심판론에 동의가 37%였는데 2월에는 정권 심판론 45% 야당 심판론 43%로 역전됐다. 정권 심판론이 야당 심판론을 앞지른 것이다.1)
어떤 사람들은 민주당이 자유한국당보다 지지율이 높다며 낙관한다. 누가 못된 짓을 골라 하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하겠냐는 식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통합됐지만, 미래통합당은 여론조사 결과가 없으므로 이 글에서는 경우에 따라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을 동시에 사용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잘하면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도 올랐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2월 2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전주 46.9%에서 46.6%로 오히려 하락했고 부정평가가 49.2%에서 49.7%로 높아졌다. 정당 지지도도 민주당은 2월 1주 40.2%에서 39.9%로 하락했지만, 자유한국당은 30.2%에서 32.0%로 상승했다.2)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지역별로 보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서울에서 39.3% 대 33.6%, 대전·세종·충청은 37.0%대 33.2%로 근소한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강원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자유한국당이 우세하고 부산·울산·경남(PK), 대구·경북(TK)에서는 10% 이상 차이로 자유한국당이 우세하다.
물론 여론조사의 신빙성과 세부 지역구 별로 따지면 결과가 다를 수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 미래통합당이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고 강원, PK, TK, 충청권에서 승리한다면 총선에서 승리하기는커녕 대패하게 된다.
이렇듯 이번 총선은 진보민주진영에게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적폐들은 검찰, 사법, 언론을 장악해 총동원하고 있으며 배후에는 미국과 일본이 있다.
그렇다면 누가 무슨 힘으로 이런 적폐들에 맞서 이길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우리를 승리로 이끌어줄까? 그렇지 않다. 오직 국민의 힘으로만 적폐들을 이기고 총선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누가 정국을 이끄는가
한국 사회 진보는 어떤 정치지도자가 아니라 국민이 이끌어왔다.
물론, 어떤 때에는 정치지도자가 정국을 이끌어 가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정치지도자가 선봉에 서고 대중들이 결집해 힘을 발휘함으로써 난국을 타개해나간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치지도자가 정국을 이끌었던 경우가 없지는 않다. 정부가 일본의 경제 침략에 강경대응을 했던 것이 그 예이다. 국민은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에 분노했고 정부의 강경대응에 호응해 힘을 모았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싸움에서 우위에 설 수 있었다.
그러나 촛불정국을 이끄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성격부터 거대한 여론이 밀어주면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걷는 스타일이다. 정부는 일본과의 대결에서 결국 지소미아를 사실상 연장하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국민이 지금도 불매운동을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근혜 탄핵 때도 정국을 이끌었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었다. 국민은 10월 26일을 시작으로 박근혜 탄핵 촛불을 들었다. 그런데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새누리당에 거국내각을 꾸리자고 제안했다. 거국내각 제안은 국민이 박근혜 탄핵을 주장하는 것과 거리가 멀었다. 그 탓에 새누리당이 5일 뒤인 10월 31일 거국내각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민주당이 국민 여론을 의식해 거부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 후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박근혜는 11월 9일 절대 하야하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맞서 국민은 11월 12일 100만 촛불을 성사하며 박근혜를 더욱 거세게 규탄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15일 박근혜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제안했다.
국민은 탄핵을 주장하고 있고 박근혜는 스스로 내려오는 일은 없다고 못 박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 제안은 논란만 일으켰을 뿐이었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때문에 일시적으로 촛불집회 참가자가 줄어드는 악영향을 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20일까지 명예로운 퇴진 주장을 지속했다.
박근혜 탄핵을 성공시킨 건 국민의 힘이었다. 국민은 11월 26일 190만, 12월 3일 230만 촛불을 성사하면서 민주당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일부까지 탄핵안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몰아붙였다. 그 결과 12월 9일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냈다.
오늘날 검찰개혁도 박근혜 탄핵 때와 같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개혁을 추진하다 적폐세력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며 고초를 겪다가 결국 국회의원은 공수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타협안을 내놓았다.
검찰개혁을 끝까지 성공시킨 건 촛불 국민이었다. 만약, 검찰개혁 촛불이 없었다면 공수처법이나 선거법 개정안 같은 개혁법안들은 지금보다 후퇴했거나 아예 입법에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언제나 한국 사회 발전을 끌어온 건 국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봐도 한국 사회 진보를 주도한 건 국민이었다. 87년 6월 항쟁의 경우 항쟁을 촉발한 것은 대학생과 민중의 치열한 투쟁이었고 각계 사회단체 및 종교계, 야당 등이 한 데 모여 6월 항쟁을 이끌었다. 항쟁에 나선 국민은 끝내 직선제 개헌을 쟁취했다.
그런데 직선제 개헌을 쟁취한 후 대통령 선거 국면으로 들어서자 국민은 항쟁에서 물러나고 김대중과 김영삼, 두 정치지도자가 정국을 주도했다. 대중투쟁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두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선거운동이 들어섰다. 국민은 당시 김대중과 김영삼 후보의 선거유세에 수십만 명씩 참가하며 열기를 보였지만 결국 87년 대선은 패배했다.
오늘날에도 국민이 촛불을 들어 박근혜를 탄핵했고 반일 운동과 검찰개혁을 이끌어왔지만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선거운동 중심으로 집중하는 편향을 또다시 보이고 있다.
그러면 민주당은 선거를 어떻게 지휘하며 어떤 전략을 펴고 있는가. 민주당은 보수정당보다 지지율이 높다는 것을 믿고 자리지킴 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지지율을 대폭 하락시키는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이긴다는 방어 전략이다. 마치 선제골을 하나 넣었다고 오직 수비만 하는 모습과 같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듯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적폐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여 총공격을 펴고 있는데 정부여당은 소극적으로 쏟아지는 의혹에 해명하기에 바쁘니 지지율이 떨어지면 떨어졌지 어떻게 오르겠는가.
선거 때까지 적폐들의 공격을 그대로 맞아가며 소위 ‘몸빵’하겠다는 식으로 적폐를 청산할 수 있을까? 지금도 자유한국당이 대놓고 문재인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했지만 역풍은 불지 않았다. 국민들은 자유한국당이 ‘탄핵’ 이야기를 하는 것이 지나친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민주당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지만 실수야 없으면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자영업자에게 실언을 했다는 악의적인 보도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렇게 적폐들이 총공격을 하는 상황에서 진보민주세력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면 지지율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
총선 승리의 길은 대중투쟁에 있다
결국,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대중투쟁에 나서야 한다. 대중투쟁으로 공세를 펼쳐야 적폐들의 준동을 제압할 수 있고 문재인 대통령을 이끌 수 있으며 중도층도 견인할 수 있다. 그래야 오늘날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국민의 힘으로 촛불 혁명을 수호하고 토착왜구를 청산해 사회대개혁을 실현하자!
1) 인용한 한국 갤럽 여론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2) 인용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율은 5.8%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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