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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76] 민주당 180석 시대, 남북관계 전진할 것인가

문경환 | 기사입력 2020/04/29 [08:02]

[아침햇살76] 민주당 180석 시대, 남북관계 전진할 것인가

문경환 | 입력 : 2020/04/29 [08:02]

1.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지 못한다

 

민주당 180석 시대가 5월 30일부터 시작된다. 집권여당이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상황에서 주목받는 초유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막혀있는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냐다. 총선 이전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지 못했기에 미래통합당 등 분단적폐세력의 방해가 있었고 사회정치적 지형상 남북관계를 힘 있게 전진시키지 못했다는 해명이 가능했다. 이제는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가 되므로 미래통합당의 방해도 충분히 뿌리칠 수 있고 사회정치적 지형도 달라졌기에 집권 문재인 정부가 용기와 의욕을 가지고 남북관계 개선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질 법도 하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아 “남북한 협력 부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하겠다”라고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에 공동 대처하는 협력에서 시작해 가축전염병과 접경지역 재해 재난, 기후환경 변화 공동 대응”을 거론했으며 이 밖에도 남북 철도연결,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방문 등을 제안했다. 그 전에 통일부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남북공동행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나 언론들도 총선 압승을 토대로 문재인 정부가 대북정책에 자신감을 갖고 임할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 지난 4월 27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민주당 180석 시대가 열려도 문재인 정부는 이전과 다르지 않은 대북정책을 펼칠 것이다. 

 

지금 남북관계 발전의 기준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다. 남북관계는 남과 북 가운데 어느 한쪽만 바라고 추진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 남북이 모두 원하는 바를 실현해야 발전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남북관계가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북한은 작년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주된 과제로 제시했다. 올해에는 신년사가 따로 없었고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보고에도 대남정책이 없었다. 따라서 작년 신년사의 남북관계 과제가 올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바란다. 국민 여론은 말할 것도 없고 문재인 대통령도 2018년 9월 북한을 방문해서 조속히 재개하자고 약속하였다. 이번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주장이 순식간에 대중적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는 개성공단 재개를 바라는 민심이 저변에 깔려있음을 의미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절박한 요구를 봐도, 남북평화경제의 마중물이 될 개성공단에 거는 국민의 기대를 봐도,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이 금강산 관광을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남북관계 개선의 척도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킨 것은 이명박근혜였다. 이명박근혜는 국민 동의도 구하지 않고 남북합의도 무시한 채 일방적이고 초법적으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중단이라는 반민족적 폭거를 자행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미래통합당을 철저히 심판했는데 이는 이명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반민족적이며 파쇼적인 정책에 철퇴를 내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런 총선 민심을 따르자고 해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 

 

이처럼 남북관계 개선의 의미 있는 전진을 위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지금 정부가 내놓은 계획들은 남북관계 발전이라고 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예를 들어 4월 27일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진행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은 남북 사이의 철도를 연결하는 공사가 아니라 동해북부선 남측구간 공사를 시작한 것이다. 2018년 12월 26일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을 했지만 실제 ‘착공’을 하지 않았던 ‘눈속임’을 다시 보는 듯하다. 통일부가 밝힌 6.15 남북공동행사는 작년에도 했던 것으로 남북관계가 발전하는 모습으로 보기엔 무리다. 나머지도 크게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그리고 코로나19 방역 협력은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오직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남북관계가 개선됐다고 할 수 있으며 남북정상회담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는 그 정도 급이 아니다. 

 

물론 6.15 공동행사도 하고 이런저런 협력사업 제안도 하는 건 남북관계를 개선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즉, 문재인 정부가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하고 싶은데 미국 때문에 못하는 거다’라고 이야기할 명분은 된다. 만약 미래통합당이 집권당이라면 미국과 무관하게 자기 의지로 이마저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차이는 있지만 이것을 가지고 남북관계 개선의 전환적 상황이라고 할 것은 못된다. 

 

2. 문재인 정부의 반북입장이 문제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미국이 ‘승인’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기본적 대북인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인식은 두 측면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북한 체제에 대해 반대하는 인식이 있을 것이다. 즉, 북한 체제는 독재며 폐쇄적이고 그래서 비효율적인 체제라고 인식하는 듯 하다. 다른 하나는 북한 체제는 반대하지만 그래도 협력하면서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을 것이다. 이는 체제를 인정해서가 아니라 관계 개선을 통해 체제를 바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두 가지 대북인식, 즉 반북과 협력 가운데 기본축, 무게중심은 반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미래통합당도 북한 체제를 반대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와 같다. 하지만 방법론에서 협력과 관계개선 대신 철저한 압박과 봉쇄를 통해 북한을 붕괴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미래통합당보다는 남북관계 면에서 긍정성이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무게중심을 반북에 두는 이상 협력은 빛을 잃을 수밖에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스스로 “나는 철저한 반공주의자”라고 할 만큼 북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였고 자유민주주의를 우월한 체제로 인식했다. 하지만 반북인식이 있음에도 교류협력을 하고 관계개선을 해야 한다고 봤다. 반북과 협력이라는 틀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같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후자인 협력에 무게중심을 뒀다. 그래서 미국이 6.15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그렇게 방해했어도 끈질기게 해낸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미공조와 민족공조를 병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이는 반북과 협력 가운데 협력에 무게중심을 뒀기 때문이고 이는 통일에 대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젊은 시절부터 독자적인 통일방안을 제안하였고 집권 기간에도 통일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반북과 협력 가운데 반북에 무게중심을 두었기에 통일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나 각종 연설을 보면 통일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언급하는 경우에도 “당장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2045년 통일” 같은 말 뿐이다. 그리고 평화만 줄기차게 이야기한다. 평화정책이지 통일정책이 아니다. 통일철학이 없다. 이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다른 점이다. 그래서 미국의 압박과 견제가 들어오면 여기에 굴복하고 부화뇌동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국과 마찰을 불사한 것과 다른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에 제안 정도는 하는데 미국이 ‘노’라고 하면 곧바로 알았다고 접수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김대중 정부 정도의 전진도 하지 못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는 김대중 정부만 못하다. 

 

북한 붕괴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 번도 북한 붕괴를 공개석상에서 언급한 적이 없다. 미래통합당은 끊임없이 북한 붕괴를 주장한다.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대북입장은 김대중 정부보다는 미래통합당에 가까워보인다. 즉, 같은 남북관계 개선을 말해도 김대중 정부는 통일지향성이 담겨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북한 붕괴를 위한 남북관계 개선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이인영 의원의 예를 살펴보자. 이 의원은 2012년 1월 11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선거유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를 언급하며) 한반도의 운명은 이제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며 “평화경제 화해협력의 길로 신속하게 북한을 움직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북한에 급변사태가 예상되니 빨리 북한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2015년 2월 3일 당대표 선거에 뛰어든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남북정상회담 개최, 박근혜 대통령이 천명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지체 없는 추진, 한반도 평화·공생” 등을 촉구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공생을 위한 정책이 앞다퉈 나와야 하는데 계파 확대와 지역 독점을 위한 정쟁의 싸움터가 돼버렸다”라며 상대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통일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보이는데 특이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는 듯한 주장을 했다는 점이다. ‘올해 남북정상회담 개최’ 주장은 박근혜 정권이 추진하는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의미이며,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 대북정책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도 지체 없이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상식적으로 볼 때 당시 민주당이라면 박근혜 정권의 반북대결정책을 규탄하면 규탄했지 지지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이 의원이 이런 납득하기 힘든 주장을 한 이면에는 2014년 초에 논란이 된 ‘통일 대박’이 있다. 박근혜는 2014년 1월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정운영 2대 목표 중 하나로 ‘통일시대 기반구축’을 꼽았다. 그리고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직전인 2013년 12월 21일 송년회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이 “2015년에는 자유 대한민국 체제로 조국이 통일돼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조국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시키기 위해 다 같이 죽자”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었다. ‘다 같이 죽자’라는 말은 전쟁에 준하는 충돌이 있을 것임을 암시한다. 

 

  © 노컷뉴스

 

당시는 북한에서 장성택이 사형을 당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북한 체제가 불안정하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었다. 이를 종합해보면 결국 박근혜 정권은 1~2년 안에 북한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붕괴를 유도하거나 아니면 전쟁에 준하는 충돌까지 감수하며 흡수통일을 추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알게 된 이 의원도 여기에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2018년이 되면서 이 의원은 갑자기 통일에 비관적인 모습을 보인다. 2018년 7월 6일 통일걷기 해단식 연설에서 이 의원은 2017년에도 통일걷기에 참여했다면서 당시 심정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여기저기서 미사일이 쏘아 올려 져도, 또 비난이 퍼부어져도 우리는 평화를 쏘아 올리리라는 심정으로 걸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조금은 더 멀어지고 있는 통일로 우리가 더 가까이 걸어가고 싶었었고.”

 

2017년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올라간 시기였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쟁을 할 수 없게 된 미국이 결국 대화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한반도 정세의 근본적 변화가 이야기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평화도 멀어졌고, 통일도 멀어졌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기적이 시작”되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이 의원은 평화를 겨우 살렸을 뿐 통일은 멀어졌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2019년 4월 27일 시사오늘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과연 통일을 할 수 있을까. 평화를 살려내는 것까진 해왔지만, 통일은 좀 멀어진 것 같다.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생각하면, 우리 세대가 90쯤 왔을 땐 통일이 될 수 있지 않겠나 기대한다”라며 굉장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이 의원의 통일에 대한 입장을 종합해보면 한 가지 사실을 유추해낼 수 있다. 이 의원에게 통일은 북한붕괴를 전제로 한 흡수통일이다. 그래서 박근혜 정권 때는 북한이 곧 붕괴하니 통일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했고, 2017년 11월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자 북한붕괴가 물 건너갔고 그래서 통일도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된 것이다. 이 의원이 말하는 평화란 남북이 두 개의 별개 국가로 존재하는 영구분단이든 아니면 북한붕괴를 통한 흡수통일이든 둘 중 하나다. 

 

이 의원의 대북관은 대체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기본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4.27 판문점선언을 합의하고 9월 평양공동선언을 합의해도 지키지 않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동시행동과 단계적 해법을 제시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일방적 양보와 무장해제를 요구했다. 이를 두고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2018년 11월 12일 허핑턴포스트에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현재 북-미 양측의 주장을 순수하게 논리로만 평가하면 극한의 불신으로 점철된 기존의 북-미 관계를 고려할 때, ‘신뢰 조성을 선행시키며’ 북-미 공동성명의 조항들을 균형적, 동시·단계적으로 이행해나가자는 북한의 주장이 합리적이다. ‘북한 비핵화 후 제재 해제’라는 미국의 입장은 지나치게 일방적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미국의 입장을 취했다. 물론 형식적으로는 북한과 미국을 중재하는 입장이었다. 

 

2018년 9월 19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을 보면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라고 되어 있다. 즉, 북한은 미국이 상응조치(제재해제 등)를 하면 그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기를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국내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이 제안을 해서 북한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영변+알파를 요구하며 판을 깨버렸다. 그 후 한미정상회담 등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9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는 영변+알파를 북한이 수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갈 수도 있다고 하였다. 북한에게 ‘플러스 알파’를 설득하려고 한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진행한 비핵화 조치들에 대해 미국이 아무런 상응조치를 하지 않았는데 북한이 또 영변+알파를 한다고 해서 미국이 뭔가 상응조치를 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영변+알파 주장은 그냥 트럼프 정부의 ‘리비아식 해법’에 양의 탈을 씌운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양의 탈을 문재인 정부가 씌워주고 있었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기본적으로 반북입장이기에 북미 대결에서도 북한이 잘못했고 미국이 옳다고 여긴다. 모두가, 심지어 미국 전문가들조차 미국이 잘못했고 북한이 합리적이라고 해도 문재인 정부는 한 번도 미국이 잘못했다는 입장을 보인 적이 없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조선당국은 추세를 보아가며 좌고우면하고 분주다사한 행각을 재촉하며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상당히 강하게 비판하였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반북인식을 가지고 북한붕괴를 추구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는 미국이 정책을 바꿔서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수교도 해야 문재인 정부도 남북관계에서 보폭을 넓힐 가능성이 생긴다. 하지만 지금처럼 미국이 철저히 차단하는 상황에서는 김대중 정부 시기처럼 뭔가 의미 있는 전진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3. 국민이 나서야 한다

 

한국사회의 의미 있는 발전은 언제나 국민의 힘으로 이루어졌다. 

 

박근혜 탄핵 당시에도 문재인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은 거국중립내각을 제안했다가 국민의 탄핵 촛불이 폭발하자 어쩔 수 없이 탄핵으로 입장을 바꿨다. 작년 공수처 문제도 미래통합당의 저항이 거세자 민주당이 동요했지만 서초동과 여의도에서 활화산처럼 타오른 검찰개혁 촛불에 떠밀려 민주당이 공수처를 통과시켰다. 

 

반면 국민들이 지켜보고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민주당 세력은 제대로 된 전진을 하지 않았다. 국민이 뭔가를 요구하면 민주당은 의석수가 부족해 들어줄 수 없다고 변명한다. 그래서 국민이 원내1당을 만들어주면 집권을 못해서 힘들다고 변명한다. 그래서 국민이 정권교체를 해주면 원내 과반이 아니라서 힘들다고 변명한다. 그래서 국민이 180석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국민이 이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고 정부여당에 모든 걸 맡겨놓으면 한국사회는 다시 친미친일 보수적폐세력의 반격을 받아 후퇴할 것이다. 

 

적폐세력들은 총선 참패에도 굴하지 않고 반격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검찰은 황운하 당선자를 압수수색했고 언론은 연일 정부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채널A와 TV조선을 재승인해주고 전국민 재난지원금 문제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답답하고 한심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이 민주당 180석을 몰아준 것은 개혁과 통일을 이루기 위한 국민의 심부름꾼을 만들어놓은 것뿐이다. 한국사회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이 나서서 개혁과 통일의 기치를 높이 들고 거세찬 항쟁의 길을 줄기차게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민주당 180석이 국민의 뜻을 집행하도록 명령하고 통제하고 끌고 가야 한다. 이것이 주인의 길이다. 

 

※이 글은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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