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5일 새벽 별세했다.
백기완 선생의 부고를 접한 각계가 추모하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각계는 선생이 바라던 노나메기 세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노나메기란 ‘함께 땀 흘리며 일하고 함께 잘 살자’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진보당은 추모 성명 ‘백기완 선생님의 영면을 기원합니다’에서 “선생님은 민중·민주·통일운동의 스승이자 큰 어르신이셨다. 선생님이 걸어오신 발걸음은, 선생님의 뜻을 따라 해방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후배들에게 삶의 방향이자 이정표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진보당은 슬픔을 딛고 자주·평화·평등·통일 세상을 앞당기고자 노력하겠다. 특히 선생님이 염원하셨던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그리하여, 너도 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사는’ 노나메기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민주노총은 “선생님 부재의 자리가 시리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자리이기에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도 못하는 시간이 서럽고 쓰리다”라며 “선생님과 함께 꿈꾸었던 세상을 다짐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탁월한 누군가의 달음질이 아니라 110만 조합원과 이천만 노동자의 의지를 모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겠다”라고 다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쩌렁쩌렁 울리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선생님께서는 한국 진보의 큰 어른이셨으며, 전교조에도 큰 사랑을 베풀어 주셨다”라고 선생을 회고했다. 이어 “‘얄곳(사람이 사람으로 살 수 없는 곳)’은 갈아엎고, ‘살곳(사람이 사람으로 살만한 곳)’을 일구어 가겠다. 선생님의 뜻을 이어 노나메기 세상 계속 일구겠다”라고 다짐했다.
한국노총은 추모 성명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싸우는 모습을 보고, 주인이 머슴끼리 싸움을 붙이는 거라며, 노동자는 하나고 사람은 다 똑같다며 속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선생님의 삶과 말씀을 항상 새기며,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현대사와 민주화의 큰 고비와 이정표마다 늘 고인이 있었다. 노동자, 농민, 빈민 등 그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셨다”라며 “우리 국민의 고통이 있는 곳에 함께하였고 은퇴 후에는 고인이 설립한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시며 생의 마지막까지 한반도 평화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셨다”라고 선생을 추모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선생님의 대한민국을 위한 이 같은 열정은 우리에게 큰 울림과 감동으로 남을 것이며, 우리 사회를 깨어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영원한 민중의 벗, 백기완 선생님은 우리를 떠났지만, 선생님의 정신은 우리 곁에 남아 영원할 것이다”라고 선생을 추모했다.
한편, 선생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19일 오전 7시이다.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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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백기완 선생님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노동자 민중이 주인 되는 해방세상을 위해 평생을 투쟁하셨던 백기완 선생님이 운명하셨습니다. 우리 곁에서 죽비를 내려치며 영원히 함께하실 것 같았던 선생님의 타계 소식에 비통합니다.
선생님은 민중·민주·통일운동의 스승이자 큰 어르신이셨습니다. 선생님이 걸어오신 발걸음은, 선생님의 뜻을 따라 해방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후배들에게 삶의 방향이자 이정표였습니다.
선생님은 독재 정권 시절 고문과 투옥 등 온갖 탄압 속에서도 한점의 흐트러짐 없이 한국 사회 질곡을 바로잡는 투쟁에 앞장서셨고, 민중의 사회적 진출에 헌신하셨습니다.
노구를 이끌면서도 희망버스와 용산참사, 밀양 송전탑·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투쟁 등 민중의 아픔이 서려 있는 투쟁의 맨 앞자리에 계시던 선생님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진보당은 슬픔을 딛고 자주·평화·평등·통일 세상을 앞당기고자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선생님이 염원하셨던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그리하여, 너도 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사는' 노나메기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남은 뜻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영면하소서.
2021년 2월 15일 진보당
[노나메기 세상을 위한 큰 발걸음.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리이지만 민주노총이 전 조합원과 모든 노동자의 뜻을 모아 이어가겠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일어나시겠지.
언제나 그랬듯 다시 일어나셔서 노동자, 민중의 세상, 노나메기 세상을 설파하시겠지.
일어나실 거야.
일어나셔서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 헤매는 이들에게 길을 가르쳐 주실 거야.
일어나셔서 중심을 잃고 휘청이는 이들에게 죽비 같은 가르침을 주실 거야.
선생님 부재의 그 자리가 시립니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자리이기에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도 못하는 시간이 서럽고 쓰립니다.
선생님과 함께 꿈꾸었던 세상을 다짐합니다.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그래서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살되
착하고 어질고 깨끗하고 올바르게 잘 사는 세상
노나메기 세상을 위해 나아가겠습니다.
탁월한 누군가의 달음질이 아니라
110만 조합원과 이천만 노동자의 의지를 모아 한걸음 한걸음 내딛겠습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2021년 2월 1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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