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쏟아지는 논란‥박형준 후보가 넘어야 할 의혹들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기사입력 2021/03/24 [23:50]

연이어 쏟아지는 논란‥박형준 후보가 넘어야 할 의혹들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입력 : 2021/03/24 [23:50]

 

부산광역시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이제 2주도 남지 않았습니다. 2021년 3월 18일 오전 9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부산은 서울 다음가는 대한민국의 제2 도시입니다. 그만큼 후보자가 부산시장에 적합한지 그 자격을 철저히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박형준 후보를 둘러싸고 연일 잡음이 터지고 있습니다. 최근 제기되는 의혹 3가지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4대강 사업을 비판한 시민단체를 사찰했다는 의혹입니다.

 

박형준 후보는 이명박 정권에서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을 지냈습니다. 이명박 정권 하면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민간인·시민단체·진보 성향 인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사찰한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요. 박형준 후보가 시민단체 사찰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떠올랐습니다. 

 

최근 국정원이 107쪽짜리 4대강 사찰 원문 8건을 공개했는데요. 여기에는 국정원이 각 환경단체를 이간질하려는 내용, 환경단체 관계자의 사생활이 낱낱이 적혀있다고 합니다. 사찰 문건 8건 중에는 박형준 후보가 국정원에 사찰을 요청해 작성된 문건 2건도 있습니다.

 

지난 3월 23일 대법원은 민간인 정보 수집을 국정원의 직권남용으로 판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국정원 간부들에게 징역형을 확정했습니다. 박형준 당시 홍보기획관이 국정원에 사찰을 요청했다면, 이 역시 최소한 징역형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박형준 후보는 “국정원 문건 또는 사찰에 관해 100번을 묻는다고 해도 똑같이 대답할 것”이라며 “불법사찰을 지시한 적 없고 강요한 적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정원이 공개한 문건에 박형준 후보의 이름이 왜 나오는지는 여전히 구체적으로 해명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정권 때 사찰당한 피해자들은 아직도 당시를 떠올리며 고통 속에 지내고 있습니다. 또 당시 청와대에서 관련 업무를 봤던 박형준 후보의 해명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박형준 후보의 명쾌한 해명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둘째, 입시 비리 의혹입니다.

 

지난 2000년, 박형준 후보의 부인 조현 씨가 홍익대학교 교수들에게 접근해 “딸을 잘 봐 달라”라며 청탁을 했다는 입시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현 씨는 입시 전형의 채점관을 맡은 여러 교수에게 접촉했다고 하는데요. 김승연 전 홍익대 미대 교수가 이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김승연 전 교수에 따르면 조현 씨의 부정 청탁은 집요했습니다. 조현 씨는 김승연 전 교수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딸 꼭 붙여 주이소”라고 울면서 사정했다고 합니다. 김승연 전 교수는 청탁 당시 선임인 이 모 교수가 박형준 후보의 딸에게 높은 점수를 주라고 요구했다는 증언도 꺼냈습니다. 김승연 전 교수는 “(박형준 후보의 딸은) 30점 이상 주기 어려운 실력이었지만 옆에 있던 이 교수의 지시로 80여 점을 줬다”라고 주장합니다. 상당히 구체적인 정황입니다.

 

그런데도 박형준 후보는 처음에는 “딸이 홍익대에 지원한 적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거세지자 나중에는 “딸의 기억이 흔들리고 있다”라며 말을 바꿨습니다. 이렇듯 오락가락하는 박형준 후보의 어처구니없는 해명에 국민은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승연 전 교수가 박형준 후보의 부인, 박형준 후보의 딸, 자신이 함께 ‘삼자대면’을 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박형준 후보 측은 이를 줄곧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의혹을 해명할 수 있는 딸의 미대 입시와 관련한 자료를 굳이 선거 뒤에 공개하겠다며 미루고 있습니다. 박형준 후보 측은 김승연 전 교수를 비롯해 의혹을 제기한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 등을 허위사실공표죄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나섰는데요. 이대로는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을 듯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입시 공정성은 특히 민감한 사안입니다. 박형준 후보가 부산시장이 되고자 한다면 마땅히 진솔한 해명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뜨거운 감자’인 엘시티(LCT) 특혜분양 의혹입니다. 

 

엘시티는 부산에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입니다. 언론이 공개한 이른바 ‘엘시티 리스트’에는 전직 국회의원, 고위 판·검사 출신 변호사, 부산시 출신 고위공직자, 대기업 총수, 중견기업 사주, 부산 지역 언론인과 경제단체 대표 106명이 엘시티 아파트를 특혜분양 받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본래 아파트 분양권은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돼야 얻을 수 있는데, 부산 지역의 인사들이 층수와 호실을 직접 골라 분양권을 헐값에 사들였고 막대한 이득을 봤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박형준 후보 또한 특혜분양을 받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터졌습니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허리띠 졸라매고 아껴가며 돈을 모아도 내 집 장만이 어렵고, 집을 구해도 평생 빚을 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엘시티 사태는 부동산 시장과 사회의 공정성을 해치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지난 2015년 4월 28일, 박형준 후보 의붓딸과 의붓아들이 각각 엘시티 B동 17, 18층의 분양권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아들이 가진 18층 B동 3호 라인의 분양권은 지난 2019년, 박형준 후보가 1억 원의 웃돈을 주고 아들에게서 매입했습니다. 17층과 18층은 날씨가 좋으면 저 멀리 일본 대마도까지 내다보인다는 ‘특별 층’입니다. 

 

엘시티는 아파트인 A동과 B동,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C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거주용으로 건설된 A동과 B동 중에서는 햇빛이 잘 드는 A동이 더 비쌉니다. 그런데 유독 박형준 후보 가족이 매입한 B동 17층, 18층은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풍수지리상 명당이어서 다른 A동 아파트보다도 비싸다고 합니다. 박형준 후보 가족은 바로 이런 특별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입니다. 확률로 따지자면 로또 1등 당첨과 비교될 만하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박형준 후보 가족이 가진 17, 18층은 부동산 시장에도 매물로 나온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에 엘시티 분양이 한창일 때 2014년~2016년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형준 후보가 입김을 넣어 특혜분양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떠나질 않습니다. 박형준 후보 가족이 소유한 17, 18층 엘시티 아파트는 1년 전만 해도 시세가 각각 20여억 원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최근 1년 사이 두 아파트의 시세가 무려 20여억 원이 넘게 솟구쳤습니다. 이를 보면 박형준 후보 가족은 최소 40억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챙긴 셈입니다. 

 

박형준 후보는 이와 관련해 “서민적인 모습을 못 보여 송구하다”라며 “불법특혜가 없는 게 본질”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석연찮은 대목이 드러나면서 특혜분양 논란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17일, 박형준 후보는 “앞으로 평생 살겠다고 생각하고 산 집”이라며 엘시티 아파트 매입이 ‘실거주’ 목적임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박형준 후보는 지난 2019년 엘시티 아파트 B동 3호 라인을 매입하고도 거주하지는 않았습니다. 박형준 후보는 선관위에 아내가 부산에서 운영하는 ‘미술 회랑’을 실거주지로 신고했습니다. 그러더니 논란이 커지자 슬그머니 ‘엘시티 아파트는 아들에게서 구입했다’라고 인정한 것입니다. 이후 박형준 후보는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올해 3월 초에야 18층 엘시티 아파트로 다급하게 이사했는데요. 이것만 봐도 박형준 후보의 해명은 매우 군색해 보입니다.

 

더구나 박형준 후보를 둘러싼 엘시티 특혜 논란은 또 다른 특혜 의혹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엘시티 아파트에 ‘공공미술품’ 명목으로 28억 원이나 되는 조형물이 납품됐는데, 이 과정에 박형준 후보의 의붓아들 회사가 관여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에는 박형준 후보 부인이 만든 조형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박형준 후보는 ‘재혼가정 가족사 들추며 흑색선전하고 있다’라며 회피하지 말고 엘시티 아파트 분양권을 어떻게 얻게 됐는지, 공공미술품 납품과 어떻게 관련되어있는지 답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엘시티를 둘러싼 의혹은 앞으로도 나날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박형준 후보의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 확인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국정원 사찰 의혹은 국정원이 공개한 문건의 사실 여부, 홍대 입시 비리 의혹은 김승연 교수와의 삼자대면·홍대 측과의 통화 내용을 밝히면 됩니다. 가장 논란이 큰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은 어떤 경위로 18층 아파트가 아들을 거쳐 박형준 후보의 소유가 됐는지 매매계약서 원본을 확인하면 됩니다.

 

하지만 박형준 후보가 해명은 하지 않고 말만 자꾸 바꾸면서 의혹은 점점 불어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박형준 후보의 의혹이 하나라도 사실로 드러나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박형준 후보가 오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더라도 시장 공백 사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라도 박형준 후보가 사안 하나하나를 우리 국민과 부산 시민 앞에 속 시원히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부산시장은 341만 부산 시민의 삶과 일상을 책임지는 행정가이자, 부산 지역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광역시장입니다. 박형준 후보는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적극 해명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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