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른바 한반도 전문가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뉴욕타임스와 지난 16일 대담에서 “하루빨리 (북미가) 마주 앉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문 대통령과 대담 기사를 소개하면서 “인터뷰 도중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 간 대화를) 청원, 또는 설득을 하는 모습이었다”라면서 “다음 달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 문 대통령은 다시 한번 북미 사이의 중재자 역할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것에 대해 “동맹인 한국이 중립국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30일 보도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한국의 중재는 중립적 역할이나 중간자 입장을 암시한다”라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과 한국이 동맹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한국은 북미 사이에서 동맹인 미국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미국과 한국이 먼저 협력한 뒤 북에 손을 뻗어야지, 한국 정부의 중재는 잘못된 개념 혹은 잘못된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만약 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맺기 원하지 않으면 그런 중개인이 될 수 있겠지만, 청와대가 동맹을 상대로 그런 방식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은 동맹을 마모시킨다고 발언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문재인 행정부가 북을 효과적으로 설득해 바이든 행정부와 외교를 추진하도록 만들기 바라지만, 북이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증거는 지금까지 거의 없다”라며 “문 대통령이 중재 역할을 되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미국의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평가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한국의 현직 대통령이 퇴임한 지 얼마 안 되는 미국 전 대통령을 공개 비난한 것은 전례 없는 결례로 한때 노벨평화상 수상 후보로 치켜세웠던 동맹국 지도자에 대한 문 대통령의 180도 달라진 태도가 워싱턴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와의 대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 공군 출신으로 태평양사령관 특별 보좌관을 역임한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명예회장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번엔 바이든 대통령 쪽에 영합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설득력이 없고 존중받지도 못하고 있다”라며 “워싱턴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이른바 전문가들을 앞세워 문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노골적으로 하는 이유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원하는 것을 다 얻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오는 5월 21일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쿼드 가입과 대북정책에서 미국과 일치하게 움직일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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