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폐지 10만 입법 청원 돌입...“낡은 금기를 넘어 새 역사를 여는 길”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1/05/10 [17:57]

국보법 폐지 10만 입법 청원 돌입...“낡은 금기를 넘어 새 역사를 여는 길”

박한균 기자 | 입력 : 2021/05/10 [17:57]

<국가보안법 폐지 국회 10만 국민동의청원>

국민동의청원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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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10일 오후 2시 30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국회 10만 입법동의청원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선포했다.  © 박한균 기자

 

© 박한균 기자


시민사회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10만 국민동의 청원에 돌입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10일 오후 2시 30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국회 10만 입법동의청원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선포했다.

 

앞서 국민행동은 지난 3월 4일 진보당,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전농,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원불교인권위원회, 민예총 등 100개 단체가 모여 출범했다. 현재 국민행동에 115개(5월 10일 기준)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국민행동은 기자회견에서 “분단과 독재가 시작되던 73년 전, 일제의 치안유지법을 근거로 급조해 만든 법률, 특수한 상황에서 임시로 제정된 법률인 국가보안법이 2021년이 된 지금까지 70년이 넘도록 형사특별법으로 기능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은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일체의 노력을 ‘이적행위’와 ‘간첩행위’로 만들어 처벌하도록 하는 반통일 분단 악법으로 즉시 폐지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민행동은 또 “촛불 항쟁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 화해와 민주주의 신장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이라 기대하며 이를 요구해왔다”라며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에게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국민행동은 “문재인 정부가 4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스스로 악법 폐지의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이상, 이제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이 악법을 폐지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라며 “이에 우리는 지금부터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10만 국민동의 청원에 돌입할 것을 선포하며,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지향하는 모든 이들의 동참을 호소한다”라고 밝혔다.

 

박석운 대표청원자는 “(국가보안법은)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억눌러 왔던 ‘적폐 괴물’ 법률이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귀태’ 법률이다. 73년의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길로 나가자. 이제 딱 폐지해야 할 때이다. 국민 여러분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족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서 중요한 과정은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일이다. 이 법은 그것을 막고 있다. 민족의 미래를 개척해 갈려면 이 법을 그대로 두고는 불가능하다. 죄송하다. 국회가 입법 지체를 보여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진즉 폐기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어떤 명분으로도 이 법이 더 이상 지속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 2시 입법청원을 열자마자 2천 명의 국민들이 동의해주셨다. 저 말고도 수많은 분이 동의하고 계신다. 10만 청원이 끝날 즈음에 법안을 제출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국가보안법은)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서 발목을 잡은 악법 중의 악법이다. 21대 국회에서, 촛불로 만들어진 문재인 정권에서 반드시 폐지해야 할 법안이다”라며 국회 안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발언도 이어졌다.

 

박승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목사는 “지금이라도 국가보안법이 당장 폐지돼야 우리의 모든 자유로운 사고와 민주적인 권리, 종교적인 기본 가르침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북한에 대해서는 혐오, 전쟁을 부추긴다면 이게 어찌 올바른 종교라 할 수 있겠나. 서로 사랑과 평화를 노래하는 그런 참된 세상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국가보안법은 당장 철폐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몽 스님(조계종사회노동위원장)은 “국회와 정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현실과도 전혀 맞지 않는 시대 역행적이고 반민주적인 국가보안법을 이번에도 폐지하지 못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 당리당욕, 이해관계를 떠나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10만 입법청원에 5만을 하겠다고 결정했다. (국가보안법은) 73년 동안 살아남아 이 땅의 무수한 민중을 학살했다. (이 법은) 시대적 악법이자 괴물 악법이다. 국가보안법은 우리 노동자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할 때 가장 크게 우리의 발목을 잡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노총 하반기(11월) 총파업을 앞두고 있다. 불평등 세상 뒤엎자고, 사회대전환 이슈를 가지고 투쟁하고자 한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이 살아남아 민주노총을 처벌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렇기에 민주노총이 국가보안법 철폐에 가장 앞장서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초유의 사법살인으로 불리는 1958년 진보당 조봉암 사건. 북한의 사주를 받아 광주(민중)항쟁을 주동했다는 명분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그리고 박근혜 정권 시기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과 통합진보당의 강제해산까지 국가보안법은 끈질기게 한국정치사회에 암흑의 그림자를 드리워왔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한국 정치의 발전은 불가능하다. 야만의 국가에서 문명의 국가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벽 국가보안법을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국민들의 힘으로 무너뜨리자. 낡은 금기를 넘어 새로운 역사를 열어내는 길에 진보당이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행동은 ‘각계 선언 및 피해자 100인 보’, ‘5,000개 단체 선언’,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전시회 및 문화예술 행동’, ‘10만 입법 동의 청원’을 상반기에 진행한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10만 국민동의 청원에 돌입하며

 

분단과 독재가 시작되던 73년 전, 일제의 치안유지법을 근거로 급조해 만든 법률, 특수한 상황에서 임시적으로 제정된 법률인 국가보안법이 2021년이 된 지금까지 70년이 넘도록 형사특별법으로 기능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일체의 노력을 ‘이적행위’와 ‘간첩행위’로 만들어 처벌하도록 하는 반통일 분단 악법으로 즉시 폐지되어야 한다.

 

국가보안법은 독재권력에 저항하는 민주 인사를 고문과 조작으로 가두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만든 반민주 악법으로 즉시 폐지되어야 한다. 이 악법을 근거로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으로 이어지는 국가비밀정보기구와 경찰의 치안본부·보안수사대, 검찰의 공안 기구들이 간첩조작, 민간인 사찰을 자행해 온 것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선고의 근거가 바로 국가보안법이었음은, 이 법의 용도가 무엇인지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진보적 사상과 민중 지향의 정책을 ‘불온한 것’으로 간주하고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차단하는 반인권 악법으로 즉시 폐지되어야 한다. 국가보안법 폐지 없이 종교와 양심의 자유도, 조봉암 당수 사건과 이석기 전 의원 사건 등 진보적 정치활동도, 시민들의 노동기본권과 정치적 자유도 보장받을 수 없으며, 홍성담 신학철 화가와 수많은 문인의 사건처럼 창조적인 예술 활동도 보장받을 수 없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1992년, 99년, 2005년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복해 권고했고,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사회는 지속적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향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촛불 항쟁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 화해와 민주주의 신장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이라 기대하며 이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문재인 정부가 1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스스로 악법 폐지의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이상, 이제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이 악법을 폐지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에 우리는 지금부터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10만 국민동의 청원에 돌입할 것을 선포하며,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지향하는 모든 이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정부와 국회는 진정한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 앞에 답해야 한다. 남과 북의 평화로운 교류가 다시 시작되고 모두가 염원하는 통일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길의 첫걸음은 바로 국가보안법 폐지다. 온 국민이 떨쳐 일어나 국정농단 세력을 몰아낸 촛불 항쟁의 절절한 요구는 한국사회의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사회를 함께 만들자는 것이었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이 세계사적 시민혁명을 온전히 실현하는 큰 걸음이 될 것이다.

 

2021년 5월 10일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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