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0원 한장"

황선 | 기사입력 2021/06/07 [17:13]

시 "10원 한장"

황선 | 입력 : 2021/06/07 [17:13]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저희 장모는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는 발언을 비꼬는 패러디물. '전재산 29만원' 이라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빗대 10원짜리 지폐에 등장했다. [사진출처-‘사회 관계망 서비스 갈무리]  

 

10원 한장

 

-황선

 

 

세상 살면서 

남에게 10원 한장 빚 지지 않고 사는 생이 

어디 있겠나? 

 

회색 거리 어느 구석에 

옹기종기 가꿔진 꽃송이들을 보면서도

10원으로는 어림없는

땀과 마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밤의 유흥이 지워진 말끔한 거리를 걷다가는

두 아들의 학비를 버느라

부지런히 깨어 일하다 

벼락처럼 누워 영영 가셨다는 

신문 사회면에서 만난 

낯선 청소부를 생각하는 것이다. 

 

하다못해 산책길

갈수록 황폐해지는 숲을 지켜 살고있는 

딱따구리와 다람쥐에게도

고마운 마음,

 

천지로 고마운 생각, 미안한 생각.

돈으로 치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저마다 매순간 우리는

10원 이상 씩 서로서로 더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오직 사기꾼만

살아있는 모든 존재의 선의를 훔쳐

제 주머니에 우겨넣고도

그게 제 능력이라 자화자찬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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