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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경찰 노조가 만들어지는 것,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7/16 [14:48]

윤미향 “경찰 노조가 만들어지는 것,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1/07/16 [14:48]

“혹시, 경찰 노동조합 결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윤미향 의원이 15일 늦은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윤 의원은 글에서 최근 소방관 노동조합이 결성되었다는 소식에 대한 소회를 밝힌 뒤에 하위직 경찰 조직인 직장협의회 회원들을 만난 소식을 전했다. 

 

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지난 6일 소방관 노조가 결성됐다. 소방관 노조 결성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찰 노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경찰 노조를 결성할 수 없다. 하지만 ‘전국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연대’가 만들어져 활동하고 있다. 

 

윤 의원은 “현재는 노조가 아닌 직장협의회 형태로 ‘작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경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도 많은 눈치를 보고 있는 듯 했”다면서 직장협의회의 어려움을 짚었다. 

 

이어 윤 의원은 “한 시간 여 만나는 내내 경찰 현장에서 그동안 토로하지 못했던 인권침해를 당했던 이야기부터 위험한 직업임에도 위험에 노출되어 사고를 입었을 경우 대부분 자신의 책임으로 되돌아오거나 조직을 위해 쉬쉬해 온 일들 등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면서 “노조가 만들어지면 경찰조직을 민주적인 조직으로 개선하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어디 풀어놓을 데 없는 하위직 경찰들의 인권도 보호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제게 조심스레 꺼내며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어요”라면서 경찰 노조 결성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윤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찰노조 만들어지는 것”이라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OECD 가입국가 중 한국과 일본만 경찰 노조가 없다.

 

한국에서도 경찰 노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문성호 한국자치경찰연구소장은 경찰 노조가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로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보장은 민주주의의 핵심 중 하나이며, 이를 실질적으로 지켜주는 제도 중 기본은 경찰이다. 그런데 경찰이 민주화된 경찰이 아니고서는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지켜주기 힘들다. 이때 경찰관 스스로 자기 몸으로 자신의 기본권과 인권을 지켜보는 체험을 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지킬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게 바로 경찰노조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소방관 노조가 각각 가입했다. 민주노총에 조합원 8천여 명의 소방본부가 한국노총에 조합원 6천여 명의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이 가입했다. 이 숫자는 전체 소방공무원 6만여 명의 23%에 이른다. 

 

소방공무원은 노조 활동을 하더라도 쟁의행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공무원노조법상 파업은 어렵다. 공무원법이 개정됐어도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가운데 단결권과 단체교섭권만 확보했다. 

 

아래는 윤 의원의 페이스북 글이다.

 

-------------아래-----------------

 

혹시, 경찰 노동조합 결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얼마 전, 소방관노동조합이 결성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 계속 제기되고 있는 소방관들의 노동환경과 처우에 대해 가졌던 우려와 안타까움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선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게 우리 사회는 일하는 사람들의 주체적인 목소리와 노력으로 좀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 그래서 그 무엇보다도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들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요. 

 

그러던 차에 하위직 경찰 조직인 직장협의회 분들이 의원회관 530호를 방문했어요. 전주, 나주, 담양, 인천, 서울에서 경찰로 수고하시는 분들이었어요. 현재는 노조가 아닌 직장협의회 형태로 ‘작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경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도 많은 눈치를 보고 있는 듯했고,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당위성’ 아래 본인들이 조직사회에서 겪고 있는 부당함도, 우리 사회의 정의에 대한 갈구도 눌려 있는 듯했어요. 

 

행안위 소속 국회의원이 아님에도 저를 만나기 위해 530호를 찾아와 주신 것은 그만큼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분들의 이야기에 공감을 표현하며 입장을 들었어요. 그리고 이후 절차와 과정, 운동의 방식 등에 대해서 제 의견을 나름대로 전해 드리기도 했어요.

 

특별히 저는 경찰들에 대한 남다른 마음이 있어요. 지금도 과거 종로경찰서에서 일했던 현직 경찰들과 안부를 묻기도 하고, 은퇴한 경찰들과 연락을 하기도 하며 지내고 있어요.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1992년부터 30여 년 동안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를 진행하면서 수많은 경찰들을 만났고, 그분들과 데모하는 사람, 그 앞에 라인이 되는 사람이라는 ‘특수한’ 관계 속에서 때로는 위로와 연대를, 때로는 팔을 높이 들고 규탄하며 그렇게 거리에서 만나 왔죠. 더운 여름에나 겨울에는 우리도 힘들었지만 경찰들도 너무 힘들어 보여 안타까워하기도 했죠. 물론 소리를 높일 때도 많았어요.^^ 

 

최근까지도 종로경찰서와 그 특별한 인연은 이어져서, 얼마 전 일본의 후쿠시마오염수 해양방류결정 반대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하던 대학생들을 향해 한 경비대장이‘윤미향 장학생’ 운운하던 심각한 일이 있었어요. 이에 대해 강한 문제제기를 하였고,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를 약속하기 위해 찾아온 종로경찰서 서장을 만났죠. 서울에서 집회가 가장 많은 곳이 종로경찰서이고, 공공기관들이 많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보니 집회를 자주 하는 시민단체들에는 아마도 가장 나쁜 평가를 받고 있는 경찰서 서장일 거예요. 

 

사안의 본질이 심각했기에 저도 단단히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 사무실을 찾아온 종로경찰서장의 거리에서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을 보는 순간, 마음이 바꿔져 버렸어요. 사과하는 서장에게 오히려 해당 직원이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제대로 교육하고, 너무 과한 벌은 주지 말라고... 단 재발 방지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고 격려하고 보낸 일이 있었어요. 

 

쉽게 바뀌지 않겠죠. 노조가 만들어진다 하여 경찰 조직문화를 민주적으로 바꿔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아마도 일제 식민지 시기 때부터 시작되어 해방 이후에 고착화되어온 권위주의적인 경찰조직 시스템 속에서 ‘민주적인 노조’를 꿈꾼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법으로, 제도로 바꾸는 것도 있지만, 내부의 노력으로 바꾸는 것이 병행되는 시도들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직장협의회 분들도 소방관노조가 출범하는 것을 보며 희망을 가진 듯했어요. 

 

다음 일정 때문에 길게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한 시간여 만나는 내내 경찰 현장에서 그동안 토로하지 못했던 인권침해를 당했던 이야기부터 위험한 직업임에도 위험에 노출되어 사고를 입었을 경우 대부분 자신의 책임으로 되돌아오거나, 조직을 위해 쉬쉬해 온 일들 등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어요. 노조가 만들어지면 경찰조직을 민주적인 조직으로 개선하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어디 풀어놓을 데 없는 하위직 경찰들의 인권도 보호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제게 조심스레 꺼내며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어요.

 

저도 부탁을 드렸네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인식이 좋지 못한 형편이지만, 경찰조직문화 역시 국민들이 좋지 않게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스스로 변화하려고 하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내부로부터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한 토론회 등도 해보라고 제안했어요. 경찰이 특수한 직업이긴 하지만 경찰조직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활동하면 희망이 열릴 것이라고도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복동 할머니의 사진 앞에서 오늘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사진을 찍고, 다음을 약속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찰노조 만들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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