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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10.20 총파업 성사 “노동자, 민중이 한국 사회 대전환의 주체이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10/20 [18:39]

민주노총 10.20 총파업 성사 “노동자, 민중이 한국 사회 대전환의 주체이다”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1/10/20 [18:39]

▲ 민주노총의 10.20 총파업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수도권대회 모습.  © 김영란 기자

 

▲ 수도권대회 상징의식, 총파업 주요 구호가 대형현수막에 걸려 있다. [사진출처-전국민중행동(준)]

 

▲ 거리를 두고 앉아 있는 노동자들. [사진출처-전국민중행동(준)]  

 

▲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 김영란 기자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철폐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

“모든 노동자 노조할 권리 쟁취하자!”

“주택, 교육, 의료, 돌봄, 교통 공공성을 강화하라!”

“산업전환기 일자리 국가가 책임져라!”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2만 7천여 노동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민주노총은 20일 오후 2시 40분부터 ‘불평등 타파! 평등사회로 대전환! 10.20 민주노총 총파업’ 수도권대회를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진행했다. 

 

20일 오전부터 서울 도심에 대규모 경찰병력이 동원되고 광화문 일대에 차벽이 설치되었다. 그리고 집회 시간을 앞두고 광화문역, 종각역, 시청역, 안국역 등에서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고 집회 참가자들의 안전한 거리두기를 위해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수도권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참가자들에게 페이스쉴드를 제공하고, 발열 체크를 하면서 방역에 신경을 썼다. 

 

▲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사진출처-전국민중행동(준)]  

 

  © 김영란 기자

 

▲ 민주노총은 참가자들에게 페이스쉴드를 제공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민주노총은 총파업 선언문을 통해 “불평등한 현실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과 분노를 가진 노동자, 민중이 한국사회의 대전환을 실현할 주체들”이라며 “이 자리에 선 우리가 한국 사회의 희망이고 미래다. 오늘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불평등체제 타파,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정의로운 투쟁의 역사적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노총은 정부에 ‘▲비정규직을 철폐,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을 적용할 것 ▲국가가 노동자의 일자리 보장할 것 ▲주택·교육·의료·돌봄·교통 공공성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에서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제 산재공화국, 부동산투기공화국, 재벌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의 오명을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직무대행은 “자본과 정권이 아무리 민주노총을 겁박해도 우리는 굴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위원장 한 사람 구속된다고 해서 투쟁 의지가 꺾이는 조직이 아니다. 불평등 세상을 갈아엎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으로 달려가자고 전국 곳곳에서 총파업을 하고 있다. 평등 세상을 정부가 만들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노총이 만들자.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세상, 아무리 일을 해도 집 한 채 살 수 없는 잘못된 세상, 노동의 가치가 떨어져 모두가 노동하지 않는 이 잘못된 세상을 물려줄 수 없다. 오늘부터 민주노총이 농민, 빈민, 여성, 청년, 사회적 약자와 연대의 손을 잡고 한국 사회 불평등 타파를 위해 달려가자”라고 호소했다. 

 

박흥식 전농 의장은 시민사회 단체를 대표해 연대사를 했다.

 

수도권대회에 박 의장을 비롯해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 현린 노동당 대표, 이종해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등 진보정당과 시민단체 대표와 회원들도 함께해 민주노총에 힘을 실어주었다.

 

박 의장은 연대사에서 “민주노총의 투쟁은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다. 농민들도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낸다. 노동자들의 투쟁에 힘 받아 농민들도 11월 8일부터 제주에서 트랙터, 트럭을 가지고 서울로 상경하는 투쟁을 할 것이다. 11월 17일 농민총궐기를 통해 식량자급과 공공농업을 실현하고 농민의 기본권을 쟁취할 것이다. 전농은 노동자, 빈민, 청년과 함께 손잡고 사회대전환을 위한 투쟁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 박흥식 전농 의장  © 김영란 기자

 

▲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  © 김영란 기자

 

▲ 청년조합원들이 오징어게임에 나온 복장을 입고 바투카타 공연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민주노총 청년조합원 80여 명은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복장을 하고 바투카타 연주와 개사곡 공연을 선보였다. 

 

이어 금속노조·서비스연맹·건설노조·공공운수 위원장이 각각 투쟁 발언을 했다. 

 

그리고 구속된 양경수 위원장의 옥중 편지가 낭독됐다.

 

양 위원장은 편지에서 “정권이 민주노총 위원장의 입을 막을 수는 있었을지 몰라도 불평등 세상을 바꾸겠다는 노동자의 결의는 막을 수 없음이 증명되었다”라며 총파업 성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우리는 총파업 투쟁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라면서 “우리가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세상을 꿈꾸고 실현하자. 110만 민주노총이 결심하면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더 많은 동지와 더 큰 투쟁으로 세상을 바꾸어 가자. 노동자가 나서는 투쟁의 길은 승리의 길이 된다”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전체 참가자들이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철폐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 “모든 노동자 노조할 권리 쟁취하자!”, “주택, 교육, 의료, 돌봄, 교통 공공성을 강화하라!”, “산업전환기 일자리 국가가 책임져라!” 등의 구호가 적힌 대형현수막을 펼치며, 수도권대회는 마무리됐다. 

 

민주노총은 수도권대회 이후 예정됐던 행진을 경찰과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고자 취소했다. 

 

민주노총 10.20 총파업은 서울, 충북, 대전, 세종충남, 전북, 광주, 전남,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강원, 제주에서 각각 진행됐다. 

 

▲ 구호를 외치는 노동자들.  © 김영란 기자

 

▲ 사회를 본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곳곳에 나부낀 총파업 깃발  © 김영란 기자

 

아래는 민주노총 총파업 선언문과 양 위원장 편지 전문이다.

 

---------아래----------

 

총파업 선언문

노동자 투쟁으로 불평등체제 타파하고 한국 사회 대전환 실현하자!

 

오늘, 110만 민주노총 조합원은 자본과 정권의 탄압을 뚫고 총파업을 성사시키고 광장에 나섰다.

정권과 보수언론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이 자리에 함께 선 자랑스런 조합원 동지들이 민주노총의 미래이고 한국 사회의 희망이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5년 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광장에 나섰던 촛불시민들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민중이 주인인 나라, 노동자·민중의 삶을 책임지는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다.

그러나 지난 5년간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심화되었고 노동자, 민중의 삶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더 이상 불평등체제에서 인내하며 살아갈 수 없기에 우리는 결연히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우리의 요구는 첫째, 불평등과 차별의 온상,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50여 년 전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절규하며 노동자 권리를 찾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살랐지만 오늘의 현실 또한 그때와 다르지 않다.

천만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본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기계처럼, 일회용 소모품으로 취급받고 있다. 

자본가들은 합법적 착취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특수고용노동자를 양산했으며, 확장되고 있는 플랫폼 산업은 노동자를 근로기준법의 울타리 밖으로 내몰고 있다. 

 

우리의 두 번째 요구는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고 국가가 노동자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기후 위기,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지만, 위기와 장미빛 미래 어디에도 노동자는 없다.

탐욕스런 자본이 불러일으킨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기후위기 해법, 기술발전이 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디지털전환 해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

위기의 책임을 자본에 묻고 국가가 노동자, 민중의 일자리와 생존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한다. 

 

우리의 세 번째 요구는 주택·교육·의료·돌봄·교통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한 주택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하여 집 없는 사람 누구에게나 공공임대주택을 보장해야 한다. 

대학서열화 폐지와 대학무상 교육을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시키고 부모세대를 등록금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의 소중한 교훈은 의료와 돌봄이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의 기본권리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도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보장하고 유통물류 산업영역에서 공공적 기준을 세우고 노동권을 보호해야 한다. 

 

한국 사회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여야정당과 대선후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는가?

말 그대로 ‘진흙밭의 개싸움’을 벌이고 있는 기성정치 세력들은 불평등한 현실에서 고통받아온 자들이 아니며 특권과 불로소득을 누린 자들이다. 

불평등한 현실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과 분노를 가진 노동자, 민중이 한국사회의 대전환을 실현할 주체들이다. 

이 자리에 선 우리가 한국 사회의 희망이고 미래다. 

오늘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불평등체제 타파,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정의로운 투쟁의 역사적 출발이다. 새 사회를 열망하는 민중과 함께 불평등체제 타파-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위해 힘차게 투쟁하고 전진하자! 

 

불평등과 차별의 온상, 비정규직 철폐하라!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라! 

특수고용, 플랫폼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하라! 

일방적 해고와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일자리를 국가가 책임져라! 

부동산투기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라!      

국가가 책임지는 무상돌봄 실시하라! 

의료인력 확대하고 공공병원 확충하라! 

대학서열화를 폐지하고 대학무상화 실시하라! 

민주노총 탄압 중단하고 양경수위원장 석방하라!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 나아가자!  

 

2021년 10월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너무나 그립고 자랑스러운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

어렵고 힘든 조건 속에서도 총파업 투쟁을 성사하고 이 자리에 모여주신 동지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눈을 감으면 휘날리는 깃발이 눈에 선하고, 담장 밖에서는 동지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 심장이 고동치고, 오늘의 이 감동을 함께할 수 없음이 너무나 분통이 터집니다. 정권이 민주노총 위원장의 입을 막을 수는 있었을지 몰라도 불평등 세상을 바꾸겠다는 노동자의 결의는 막을 수 없음이 증명되었습니다.

 

우리는 총파업 투쟁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자본에게 퍼준 기간산업을 다시 국유화하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은 기만입니다. 전투기 사고 미사일 사는 데 국가 예산을 10%나 쓰면서 복지국가를 말하는 것은 거짓입니다. 비정규직을 철폐하지 않고서는 소득 불평등을 해소 할 수 없습니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학력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하자는 것이며, 부동산 투기소득을 환수하여 부의 세습을 막자는 것입니다.

 

이런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기득권 세력이 제멋대로 착취하지 못하도록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고 노동자를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총파업의 깃발을 들고 불평등 세상을 바꾸는 근본적 개혁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지금은 전환기입니다.

우리는 변화가 착취와 탄압을 동반했던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디지털전환은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간을 줄이고 노동강도를 낮추며 안전한 현장으로의 전환이어야 합니다. 플랫폼 노동의 증가가 고용관계를 파괴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탈 탄소 정책은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해 추진되어야 합니다. 

 

지금의 대전환은 우리가 주체가 되어 전체 노동자들과 함께 개척해야 합니다. 우리가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세상을 꿈꾸고 실현시킵시다. 110만 민주노총이 결심하면 가능합니다. 우리가 결의하면 할 수 있습니다.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

사회가 전환되고, 정치권이 요동치는 지금이 우리의 요구를 실현할 때입니다. 더 많은 동지들과 더 큰 투쟁으로 세상을 바꾸어 갑시다. 노동자가 나서는 투쟁의 길은 승리의 길이 됩니다!

 

저도 하루속히 동지들의 품으로 투쟁의 현장으로 달려가겠습니다. 동지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투쟁!

 

2021. 10. 14. 서울구치소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양 경 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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