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란 시인, 두 번째 시집 『당신의 향기』 출간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분단의 아픔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 같은 분단의 눈물을 닦는 마음으로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1/11/04 [22:56]

박금란 시인, 두 번째 시집 『당신의 향기』 출간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분단의 아픔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 같은 분단의 눈물을 닦는 마음으로

박한균 기자 | 입력 : 2021/11/04 [22:56]

▲ 민족작가연합 공동대표인 박금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당신의 향기』.  © 박금란 시인

 

민족작가연합 공동대표인 박금란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당신의 향기』를 펴냈다.

 

박금란 시인은 출간사에서 “민족의 만남은 통일입니다. 우리는 늘 그리워하며 살지만 이루지 못한 민족의 만남에 아직 가시밭길을 걷고 있습니다. 풀잎새 맺힌 이슬방울 같은 눈물을 우리는 얼마나 쏟았습니까!”라며 “그립다고 울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무기를 갈아야지요. 그래서 시를 썼습니다. 부족한 저의 시를 보아 주시고 콩 한쪽 나눠 먹는 정을 나누고 싶습니다”라고 밝히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창영 시인은 표사에서 “박금란 시인은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다. 그의 시에서는 강물을 세차게 가르는 지느러미 소리가 들린다. 아가미를 연신 놀리는 바쁜 움직임이 보인다. 자주의 세상으로 어서 가자고 한다. 우리가 모두 가야 할 통일의 나라로 함께 가자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창규 민족작가연합 상임대표는 추천사에서 “박금란 시인의 시는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기다림에 기대어 있다. (중략) 한반도에 이런 시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 민족작가연합 공동대표인 박금란 시인.  © 박금란 시인


박금란 시인은 1954년 강원도 묵호 출생으로 1998년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하고 2013년 ‘정선아리랑 문학상’을 수상한 저력 있는 노동시인이다.

 

박금란 시인은 1973년 서울 동구여상을 졸업하고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을 계기로 역사의식에 눈을 뜨면서 민족민주통일운동연합(민통련) 활동을 시작했다. 1987년~1999년 인천에서 노동운동과 범민련 통일운동을 이어나갔다. 2019년 4월 15일 첫 번째 시집 『천지의 맹세』를 출간했다. 현재 2018년 창립한 민족작가연합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박금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당신의 향기』 출판기념회는 오는 11월 19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정동길 9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11호 (경향신문사 옆 건물, 서대문역 5번 출구 이용)에서 열린다.

 

『당신의 향기』 (신세림출판사 정가 10,000원) 박금란 시집 중 일부를 소개한다.

 

어머니 치마폭

                박금란

 

우리는 많은 사람을

감싸 안아야 한다

 

어렸을 적

어머니 치마폭 속으로

나의 수줍음을 가렸던

그렇게 기댈 수 있는 세상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추석보름달 감쌈이

어머니 품 같아

있어도 없어도

믿음의 사람이

내 몸을 고요히 흔들어 깨운다

 

다들 얼마나 고단 했던가

이 삭막한 세상에 산다는 것이

빼앗겨 빼앗겨 가진 것 없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듦 이었던가

  

우리들의 아픔

보름달에 녹아져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빛이 된 것을

 

해가 있어 달이 빛나고

마음에 품은 해가 있어

우리는 달빛이네라

 

모든 것을 가려주던

어머니 치마폭은

아픔이 진득히 배인

사랑이네라

 

그릇된 세상 바로잡아 가는 젖줄기

어머니 사랑은

가시에 찔렸던 아픔을

헤치고 솟은

보름달이네라

 

빛은 스스로 태우는

어머니 품인 것을.

             

 

만남의 노래

              박금란 

 

돌멩이에도 부딪치고 바위에도 부딪치며

흐르는 물은 생채기를 입지만

초를 쪼개며 흐르며

만남을 이루고 금새 아물리고

만남의 노래를 품에 맞게 부르며

어울림으로 내달린다.

 

못났다고 구박하며 허세에 찌든

인간을 밥 먹듯이 내던지는 것들

물소리 한번 제대로 담아 봤느냐.

 

민중은 흐르는 물

가는 길 막혀도 기어이 새길을 내는

지축 같은 힘을 안에서 키워온

고비마다 상처 아닌 것이 있었으랴.

 

아물림의 새살이 돋는 이겨냄이

잘 여문 배추속같이 고소하게

갖은 양념으로 세상을 맛깔스럽게

버무리는 무수한 민중의 몸짓

 

누가 민중을 어리석다 내팽개치는가

한 치 얕은 지속도 모르며

권세를 내지르는 것들

물소리 한번 제대로 들으며

속을 씻어 봤는가.

 

상처 난 남의 몸을 내 몸같이 

보듬어 보았는가.  

결코 생색내지 않는 물줄기는 

민중의 바다를 이루어

파도의 노래로 영원한 울림 속에

인간은 비로소 평화의 깃발을 

휘날릴 수 있는 것

거짓 평화는 인간의 적이다.

 

평화를 위해 거짓과 싸우는 거대한 힘

당찬 민중의 흐름

역사는 두 만남의 뜨거운 정이 엉킨

한 물줄기다.

 

한번 만나도 속정이 깊이 드는 것이

바로 민중의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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