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윤석열 당선의 여파인가, 도를 넘어선 통일부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3/11 [19:34]

[논평] 윤석열 당선의 여파인가, 도를 넘어선 통일부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03/11 [19:34]

통일부가 도를 넘어섰다.

 

북한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해위성 발사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관련 시설의 개건·확장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된 기자의 질문에 “북한은 더 이상의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의 노력에 호응하여 대화에 조속히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라고 답했다. 

 

차 부대변인의 발언은 매우 엄중하게 보여 우려된다.

 

먼저 차 부대변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해위성발사장 현지지도를 짚으며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라고 말한 것이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한 비판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최고지도자를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북한 입장에서 심각한 도발이 될 수 있다. 

 

통일부 부대변인이면 북한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관련된 발언이라면 신중하게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 않을까.

 

하지만 차 부대변인은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을 막 해댄 것이다.

 

두 번째로 과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 부문 현지지도를 했을 때보다도 논조가 강경하다는 것이다. 

 

올해 1월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수공장 현지지도 소식이 알려졌다. 

 

당시 북한은 ‘중요무기 체계를 생산하고 있는 군수공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 공장 핵심 관계자들의 얼굴을 모자이크해 이 공장이 북한의 군수공업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통일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2021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사 부문 현지지도 소식이 공개된 바 없어 확인할 수 없다. 

 

가장 최근이 2020년 3월 13일이다. 당시 북한의 언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 관하 포병 부대들의 포사격 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현대전은 포병전이며, 포병싸움 준비이자 인민군대의 싸움 준비”라며 철저하게 훈련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시 통일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북한 매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3월 12일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 관하 포병부대들의 포사격 대항경기를 지도하였다고 보도한 것을 봤다. 다만, 그런 군사 활동이나 이런 의미에 대해서 저희가 특별히 언급해 드릴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이랬던 통일부가 왜 오늘은 군사 부문도 아닌 과학기술부문 현지지도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했는지 의문이다.

 

세 번째로 세계 모든 나라가 할 수 있는 우주개발을 정치적 문제로 해석해 문제 삼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정찰위성 개발에 따른 중요 시험을 두 차례 진행했고, 이를 공개했다. 

 

그런데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미 군 당국이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북한의 우주개발은 막을 명분이 없지만, ICBM 발사라고 해석하면 북한을 규탄하거나 제재할 명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개발 현황을 연구해 온 미국과 독일의 전문가들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라며 북한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빌미로 ICBM 발사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런데도 통일부는 북한의 우주개발을 위한 조치를 한미 군당국처럼 정치적으로 해석해 ‘긴장 고조 행위’라고 짚으며 문제 삼았다. 

 

통일부가 왜 이런 발언을 했을까.

 

‘선제타격 발언’ 등으로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여파인가. 통일부가 폐지될까 걱정돼서 국힘당에 잘 보이려고 한 것일까.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통일부의 오늘 발언은 심각한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일을 제대로 못 해 통일부에 대한 평가가 안 좋은데, 오늘의 발언은 역대급으로 기록될 것 같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