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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골드버그 새로운 주한 미국대사, 그는 누구인가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3/14 [12:35]

필립 골드버그 새로운 주한 미국대사, 그는 누구인가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03/14 [12:35]

오랜 기간 공석에 있던 주한 미국대사로 필립 골드버그 콜롬비아 대사가 임명됐다. 골드버그 대사는 볼리비아, 필리핀에서도 대사로 일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시점에 주한 미국대사가 임명돼 관심을 끌었다.

 

골드버그 대사는 어떤 인물일까?

 

신은섭 자주민주평화통일위원회 정책위원장은 골드버그 대사가 상당히 오랜 기간 음지에서 일했으며 한국을 대북·대중국 적대 행동의 전초기지로 만드는 데 적극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정책위원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임 미국대사 필립 골드버그,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신 정책위원장은 골드버그 대사가 다른 외교관에 비해 일목요연하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골드버그 대사의 활동에서 특이한 점으로 볼리비아에서 활동과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담당 차관보를 지낸 것을 짚었다.

 

신 정책위원장은 주볼리비아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에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2008년 필립 골드버그 당시 주볼리비아 미국대사를 볼리비아 정부를 대상으로 음모를 꾸미고 반정부 세력에 자금을 지원하였다는 이유로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추방하였다”라고 소개됐다며 골드버그 대사가 볼리비아에서 무슨 일을 했을지 짐작된다고 했다. 

 

신 정책위원장은 골드버그 대사가 중앙정보부(CIA)와 국방정보국(DIA)와 함께 미국의 핵심 정보기관으로 꼽히는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차관보를 하면서 어떤 일을 했을지는 상상에 맡겼다. 

 

그러면서 신 정책위원장은 “이 자의 경력 중 가장 특이한 점인 볼리비아 추방 사건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아무 데서도 찾아보기 어렵고, 가장 오랜 기간을 차지하는 정보조사국 담당 차관보에 관한 이야기도 다루는 곳이 별로 없다”라면서 “상당한 수준 음지에서 살아온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신 정책위원장의 글 전문이다. 

 

신임 미국대사 필립 골드버그,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주한 미 대사 지명 이후 언론 보도들은 주로 오바마 정부 때 미 국무부 유엔 대북 제재(1874호) 이행 담당 조정관으로 있었던 것(2009~2010년)에 주목하면서 그가 대북 강경파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미국 사람치고 대북 강경파 아닌 자가 있나. 이전 주한 미 대사들인 해리 해리스나, 버시바우나 성김은 대북 강경파가 아니었나. 마치 이전 다른 대사들은 대북 강경파가 아니었던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 이런 언론 보도는 쓸데없다 느껴진다.

 

그런데 언론 보도가 그런 것도 이해가 되는 면이 있기는 하다.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잘 나오지 않는다. 

 

이런 복잡한 시기에 한국 대사로 오는 자가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 궁금해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고 찾다 보니 특이한 경력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8년 주볼리비아 대사로 있다가 반미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정권과 각을 세워 기피인물로 지정돼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추방된 이력이 있다’라는 것이다. 이는 나무위키에 나오는 내용이다. 

 

같은 사건이 주볼리비아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에서는 약간 다르게 표현돼 있는데 이게 더 재밌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2008년 필립 골드버그 당시 주볼리비아 미국대사를 볼리비아 정부를 대상으로 음모를 꾸미고 반정부 세력에 자금을 지원하였다는 이유로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추방’하였다고 나와 있다. 

 

외교관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무슨 짓을 하고 다녔는지 대략 감이 오는 대목이다. 

 

이 자가 가지고 있는 하나 더 재밌는 경력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담당 차관보를 맡았다는 거다. 정보조사국은 국무부 산하 정보기관이다.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와 함께 미국의 핵심 정보기관으로 꼽히는 곳이란다. 이러니 뭐 하는 덴지 좀 감이 온다. 여기 담당 차관보는 그냥 정보조사국 국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필립 골드버그는 영화 본 시리즈의 배경이 되는 것과 같은 사건들을 기획·집행하는 미국 3대 핵심 정보기관 중 하나의 수장 자리를 4년 이상 꿰차고 있었던 거다. 

 

그런 이 자의 경력 중 가장 특이한 점인 볼리비아 추방 사건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아무 데서도 찾아보기 어렵고, 가장 오랜 기간을 차지하는 정보조사국 담당 차관보에 관한 이야기도 다루는 곳이 별로 없다. 

 

그리고 다른 외교관이나 정치인의 경력은 위키 같은 데에 보면 일목요연하게 시간 순서별로 다 나와 있는 반면 이 자의 경력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걸 모아서 짜깁기하지 않는 한 전체를 하나로 이어서 볼 수가 없다. 

 

상당한 수준 음지에서 살아온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자가 지금 같은 복잡한 시기에 한국에 와서 무슨 짓을 할까. 대북 전단 뿌리는 탈북자들한테 자금 지원하고, 극우 집회 돈 대주고, 반개혁·반통일 집회 같은 거 조작하고 그러지 않겠나. 

 

이런 일들이 한국을 대북·대중국 적대 행동의 전초기지로 만드는 데 더 필요한 일들이고, 이런 일에는 아무래도 천조국(미국) 간판 믿고 무력 시위나 하던 군인 출신 해리스보다는 남의 나라 대사로 가 있으면서 반정부 세력에 자금 지원하던 경력의 소유자가 더 어울리는 건 분명하다. 

 

바이든이 1년 이상 공석이던 주한 미 대사 자리에 지금 골드버그를 지명한 건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거였다고 하니, 앞으로 미국과 윤석열이 짝짜꿍을 맞춰 어떤 대북 적대 강경 행보를 보여줄지 무척 기대가 된다.

 

하지만 강 대 강 충돌 국면이 어떤 식으로 얼마나 갈지는 지켜볼 일이다. 작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쫓겨나면서 아프간이 제국의 무덤이란 말이 다시 회자가 되었는데, 그것은 몰락하는 제국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생방송의 시작에 불과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제는 한반도에서 미 제국주의 몰락의 종지부를 찍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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