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퇴진이 추모다!
오늘(5일) 오후 5시 ‘13차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아래 시민촛불)로 진행되었다.
지난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무려 15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대형 사고가 충분히 예상되었기에 사전 조치만 잘했어도 막을 수 있었지만, 관계기관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상황을 방치해 끝내 참사로 이어졌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끝까지 책임회피를 하며 희생자를 모독하고 국민을 우롱하였다.
이에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윤석열 정부를 향한 분노를 담아 촛불행동은 시민촛불을 준비하였다.
특히 이번 시민촛불은 뜻을 함께하는 여러 종교인, 종교단체가 촛불행동과 공동으로 주최하였다.
시민촛불은 1만여 명으로 시작했지만 행사 중간에 계속 시민들이 참여해 마지막에는 약 6만 명(주최 측 추산)으로 불어났다.
태평로 왕복 11차선 가운데 9개 차선을 가득 채웠으며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중간에 행사를 중단하고 자리 정리를 하여야 했다.
시민촛불은 추모의 마음을 담아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원불교(강현욱 교무), 불교(효림·자권 스님), 가톨릭(박주환 신부), 개신교(양희삼·홍주민 목사)가 희생자를 추모하는 종교의식을 진행하였다.
특히 박주환 신부는 강론에서 “‘너희들의 희생이 대한민국을 빛내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며 망발을 쏟아내는 천공이라는 자와, ‘이태원 참사는 북한의 공작’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망언을 쏟아내는 전광훈이라는 자는 필시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자들인 바 이러한 자들에 둘러싸인 윤석열 정부와 국힘당은 그 존재 이유를 이미 상실하였습니다. 이들을 끌어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여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남기업 소장은 “촛불 시민들의 분노와 우렁찬 함성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저 용산의 대통령실을, 저 오만하기 짝이 없고 국민을 능멸하는 서초동의 검찰청을, 불의한 세력을 대변하고 진실을 감추는 데 여념이 없는 주류언론과 방송을 태워버리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여 역시 큰 공감을 샀다.
종교의식이 끝나자 사방은 어둠에 잠겼고 참가자들은 하나둘 촛불을 켰다.
박재동 화백, 유승우 감독이 제작한 추모 영상 상영에 이어 한진희 시사발전소 소장이 참사 경과를 발표하며 “정부의 직무 유기 범죄가 참사를 발생시켰다”라고 강조했다.
참사 당시 현장에서 있었다가 희생자 구조에 참여해 심폐소생술을 했던 생존자 김운기 씨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몇몇 언론에서 말하는 것과 달리 시민들은 무질서하지 않았습니다. 다 같이 모여서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했습니다. 시민을 도운 건 우리 시민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영상이 끝나자 시인 조일권 씨가 무대에 나와 추모 시 「다시 살아 오르시길」을 낭독했고, 이어 대금연주자 한충은 씨의 추모 연주 「아버지를 위한 노래」, 「좋은 나라」 공연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퇴진이 추모다’, ‘퇴진이 평화다’ 등의 구호가 인쇄된 검은 손피켓을 들고 조용히 공연을 관람하였으며 몇몇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희생자인 고 장준형(단원고 2학년 8반) 군의 아버지 장훈 4.16안전사회연구소 소장이 첫 번째 추모사를 하였다.
장 소장은 “유가족에게 애도는 내 가족이 왜 희생되었는지 알아야 할 수 있습니다. 놀러 가서 죽은 게 아니라, 놀면서 국민을 지키지 않은 자들 때문에 죽은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에 이태원 참사가 또 발생했습니다”라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두 번째 추모사를 위해 무대에 선 20대 청년 용수빈 씨는 “20, 30대에게 제안합니다, 우리 같이 촛불을 듭시다,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윤석열 정부, 이대로 두면 안 됩니다. 이런 사고는 또 일어날 것이고 그때는 우리가 죽을 수 있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정해랑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의 추모 시 「슬픔과 분노를 남은 우리에게 모두 주고 평안한 곳으로 가소서」를 배우 이상희 씨가 낭송하였고, 전통 춤꾼 이문이 씨의 살풀이춤 「하이얀 나비되어라」가 이어졌다.
세 번째 추모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예를 갖추기 위해 성직자 복장을 하였으며 외국인 희생자를 위해 영어로 추모사를 먼저 하고 뒤이어 우리말로 별도의 추모사를 하였다.
김 상임대표는 “우리의 슬픔과 우리의 분노를 모두 담아 꼭 해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살려내라!’”라고 외친 뒤 “막을 수 있었던 참사가 아니라 애초 일어날 이유가 없는 참사였다”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이들의 처벌을 원합니다, 그 처벌의 정점에 이 나라의 대통령이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추모사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한동안 “살려내라!”, “윤석열은 퇴진하라!”라고 외쳤다.
마지막으로 대학생 박근하, 이현채, 이해천 씨가 ‘우리의 요구’를 발표하였다. (‘우리의 요구’ 전문은 마지막에 첨부)
이들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벗어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 사찰을 자행하는 제2, 제3의 범죄행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국민들은 이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책임자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으며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하였다.
시민촛불은 행진 없이 행사를 마쳤다.
사회를 맡은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국장은 “다음 ‘14차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은 11월 12일 열립니다. 이제부터 모든 촛불대행진은 총집중 촛불입니다. 함께 모여주십시오, 그것이 우리의 추모 방식입니다”라고 호소하였다.
행사를 마치며 권 사무국장은 “이태원 참사의 주범 윤석열은 퇴진하라!”, “윤석열을 끌어내리자!”, “이태원 참사의 공범 국힘당을 해체하자!”, “이태원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는 조선일보 폐간하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참가자들의 눈에는 슬픔의 눈물과 함께 분노와 응징의 다짐이 담겨 있었다.
촛불대행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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