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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02] 한미연합훈련을 둘러싼 남·북·미·일 대응의 특징①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2/11/07 [20:48]

[아침햇살202] 한미연합훈련을 둘러싼 남·북·미·일 대응의 특징①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2/11/07 [20:48]

한반도에 심각한 전쟁 위기가 가득하다. 최근 한반도에 떨어진 미사일과 포탄 수가 같은 기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것보다 더 많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이에 최근 한미연합훈련을 둘러싼 각국의 대응이 보이는 특징을 살펴본다. 

 

1. 경과

 

한·미·일은 최근 50여 일 사이에 다양한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에 대응해 북한도 각종 훈련을 진행했다. 

 

먼저 9월 23일 훈련을 위해 미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부산에 입항하자 9월 25일 북한은 전술핵 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시작(10월 9일 종료)하였고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9월 26~29일 한미연합해상훈련이 진행되었으며 이에 북한은 28일, 29일에 각각 탄도미사일 2발씩 발사했다. 

 

9월 30일 한·미·일은 동해에서 대잠수함훈련을 진행하였고 이에 10월 1일 북한은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10월 4일 일본 열도를 가로지르는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이에 한미는 동해상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는데 이 가운데 현무-2C 탄도미사일이 공군기지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한미 공군은 연합정밀폭격훈련을 진행하였고 미국, 일본은 제주도 남쪽에서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하였다. 

 

10월 5일 한·미·일 연합훈련을 마치고 미 7함대 사령부가 있는 일본 요코스카항에 복귀했던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추가 훈련을 위해 동해로 돌아왔다. 6일 한·미·일은 추가 연합훈련을 진행하였고 북한은 외무성 공보문을 발표해 한·미·일을 규탄하였다. 또 북한은 초대형 다연장로켓포(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고 장거리 포병부대와 공군의 합동타격훈련도 진행하였다. 이에 한국 공군도 30여 대의 전투기가 대응 출격했다. 

 

10월 8일 북한은 150여 대의 각종 전투기가 동시에 출격하는 대규모 공군훈련을 진행하였고 한국 공군은 F-35A 등이 대응 출격했다. 

 

10월 9일 북한은 초대형 다연장로켓포를 발사하였다. 12일 북한은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하였다. 

 

10월 13일 주한미군은 10시간에 걸쳐 강원도 철원 사격장에서 다연장로켓포 사격훈련을 진행했으며 이에 북한은 서해, 서부 내륙, 동부 내륙에서 동시에 군사분계선으로 접근하는 공군훈련을 진행했다. 이에 합동참모본부(아래 합참)는 F-35A를 긴급 출격시켰다. 14일 한미는 다시 포사격 훈련을 하였고 이에 대응해 북한도 서해상으로 총 430여 발, 동해상으로 총 130여 발의 포사격을 하였다. 또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한국군을 향한 경고를 발표하였다. 

 

10월 17~28일 우리 군은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합동야전훈련인 ‘2022 호국훈련’을 진행했다. 일부 훈련에는 이례적으로 주한미군이 참여하였다. 이에 북한은 18일 서해상으로 100여 발의 포사격, 동해상으로 150여 발의 포사격을 진행하였고 19일에도 서해상으로 100여 발의 포사격을 진행했다. 또 19일에는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경고성 발표를 하였다. 

 

24일에는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 남북 함정 간 경고사격이 오갔다. 북한은 해안부대의 다연장로켓포 사격도 하였으며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재차 경고를 발표하였다. 호국훈련 마지막 날인 28일에도 북한은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10월 31일 한미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시작했다. 이 훈련은 전투기 240여 대가 참여해 700여 개의 핵심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이었다. 

 

이에 10월 31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규탄 담화를 발표했다. 11월 1일에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경고 담화를 발표하였다. 또 2일 하루에만 25발 이상의 탄도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하였으며 100여 발의 포사격도 진행하였다. 특히 미사일 1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떨어졌으며 이에 우리 공군은 동해 NLL 북쪽으로 공대지 미사일과 유도폭탄 3발을 발사하였다. 북한은 3일에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였다. 

 

한미는 북한의 군사 행동을 명분으로 3일 비질런트 스톰을 하루 연장하기로 하였다. 이에 같은 날 박정천 비서는 담화를 발표해 훈련 연장을 “엄청난 실수”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탄도미사일 3발과 80여 발의 포사격을 하였다. 특히 합참은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을 발사했으나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1월 7일 북한은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고 발표해 화성포-17형이 아닌 화성포-15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로 ‘훈련’이 아닌 모종의 ‘시험’을 했음을 밝혔다. 

 

11월 4일 북한은 군용기 180여 대가 출격하는 훈련을 하였고 이에 한미는 전투기 80여 대를 대응 출격시켰다.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해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북한은 5일에도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하였다. 같은 날 미국은 애초에 한미연합공중훈련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던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출격시켰고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도 훈련에 참여했다. 

 

11월 7일 합참은 지휘소 훈련인 ‘22 태극연습’을 시작하였다. 이 훈련은 10일까지 진행된다. 같은 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11월 2~5일 진행한 군사작전 결과를 종합 보도하였다. 이 보도의 내용 가운데는 합참이 파악해 발표한 내용과 다른 점이 다수 발견되었다. 특히 11월 2일 전략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해 울산 앞바다에 명중했다는 내용은 충격을 주었다. 합참은 북한의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 11월 7일 북한이 공개한 사진.     

 

 

2. 한·미·일의 특징

 

1) 고강도 군사 행동을 하였다

 

첫째, 연합훈련을 연달아서 하였다. 

 

9월 26~29일 한미연합해상훈련, 9월 30일 한·미·일 연합대잠훈련, 10월 6일 한·미·일 연합훈련, 10월 17~28일 호국훈련(주한미군 일부 참가), 10월 31일~11월 5일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11월 7~10일 태극연습(지휘소 훈련) 등 50여 일 동안 거의 쉬지 않고 군사훈련을 진행하였다. 

 

둘째, 고강도 야외기동훈련을 하였다. 

 

지난해까지 한미는 북한의 눈치를 보며 야외기동훈련을 최대한 축소하고 조용히 진행하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한미는 고강도의 야외기동훈련을 하겠다고 선언하였고 실제 그렇게 진행했다. 9월 26~29일 한미연합해상훈련에는 5년 만에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가했다. 9월 30일 한·미·일 연합대잠훈련도 5년 만에 실시한 것이다. 또 10월 6일 훈련은 한·미·일 연합훈련 사상 처음으로 2주 연속 실시한 훈련이었다. 호국훈련에는 예년과 달리 주한미군이 참가하였으며 비질런트 스톰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40여 대의 군용기를 동원했다. 특히 비질런트 스톰 마지막 날에는 애초에 참가하지 않기로 한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도 참가했다. 

 

셋째, 북한의 대응을 보면서 훈련을 추가, 연장하였다. 

 

10월 4일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은 9월 30일 연합대잠훈련을 마치고 돌아간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을 다시 보내 10월 6일 동해에서 추가 훈련하는 초유의 결정을 하였다. 또 북한이 비질런트 스톰에 맞서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하자 11월 3일 한미 공군은 훈련을 하루 연장해 5일까지 하기로 하였고 마지막 날에는 일본 항공자위대도 훈련에 참여했다. 

 

넷째, 북한의 군사 행동에 3배 대응 원칙을 내세웠다. 

 

10월 6일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응해 북한의 군용기 12대가 우리 군이 설정한 특별감시선을 넘어 남하하자 공군은 30여 대의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대응 비행을 하였다. 또 11월 2일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북한의 미사일 1발이 동해 NLL을 넘어 남쪽에 떨어지자 국군은 KF-16을 긴급 출격시켜 공대지미사일과 유도폭탄 3발을 NLL 북쪽으로 발사하였다. 

 

2) 군사 대비 태세에 취약점을 드러냈다

 

한·미·일의 고강도 군사 행동 와중에 몇 가지 취약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첫째, 10월 4일 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가 현무-2C 탄도미사일을 대응 사격했는데 발사 직후 10여 초 만에 미사일에 이상이 발생,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 우리 군 기지에 떨어지는 심각한 사고가 발생했다. 또 5일 새벽에는 에이태킴스 탄도미사일 4발을 추가로 발사했는데 그중 1발을 추적하지 못해 제대로 날아갔는지 확인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둘째, 11월 2일 충남 보령에서 열린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중거리 대공미사일 천궁 1발이 비행 중 자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패트리엇(PAC2) 대공미사일은 발사 직전 사격 레이더 이상으로 발사를 취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셋째, 11월 2일 동해 NLL 북쪽으로 공대지미사일을 발사하는 과정에도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군은 스파이스-2000 정밀유도폭탄 2발과 슬램-이아르(SLAM-ER) 공대지미사일 1발을 발사하려 하였다. 그러나 스파이스-2000 한 발에 목표 설정 오류가 발생해 발사에 실패하였고 급히 슬램-이아르를 두 발 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그런데 슬램-이아르 한 발도 장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발사를 중단하고 뒤따르던 예비기가 대신 발사해 겨우 두 발을 발사할 수 있었다. (「공군 미사일, 오작동-장착 불량… 北 미사일 도발 무력 대응 차질」, 동아일보, 2022.11.4.)

 

넷째, 북한이 미사일을 몇 발 쐈는지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였다. 11월 2일의 경우 북한이 4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합참은 3번째인 오전 9시 12분에 10여 발을 발사했다고만 발표해 정확히 몇 발을 쐈는지 파악하지 못하였음을 드러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이 전체 25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발표하였다. 미사일을 몇 발 쐈는지 정확히 모른다면 미사일을 요격하거나 원점을 타격할 수 없음이 당연하다. 

 

더욱 큰 문제는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11월 7일 발표한 ‘2~5일 군사작전 결과 보도’와 합참의 발표 사이에 다른 점이 많다는 점이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종류와 개수, 출격한 북한 비행기 수 등에 차이가 컸다. 특히 11월 2일 발사한 전략 순항미사일 2발이 울산 앞바다까지 날아와 떨어졌는데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사실이라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합참이 과연 북한의 군사 행동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다섯째, 군 당국이 정보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다. 10월 4일 현무-2C 탄도미사일이 사고로 추락해 큰 불이 났고 강릉 주민들이 밤새 불안에 떨었지만, 군은 정상적인 훈련이라는 발표만 하다 나중에야 사고를 인정했다. 에이태킴스 추적 실패도 나중에야 공개하면서 일단 날아갔으니 성공이라고 우겼다. 또 10월 8일 북한이 무려 150여 대의 전투기를 동시 출격시켰는데 이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가 10월 10일 북한이 훈련 사실을 공개하자 그제야 사실을 인정했다. 

 

3) 민간 대비 태세에 취약점을 드러냈다

 

울릉도 공습경보 사건을 통해 민간인 대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음이 드러났다. 

 

11월 2일 오전 8시 55분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울릉도를 향해 날아가는 것을 포착하고 경상북도 울릉군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이 공습경보는 사람이 발령한 게 아니라 탄도탄 경보 레이더가 자동으로 발령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대피해야 할 울릉도 주민과 관광객은 무슨 일인지 파악도 못 하고 있었다. 사이렌만 울리고 아무런 안내가 없었기 때문이다. 뉴스 인터뷰에는 “민방위 훈련인 줄 알았다”, “이태원 참사 애도 사이렌인 줄 알았다”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당연히 상당수의 주민은 대피하지 않았다. 뉴스나 육지의 지인 연락을 받고 대피해야 하는 걸 깨달은 주민들도 있었지만 정작 울릉도에는 제대로 된 대피시설이 없어서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울릉군민들 “민방위 훈련인 줄”…공습경보 제대로 전달 안 됐다」, 중앙일보, 2022.11.3.)

 

울릉군의 대처도 형편없었다. 울릉군은 오전 9시 1분 행정안전부를 통해 ‘실제 상황’이라는 연락을 받을 때까지 6분간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경찰도 울릉군에 주둔한 해군, 공군에 연락했지만 ‘파악 중’이라는 답변만 들었다. 또 ‘실제 상황’임을 파악한 후에도 울릉군은 직원들만 대피시켰고 오전 9시 15분에야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9시 19분에 ‘울릉알리미’라는 앱을 통해 주민에게 대피 안내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주민대피령은 9시 8분에 이미 해제된 상태였다. (「“민방위훈련 다시 해야” 울릉도 공습경보로 드러난 허점」, 한국일보, 2022.11.3.)

 

한마디로 국민이 죽거나 말거나 정부와 지자체, 군 당국은 관심도 없고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모습에서 이태원 참사가 겹쳐 보인다. 

 

4) 북한보다 윤석열을 규탄하는 국민 의식

 

북한의 연이은 군사 행동에도 북한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일단 북한의 군사 행동을 보도한 뉴스들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언한 선제타격을 왜 안 하냐는 조롱 섞인 댓글이 많이 달렸다. 여기에는 윤 대통령이 ‘선제타격’, ‘원점 타격’ 같은 과격한 발언을 하는 바람에 북한의 군사 행동을 불러오지 않았느냐는 비판 의식이 담겨 있다. 

 

또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는데 그 기간에 북한이 군사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한 윤석열 정부가 먼저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했는데 북한에 뭐라 할 게 있나’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편 전쟁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국민 분위기도 특징적이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보다 더 많은 미사일과 포탄이 날아다니는데도 위기의식으로 인해 생필품 사재기를 한다거나 대피 공간을 확인한다거나 하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일종의 현실 회피다. 심각한 전쟁 위기 상황을 인정하면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는 붕괴하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공포에 짓눌리게 된다. 이런 속에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며 그렇다고 딱히 뭔가 대책을 세울 수도 없다. 그래서 ‘설마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거야’라고 자기 암시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 일본은 긴장했다

 

일본은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긴장한다. 일본 열도를 관통하는 미사일에 대해서야 당연히 긴장하여 대비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예를 들어 11월 3일 북한이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라고 부르는 시험을 했을 때 일본은 이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관통했다는 오보를 내며 미야기현, 야마가타현, 니가타현 등 3개 현에 피난 경보를 발령했다. ‘문화의 날’을 맞아 휴일을 즐기던 약 550만 명의 일본인이 공포에 떠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한 달 전인 10월 4일에도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관통하면서 홋카이도 등에 대피령이 내려진 일이 있었기에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연일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는 폭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런데 일본은 극도의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작 군사 대응은 거의 하지 않는다. 한·미·일 연합훈련이나 미일 연합훈련에 참여하는 것 외에 북한을 겨냥한 별도의 독자적 훈련을 하지는 않았다. 

 

일본의 이런 모습은 일정하게 과장된 면도 있고 실제 공포를 느끼는 면도 있다. 

 

과장된 면이라고 하면 평화헌법을 개정해 군국주의로 나가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와 연결 지어 살펴볼 수 있다. 집권 자민당은 방위비를 2배로 늘리며 개헌을 통해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승격하고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군국주의에 매달리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 미사일을 하나의 명분으로 삼는 것이다. 

 

실제 공포를 느끼는 면은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일본이 과거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항일유격대에 패배한 경험과 연관이 있다. 당시 일제는 만주를 점령하고 중국 본토까지 침공했지만 정작 만주 지역에서 활동한 조선인 항일유격대, 특히 김일성 부대에 큰 피해를 보았다. 그리고 1945년 8월 김일성 부대와 소련군의 총공격이 시작되자 일제는 한반도 38선 이북에서 쫓겨났다. 해방 후 항일유격대 세력은 그대로 북한의 주축이 되었다. 그 때문에 북한은 지금까지도 일본에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번 패한 상대에게는 볼 때마다 주눅 들게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북한이 실제로 자신을 공격할지 모르며 또 자신들이 패배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둘째는 일본이 일제강점기에 한반도에서 저지른 만행과 연관이 있다. 일본은 아직 북한과 수교를 하지 않았고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도 하지 않았다. 속담에 ‘때린 놈은 다리를 오그리고 자고 맞은 자는 펴고 잔다’는 말이 있다. 일본은 과거 자기가 저지른 죄가 있기 때문에 언제 보복당할지 몰라 긴장할 수밖에 없다. 

 

6) 미국은 힘의 분산이 예상된다

 

미국은 핵항공모함,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전략무기를 대거 동원해 북한을 압박하였다. 또 10월 27일 발표한 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 북한을 향해 “정권의 종말”이라는 표현도 썼다. 

 

그런데 미국이 강경 행동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해도 모자란 때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연장한다고 큰소리치더니 고작 하루만 연장한 걸 보면 지금도 힘에 부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지금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무기가 부족하다며 아우성이다. 

 

8월 2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155밀리미터 포탄 등 미국의 무기 재고가 “불안할 정도로 낮아진 상태”라며 “만약 비상 상황이 발생한다면 큰 문제가 될 만큼”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만큼 미국 내 무기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세계일보도 10월 27일 「우크라전 장기화에 美도 무기 부족… “다른 곳 억지력 악영향”」이란 기사를 통해 “재블린 대전차시스템은 미군 보유량의 3분의 1을 보내 재고량이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향후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다른 무기들도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또 마크 캔시언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ISIS) 선임 고문의 말을 인용해 “미군의 무기 재고 중에는 전쟁계획, 훈련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있다”, “우크라이나 이외의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군 전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라고 했다.

 

이처럼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으로도 벅찬 상황이다. 한반도에 전략무기를 비롯한 군사력을 얼마나 투입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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