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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분노가..주변에 꼭 보여주고 싶은 다큐 「초토화작전」”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12/01 [01:47]

“보는 내내 분노가..주변에 꼭 보여주고 싶은 다큐 「초토화작전」”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12/01 [01:47]

▲ 국민주권연대는 30일 오후 8시 ‘아리랑 씨네 센터’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초토화작전」 공동상영회를 했다.   © 김영란 기자


“인천상륙작전이 생각나요. 학교에서 맥아더가 우리 민족을 도와줬다고 배웠잖아요. 그런데 영화를 보니 맥아더가 우리 민족을 도와주려거나 살려주려고 했던 것이 아니잖아요. 초토화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을 보면서 우리 민족의 목숨을 정말 가볍게 여기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이 이 영화를 꼭 보고 이런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윤민, 고등학교 3학년)

 

“영화를 보니 미군의 폭격으로 우리 국민들이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데 미군은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모습이 대비됐어요. 어떻게 인간이 인간에게 이럴 수 있지? ‘진짜 악마 같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두 장면이 계속 비교가 됐어요.” (유장희, 20대 청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조종사가 ‘자기는 전범이다’라고 증언하잖아요. 그런데 왜 그 증언이 한국 사회에 알려지지 않았는지, 왜 한국 정부는 그 책임을 미국에 제기하지 않았고 국제법상 이들을 처벌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는지 등의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불평등해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구산하, 20대 청년)

 

10~20대 청년들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초토화작전(SCORCHED EARTH)」을 보고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초토화작전」의 부제는 ‘한국전쟁 민간인 폭격에 관한 기밀해제 미군 보고서’이다. 

 

국민주권연대는 30일 오후 8시 ‘아리랑 씨네 센터’에서 「초토화작전」 공동상영회를 했다. 

 

공동상영회에는 고등학생, 대학생, 청년 등 다양한 세대가 참여해 1시간 22분에 걸친 영화를 숨죽여 봤다. 

 

영화 상영이 끝나자 침묵이 흘렀다. 관객들은 자기가 알던 것 이상으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는 것에 충격과 분노를 느끼는 것 같았다.  

 

영화에 따르면 한국전쟁이 벌어진 3년 동안 미 공군의 공중 출격이 104만 708회, 기총 사격 1억 6,685만 3,100회, 네이팜탄 사용량 3만 2,357톤, 폭탄 총사용량은 63만 5,000여 톤에 이른다. 

 

영화 상영 이후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소감 등을 나누는 대화가 진행됐다.

 

▲ 「초토화작전」을 보고 소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10~20대 청년들.(왼쪽부터 윤민 학생, 구산하 씨, 유장희 씨)  © 김영란 기자

 

먼저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떨까. 

 

윤민 학생은 “한국전쟁에 대해서 학교에서도, 전쟁기념관에 가서도 배웠지만 잘 몰랐었거든요. 전쟁기념관에서 안내해주시는 분들은 미국에 대해서 고마운 것처럼 말씀하셨는데요. 이 영화를 보고서 미국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짓을 알게 됐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구산하 씨는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화가 났어요. 최근에 한국과 미국이 대규모 공중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했는데 한국전쟁 당시에 우리 민족을 폭격하고 학살했던 미군의 폭격기가 다시 우리 하늘을 날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이 시기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유장희 씨는 “미국 땅이 아니고 미국 국민이 아니니까 미국이 초토화작전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몇 년 전에 트럼프가 전쟁이 나더라도 수천 명이 죽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한반도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과거와 현재가 다르지 않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영화 소감을 말했다. 

 

이들은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유장희 씨는 “한반도에 전쟁의 슬픈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되잖아요.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한반도의 군사적인 대결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평화에 대한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구산하 씨는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단순히 과거의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고 영화에서도 나왔잖아요. 그런데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높이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죠. 윤석열 대통령을 하루빨리 끌어내려야 우리가 영화에서 나오는 끔찍한 학살, 전쟁 범죄의 피해자로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전쟁 대결 정책을 펼치는 윤석열 대통령을 하루빨리 끌어내려야 합니다. 많은 분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윤민 학생은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계속 전쟁 훈련을 하고 있잖아요. 전쟁으로 우리 민족이 학살당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우리 민족이 미국에 더 큰 매운맛을 보여줘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영화를 본 대학생 ㄱ 씨는 “영화 보는 내내 분노가 치밀었어요. 우리 가족 모두가 보고,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영화를 두 번이나 봤다는 ㄴ 씨는 “한국 전쟁 당시 미국이 저질렀던 학살에 대해 기밀문서로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것이 있잖아요. 미국이 감췄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노력하고 미국에 대해 더 많은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라면서 반미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국민주권연대는 지난 27일과 30일 서울지역 공동체 상영회에 이어 수원, 대구, 부산, 광주에서도 「초토화작전」 공동체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 

 

▲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 사람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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