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윤석열식 정치보복] 1. 문재인·이재명을 겨눈 미친 칼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12/08 [09:34]

[윤석열식 정치보복] 1. 문재인·이재명을 겨눈 미친 칼춤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2/12/08 [09:34]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3일 새벽 구속됐다.

 

2020년 발생한 서해공무원 사건에서 사건 수사와 대응을 담당한 해경과 국방부에 ‘월북 판단 지침’을 내리고, 국방부와 공모해 ‘월북 가능성이 크다’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혐의이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은 검찰이 오히려 서해공무원 사건을 조작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1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문재인 정부에서 조직적으로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윤석열 정부의 주장은 정치적 망상에 불과하며 정치보복을 정당화해보려는 억지일 따름”이라며 비판했다.

 

또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1일 낸 의견문에서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인데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언론에 공포되었던 부처의 판단이 번복되었습니다. 판단의 근거가 된 정보와 정황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데 결론만 정반대가 되었습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피해자가 북한해역으로 가게 된 다른 가능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저 당시의 발표가 조작되었다는 비난만 할 뿐”이라며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의견은 윤석열 정부와 검찰에 사건을 조작하지 말라는 의미를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자진 월북설’을 뒤집을 만한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검찰이 참으로 바쁘다. 

 

검찰은 서해 공무원 사건, ‘탈북살인마’ 강제 추방 사건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있었던 사안들을 끄집어내며 수사하고 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안보 분야의 주요 인사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들을 구속하고 있다. 이른바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이 이재명 대표의 측근들에게 뇌물을 줬다며 민주당 대표실 전 정무조정실장인 정진상 씨, 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 전 부원장인 김용 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이들을 구속하면서 수사의 최종목적지가 이 대표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들의 구속영장 등에는 이 대표와 정치적 공동체라는 말이 수없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진상 씨와 김용 씨가 구속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의 증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장동 개발은 2004년 추진되다 중단되었다. 그 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기인 2014년부터 다시 본격화되었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사건’ 때문에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대법원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그 이후 주간조선이 2021년 9월 10일 「이재명표 ‘대장동 개발’ 또다시 잡음」을 보도한 후 대대적으로 불거졌다.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천화동인 4호 대주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대주주 정영학 회계사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이들 중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김만배 씨가 구속됐다. 

 

대장동 사건의 주요 쟁점은 신생기업이었던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에 참여하고 거액의 배당금을 받게 한 설계자가 누구인지,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만든 자회사 천화동인 1~7호 중에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등이다. 

 

유 전 본부장은 1년 전 구속될 당시에는 대장동 개발과 이 대표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으나 지금은 이 대표가 개발권자라면서 거액의 이득을 본 세력이 이 대표 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와 관련해서 남 변호사는 1년 전에는 김만배 씨라고 주장했으나 지금은 이 대표 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김만배 씨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는 자신이라고,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주장은 검찰의 회유에 넘어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정진상 씨와 김용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민주당 중앙당사와 국회 본관의 민주당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히 민주당사에 정 씨의 사무실이 없는데도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의 의도는 이들의 범죄가 심각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각인하려 한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거의 압수하지 못했다. 

 

검찰의 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은 극히 드문 일로 군부 독재정권 시기에나 있었다. 

 

군부독재 정권이 아닌 시기에는 2006년 한나라당(현 국힘당), 2012년 통합진보당 중앙당사를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하지만 강력한 저항에 부딪치자 당사를 직접 압수수색하지 못하고 다른 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런데 이번에 검찰은 민주당이 수사 협조 의사를 밝혔는데도 압수수색한 것은 정당정치를 인정하지 않고 파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독재정권에서 하던 일을 윤석열 정부는 되풀이하는 것이다.

 

 

또한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난 9월 28일 구속했다. 이 전 부지사의 혐의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시기 북한과 교류협력을 했던 것을 문제 삼으며, 이 사건을 이른바 대북 송금 사건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대북 송금 사건은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동시에 겨냥한 듯 보인다. 

 

이 전 부지사도 이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건과 대북 송금 사건으로 이 대표의 측근들을 구속하면서 이 대표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형국이다.

 

그리고 국힘당과 언론은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관여설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지난 8월부터 가상화폐를 이용한 수상한 자금이 해외로 송금됐는데 이것이 대북 송금으로 사용됐다는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여기에 월간 조선은 최근 문재인 정부가 가상화폐를 이용해 북한의 돈을 세탁해줬다는 보도를 했다. 이런 보도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 것은 지난 6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미국 출장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송금 의혹 수사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한 장관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을 방문했으며, 여기서 가상화폐와 대북 송금을 거론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 후 지난 9월 FBI는 북한의 자금세탁 가능성을 의심하면서 한국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는 쉬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되거나 승진한 사람들을 퇴출하는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국힘당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정권이 바뀌었으니 사퇴해야 한다며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두 명의 위원장 탄압에 앞장선 것은 감사원이다. 

 

감사원은 서해공무원 사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의혹 등으로 전 위원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2020년 종편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 점수를 조작했다며 검찰에 방통위를 수사 의뢰했다. 결국 방통위는 두 번이나 압수수색을 받았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승진한 국정원 인사 100여 명을 대기 발령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재인 정부에 보복정치를 하고 있다.

 

수구 정권이 그동안 전임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을 자주 했지만, 이처럼 정치보복을 다방면에 걸쳐 노골적으로 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처음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치보복의 미친 칼춤으로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반드시 감옥으로 보내겠다는 속내를 가진 듯하다. 

 

다음 편에서는 윤석열식 정치보복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정세분석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