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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무기 열전 5] 화성포-17형의 진짜 사거리는 충격 그 자체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2/02 [02:15]

[남·북·미 무기 열전 5] 화성포-17형의 진짜 사거리는 충격 그 자체다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3/02/02 [02:15]

현재 북한에는 화성포-13형, 화성포-13형 개량형, 화성포-14형, 화성포-15형, 화성포-17형 등 5종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있다. 다만 화성포-13형과 그 개량형은 시험발사를 한 적이 없어 성능을 거의 알지 못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화성포-14·15·17형만 다룬다. 

 

미니트맨 III과 화성포-14·15·17형 제원 비교 (화성포의 제원은 추정치임)

 

 

*이른바 ‘백두엔진’의 추력이 80톤힘이며 여기에 방향 조절용 보조 엔진이 4개 추가되어 전체 추력이 100톤힘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속도가 마하 22인데 최대 속도라는 언급이 없어서 실제 최대 속도는 화성포-15형의 마하 24보다 빠를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 정체불명의 사거리

 

화성포-14·15·17형은 사거리가 다르며 탄두 무게도 다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군사작전 상 쓰임새가 다를 것이다. 화성포-14형이 알래스카나 캘리포니아를 겨냥한다면 화성포-15형은 워싱턴 D.C를 포함해 미국 전역을 겨냥하고 있고, 화성포-17형은 초대형 수소폭탄을 다탄두로 탑재해 미국 전역을 동시에 공격하는 무기로 추정된다. 

 

화성포-17형의 사거리와 관련해 다른 주장도 있다. 유튜브 ‘엘랑의 우주정복’이 2022년 3월 27일 올린 영상 「북한 신형 ICBM의 충격적인 사거리! 진짜 15,000km 맞습니까?」(https://youtu.be/JDz2fM1LBq4)는 화성포-17형의 사거리가 2만 6천 킬로미터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하였다. 

 

제작자는 로켓 시뮬레이터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커벌 우주 프로그램(KSP)을 이용해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재현한 뒤 같은 제원으로 정상 각도로 모의 발사를 하였다. 그 결과 사거리가 2만 6천 킬로미터로 미국을 지나고 남미도 지나쳐 남극까지 날아갔다. 원래 추정치인 1만 5천 킬로미터의 1.7배가 넘는다. 비행시간은 1시간 40분가량이었다. 

 

▲ 모의 발사 장면. [출처: 유튜브 ‘엘랑의 우주정복’]     

 

지구 둘레 길이는 약 4만 킬로미터다. 북한에서 미국으로 미사일을 날려 보낼 때 북극을 거쳐 가는 최단 경로로 1만 5천 킬로미터면 미국 전역을 다 타격하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반대로 남극을 거쳐 가는 최장 경로는 2만 5천(40,000-15,000=25,000) 킬로미터다. 따라서 위에서 추정한 것처럼 화성포-17형의 진짜 사거리가 2만 6천 킬로미터라면 북한이 남극을 거쳐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미국은 러시아, 중국, 북한이 자국 본토를 공격할 때 최단거리인 북극을 거쳐 공격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사일 방어 체계를 북서쪽에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남쪽에서 미국을 공격하는 것은 미국의 허를 찌르는 것이다. 

 

이처럼 최단 경로가 아닌 반대 방향으로 지구 반 바퀴 이상을 돌아 날아가는 미사일을 부분궤도폭격체계(FOBS)라 부른다. 

 

● 개발창조형 ‘백두엔진’

 

미니트맨 III과 화성포들의 1단 로켓 추력을 비교해보면 화성포-14형이 미니트맨 III과 거의 같고 나머지는 월등히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단 로켓 추력이 월등히 크기 때문에 화성포들은 미니트맨 III과 달리 2단 로켓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성포-14·15·17형은 북한이 2017년 3월 18일 시험에 성공한 신형 엔진을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흔히 ‘백두엔진’ 혹은 ‘백두산 엔진’이라 부른다. 백두엔진 1개의 추력은 80톤힘이며 화성포-14형은 백두엔진 1개, 15형은 2개, 17형은 4개를 장착했다. 

 

2016년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사일 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미사일 개발을 모방이 아닌 개발창조형으로 하라고 지시하였다고 한다. 즉, 다른 나라 미사일을 참고로 만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기술로 새로운 미사일을 만들라는 것이다. 1년이 지난 2017년 3월 18일 북한은 신형 액체연료 대출력 엔진의 지상 연소시험에 성공한다. 북한은 이를 ‘3.18혁명’이라 부르며 로켓엔진 개발 역사에서 견본모방형을 벗어나 개발창조형으로 전환한 계기로 꼽는다. 

 

한편 미니트맨 III과 화성포들의 성능을 비교하면 추력에 비해 사거리는 큰 차이가 없는데 이는 2단 로켓의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화성포들의 2단 로켓 무게나 추력 등은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북한은 2019년 2단 로켓용 신형 엔진을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2019년 12월 8일 “(전날)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라면서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5일 후인 13일에도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되었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당시 신형 엔진의 시험 시간은 7분이었다고 한다. 1단 로켓은 통상 1~3분 정도 연소하기 때문에 1단 로켓엔진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2단 로켓엔진은 켰다 끄기를 2~3회 가량 할 수 있으므로 당시 시험한 신형 엔진은 2단 로켓엔진용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단 로켓엔진이 아닌 대기권 재진입체 시험이라고 주장한다. 

 

어쨌든 당시의 성과가 화성포-17형에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덕분에 화성포-17형이 미니트맨 III의 사거리를 넘어선 것일 수도 있다. 

 

다음 편에서는 연료, 탄두, 발사대 등 다른 요소들을 살펴본다. 

 

※ 화성포-14·15·17형 시험 발사 결과 (북한의 공식 발표)

 

■ 화성포-14형

2017년 7월 4일: 최대 고도 2,802킬로미터, 비행거리 933킬로미터, 비행시간 39분

2017년 7월 28일: 최대 고도 3,724.9킬로미터, 비행거리 988킬로미터, 비행시간 47분 12초

 

■ 화성포-15형

2017년 11월 29일: 최대 고도 4,475킬로미터, 비행거리 1천 킬로미터, 비행시간 53분

 

■ 화성포-17형

2022년 3월 24일: 최대 고도 6,248.5킬로미터, 비행거리 1,090킬로미터, 비행시간 67분 32초

2022년 11월 18일: 최대 고도 6,040.9킬로미터, 비행거리 999.2킬로미터, 비행시간 68분 5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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