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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간첩’ 만들려는 여론공작과 공안몰이, 국민의 저항을 부를 뿐”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2/02 [16:26]

윤미향 “‘간첩’ 만들려는 여론공작과 공안몰이, 국민의 저항을 부를 뿐”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3/02/02 [16:26]

윤미향 국회의원(무소속)이 2일 「윤석열 정부는 야만으로 회귀, 공안몰이 중단하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윤 의원은 “우리는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헌법 위에 군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라면서 “주요한 정치적 시기마다 반민주적 집권 세력은 수사기관을 통하여 정치적 반대 세력을 궤멸시키거나 위축시키고 정권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소위 ‘간첩’과 국가보안법을 이용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와 법치를 누구보다 앞세우는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다”라면서 “윤석열 검찰 권력은 집권 1년을 앞두고 이렇다 할 성과와 비전은 없고 지지율은 낮으며, 외교에서는 연일 헛발질하는 실정을 감추려 사회적 생매장의 공포, 국가보안법의 칼춤을 휘두르기 시작했다”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무소불위의 국가정보원을 수호하기 위해 이미 결정된 대공 수사권 이관의 불복을 말하고, 정권의 실정을 덮기 위해 비판 세력에 대해 공안몰이하는 광풍이 우리 사회를 덮치고 있다”라면서 “또다시 손가락질로 사람의 목숨을 거두는 야만으로 회귀하려 한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윤 의원은 “‘간첩’을 만들어 내기 위한 여론공작과 공안몰이는 국민의 저항을 부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윤미향 의원 논평 전문이다.

 

[논평] 윤석열 정부는 야만으로 회귀, 공안몰이 중단하라

 

우리는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헌법 위에 군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현재 문명국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이와는 거리가 멀고, 손가락총에 의해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숱하게 보아왔다. 한낱 손가락질로 처벌받거나 목숨을 잃는 것은 야만이다.

 

국가보안법은 우리 사회에 ‘빨갱이’, ‘종북’으로 낙인찍히는 씻을 수 없는 공포를 불러왔다. 한국 현대사에서 빨갱이로 몰린 이들은 대부분 권력의 손에 죽음을 맞거나, 사회에서 매장당하기 일쑤였고, 일단 빨갱이라 불리고 나면 거의 무제한의 비난과 공격이 가해지고, 이를 부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빨갱이보다 더한 ‘간첩’은 말해서 무엇하랴.

 

주요한 정치적 시기마다 반민주적 집권 세력은 수사기관을 통하여 정치적 반대 세력을 궤멸시키거나 위축시키고 정권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소위 ‘간첩’과 국가보안법을 이용했다. 국가보안법은 정권이 힘든 시기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비단 주머니’였다.

 

자유와 법치를 누구보다 앞세우는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다. 윤석열 검찰 권력은 집권 1년을 앞두고 이렇다 할 성과와 비전은 없고 지지율은 낮으며, 외교에서는 연일 헛발질하는 실정을 감추려 사회적 생매장의 공포, 국가보안법의 칼춤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흔히 “검사는 공소장으로만 말한다”라고 하는데, 공소장으로는 할 말이 없어서인지, 여기저기 피의사실인 양 확인할 수 없는 말들이 전직 국정원, 수사당국, 공안당국 출처로 연일 기사화되고 있다. 여기에 보수 언론은 혐의를 부풀려 단정적으로 제목을 뽑고, ‘간첩의 지령’ 등으로 낙인찍고, 자극적인 드라마처럼 하루에 하나씩 새로운 내용을 받아쓰고 있다. 소위 ‘간첩단’을 수사한다면서 확인할 수 없는 내용으로 가득한 ‘카더라 통신’으로 여론몰이에 몰두하고 있다. 

 

작년 11월 9일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경남과 제주 6곳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하였고, 12월 19일에도 추가로 2곳을 압수수색을 한다며 소란을 떨었는데도 기대했던 반응이 없었는지 올해 들어서는 슬그머니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더 자극적인 그림을 위해 정치권, 농민, 노동계에도 소위 ‘간첩’이 침투했다며 수위를 올린다.

 

압수나 수색은 말할 것 없이 수사기관으로부터 한 번의 소환 통보도, 조사도 받은 적 없던 어느 전직 보좌관은, 본인이 ‘간첩’이라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실, 하지도 않은 일로, 자고 일어났더니 하루아침에 낙인이 찍혀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부족했던지 민주노총을 압수·수색한다며, 수백 명의 경찰로 사무실 주변을 에워싸고 건물 밖에는 에어 매트리스와 고층 사다리차까지 배치하고, ‘국가정보원’이라는 브랜드가 크게 박힌 항공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그럴싸한 첩보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이러한 파상 공세로 윤석열 정부는 충분히 공안 여론을 환기하였다고 판단했는지 작년 11월 압수수색 이후에도 별다를 것 없이 일상생활을 하였던 소위 ‘간첩단’이라는 일부를 느닷없이 체포하더니 2월 1일 어제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를 이유로 구속하였다.

 

75년 동안 대한민국 헌법을 무시하고 사회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 온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다. 무소불위의 국가정보원을 수호하기 위해 이미 결정된 대공 수사권 이관의 불복을 말하고, 정권의 실정을 덮기 위해 비판 세력에 대해 공안몰이 하는 광풍이 우리 사회를 덮치고 있다. 또다시 손가락질로 사람의 목숨을 거두는 야만으로 회귀하려 한다.

 

유엔인권위원회 등 국제인권기구는 국가보안법을 수차례 폐지하라고 권고하였다. 윤석열 정부는 말로만 자유, 법치, 글로벌 스탠더드를 외치지 말고, 전 세계 자유와 인권, 평화의 글로벌 스탠더드에 발맞추기를 바란다. 

 

조직적인 대선 여론조작이 탄로 난 국가정보원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통령 취임식 다음 날부터 소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을 요란하게 보도하여 여론을 호도하고, 임기 내내 정권의 실정을 덮고 정치적 비판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공안몰이에만 몰두하였던 전직 대통령의 말로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간첩’을 만들어 내기 위한 여론공작과 공안몰이는 국민의 저항을 부를 뿐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치적 비판 세력을 입막음하려는 공안몰이를 즉각 중단하고, 이미 법률로 확정된 국가정보원 대공 수사권 이관을 철저히 수행하며, 반인권·반민주 악법 국가보안법을 하루빨리 폐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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