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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무기 열전 8] 한국의 대표 미사일, 현무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3/02 [14:41]

[남·북·미 무기 열전 8] 한국의 대표 미사일, 현무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3/03/02 [14:41]

한국은 미국의 통제로 미사일 개발을 자유롭게 할 수 없었다. 그러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 단계적으로 완화되면서 미사일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한국의 대표 미사일이자 주력 미사일인 현무 미사일은 한국군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 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현무 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을 공개하지 않아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형편이다. 현무 미사일과 관련한 각종 정보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한 언론 보도가 거의 전부다. 

 

현무-I은 미국의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복제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전량 퇴역했다. 또 현무-III은 순항미사일로 다음 기회에 살펴본다. 현무-V는 개발은 끝났으나 아직 실전 배치하지 않았다. 따라서 여기서는 현무-II와 현무-IV만 살펴본다. 현무-IV의 경우 실전배치 전이라는 분석도 있다.

 

■ 현무-IIA (MGM-2K A)

사거리: 300킬로미터

탄두 무게: 500킬로그램

발사대: 차량 이동식

실전 배치: 2006년

 

■ 현무-IIB (MGM-2K B)

사거리: 300킬로미터/500킬로미터

탄두 무게: 2톤/1톤

최고 속도: 마하 7

발사대: 차량 이동식

실전 배치: 2015년

 

■ 현무-IIC (MGM-2K C)

사거리: 800~2,500킬로미터

원형공산오차: 1~5미터

발사대: 차량 이동식

수량: 50여 개

실전 배치: 2017년

 

■ 현무-IV

사거리: 600~5,500 (500~3,000)

탄두 무게: 500~4,000킬로그램

발사대: 차량 이동식

엔진: 2단 고체연료

최대 속도: 마하 10

유도 방식: 관성+위성 유도

가격: 40억 원

 

※ 수치는 모두 추정치다. 

 

▲ 왼쪽부터 현무-II A, B, C.     

 

현무-II는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외형과 성능이 비슷하다. 특히 현무-IIB는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동일하게 하강 단계에서 상승하는 풀업 비행을 한다. 그래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았다는 추측도 나오지만 공개된 바는 없다. 일명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화성포-11나’ 미사일이나 다른 나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중에도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모양이 비슷한 게 많다. 비슷한 성능과 목적을 가진 미사일의 최적화된 외형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비슷한 모양을 갖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은 현무-II 미사일을 전체 600발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무-IV의 경우 탄두를 중금속으로 채워 무게를 늘리면 벙커버스터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탄두 부분에도 방향 조절 날개(카나드)가 달려있어 재진입체가 분리되거나 2단 미사일일 것으로 추정한다. 정부는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갖는다고 발표해 언론에서 ‘괴물 미사일’이라고 포장하였다. 일각에서는 과장되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살펴본 것처럼 현무 미사일은 정확히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아 어느 정도 성능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알려진 정보만 가지고 보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는 절대 부족하지 않은 성능이다. 또 2021년 5월 21일 한미 미사일 지침이 종료되었으므로 앞으로 더 우수한 성능의 미사일을 계속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무기 개발 자체가 미군의 간섭을 많이 받으며 특히 미사일과 같은 전략 무기는 방해가 더 심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중요 변수가 될 것이다. 

 

예산 문제 때문에 시험 발사를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한 정부 당국자는 “정해진 예산과 전력화 시기에 맞춰 시험평가를 하다 보니 미사일 발사 횟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실전 배치한다”, “이후 운용 과정에서도 미사일이 비싸다는 이유로 실사격을 자주 하지 않아 문제점을 모른 채 몇 년간 방치하다가 결국 사고로 나타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북한은 여러 차례 미사일 발사에 실패하면서도 개발과 운용 단계에서 끊임없이 미사일을 쏘기 때문에 기술적 발전은 물론 미사일 자체가 안정화된다”라고도 하였다. (「“예산·시간에 쫓긴채 실전 배치”…‘현무 낙탄’ 예고된 사고였다」, 중앙일보, 2022.10.14.)

 

실제로 현무 미사일은 실사격 훈련에서 두 차례나 문제가 발생해 신뢰성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2017년 9월 15일 오전 6시 57분께 북한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군은 6분 만인 오전 7시 3분 동해안에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대한 원점 타격을 상정해 동일 거리인 사거리 250킬로미터로 현무-IIA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그런데 이 중 1발이 수 초 만에 동해상에 떨어져 버렸다. 군은 이후에도 실패 원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2022년 10월 4일 오후 11시께 군은 강릉 동해안에서 동쪽으로 현무-IIC를 발사하였다. 이번에도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차원이었다. 그런데 이 미사일이 동쪽으로 날아가다가 갑자기 반대 방향인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탄두는 후방 1킬로미터 지점인 강릉 공군기지 안 골프장에 떨어졌고 추진제는 그보다 400미터 더 날아가 유류저장소 옆에 떨어졌다. 군은 2022년에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3차례 현무-IIC를 발사했으며 앞선 2번은 문제가 없었다고 공개했다. 

 

군은 조사 결과 관성유도장치 오류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는 추락한 미사일을 조사해 얻은 결론이 아니라 미사일 발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고장 유형을 분류해 3만 회가 넘는 모의 발사를 거치며 찾아낸 결론이다. 따라서 정확한 분석인지 확인이 어렵다. 군 관계자도 관성유도장치의 수많은 부품 가운데 정확히 어떤 게 고장인지는 모르며 관성유도장치 결함은 이례적이라고 하였다. 실제로 관성유도장치는 오류 발생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공상과학 소설에 불과할 수 있지만”이라고 가정하면서 북한이 “사이버전 및 전자전에도 상당한 투자”를 했다면서 GPS 전파 교란 등 최신 전자전 무기로 미사일을 교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무2 낙탄 사건이 우리 군에 주는 교훈」, 비즈한국, 2022.10.6.)

 

군은 비행안전장치 개발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미사일이 비정상적으로 비행할 경우 탄두부와 추진체를 강제 분리해 추락시키는 장치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인 관성유도장치를 개선하지 않고 오류가 발생했을 때 사고가 안 나게 막는 것을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유도장치 오류로 엉뚱한 곳에 날아간 것과는 별개로 낙하한 탄두가 왜 폭발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분석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다. 만약 유도장치 오류가 맞는다면 이 미사일은 강릉 공군기지 안 골프장을 목표물로 인식하고 타격한 것이므로 탄두가 폭발했어야 한다. 사고 당시에도 탄두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을 조사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 군이 탄두 불량의 원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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