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당 당원의 절반가량이 차기 지도부 선출 모바일 투표에 참여했다.
국힘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5일 이틀간 진행된 모바일 투표에서 당원 선거인단 83만 7,236명 가운데 39만 7,805명이 투표에 참여해 47.5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고의 투표율이다.
지금까지 최고 투표율은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된 2021년 전당대회로, 당시 모바일 투표율은 36.16%, 최종 투표율은 45.36%였다.
6~7일 진행되는 전화자동응답(ARS) 투표까지 포함하면 투표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높은 투표율에 당 대표로 출마한 후보들은 제각각 자기에게 유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보통 선거가 박빙으로 치러지면 서로 조직력을 동원하느라 투표율은 올라간다.
하지만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후보가 나선 당 대표 선거는 박빙으로 보기 어렵다.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 불출마 선언 이후 ‘어당김(어차피 당 대표는 김기현)’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김기현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의 힘으로 당원들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국힘당 당원의 경우 그다지 투표에 관심을 두지 않고, 투표를 포기하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
그런데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다른 무엇인가 작용한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국힘당 대표 선출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살펴보자.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 중 국힘당 지지층 378명을 대상으로 국힘당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를 6일 발표했다.
김기현 후보 35.5%, 안철수 후보 25.5%, 황교안 후보 9.6%, 천하람 후보 8.1%, ‘지지 후보 없음·무응답’ 19.8%였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국힘당 지지층 ±5.04%P. 그 밖의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그리고 여론조사기관 넥스트리서치는 지난 2월 26일, MBN·매일경제신문 의뢰로 2월 24~2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7명(국힘당 지지층 2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기현 후보 33.1%, 안철수 후보는 23.6%, 황교안 후보 10.0%, 천하람 후보 6.1%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지 후보 없음’은 15.2%, ‘모름·무응답’은 10.5%, ‘그 외 인물’은 1.5%로 나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국힘당 지지층 ±5.7%P. 그 밖의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두 여론조사에서 보이는 공통점은 ‘지지 후보 없음’이 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김기현, 안철수에 이어 ‘지지 후보 없음’이 3위인 것이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던 것은 ‘윤심’에 대한 반감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른바 ‘윤심’을 가장 잘 따르는 사람을 당 대표로 세우기 위해 국힘당은 지난해 당헌·당규를 바꿨으며 윤핵관은 ‘비윤’ 후보에게 총공세를 펼쳤다. 그 결과 유력한 당 대표 후보였던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은 출마를 포기했다.
국힘당 당원들은 당을 사당화하려는 윤 대통령, 이에 가장 앞장서는 윤핵관과 대통령실, 이들의 얼굴마담 격이라 할 수 있는 김기현 후보에 대한 반감을 여론조사에서는 ‘지지 후보 없음’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당원들은 투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투표에 적극 참여해 ‘김기현’ 이외의 인물에 투표했을 확률이 높다.
지금까지 김기현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과반을 받은 적이 거의 없는데 투표율까지 올라가면 1차에서 과반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 결선투표는 전당대회 이후에 진행된다.
그러면 윤 대통령이 참가한다고 약속한 3월 8일 국힘당 전당대회에서 ‘윤심’의 김기현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힘당 당원이 ‘윤심’을 일차적으로 거부한 모양새를 띄게 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 이른바 ‘윤심’에 대한 반감이 국힘당의 높은 투표율로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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