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익을 무렵
-박금란
돈 없으면 못 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열 손가락 갈퀴로 먹이를 캐내며 감자알 같은 소박한 양심을 지킨 사람들 추석 보름달 품고 살아있네
댓돌 위에 짚신처럼 가진 것 없어도 이야기꽃 피우며 이웃의 정이 보름달처럼 넉넉했던 외갓집 마실방이 옛적이 되었지만
오가는 이 없는 원룸 바닥에 갇혀 부침개 쪼가리 하나 없는 콩나물국에 밥 한 그릇 추석상이지만 갓 쩌낸 송편 같은 마모되지 않은 사람들 페북에서 올망졸망 보면서 그래 살만 하구나
생각이 익을 무렵 우리의 조각보 같은 가슴들에 휘영청 보름달이 뜨네 우리는 살아있었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