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 정유진
완전한 고요가 찾아오는 시간 나는 묻는다
왜 나는 0.52평 방도 아닌 이곳 구치소 독거실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가?
왜 나는 한 평생 성실한 노동으로 자식을 키우고도 자신의 삶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노동자의 딸이 되었는가? 나는 왜 전쟁의 비극을 끝내지 못한 분단된 조국의 국민이 되었는가? 나는 왜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가진 서글픈 땅에 후손이 되었는가?
왜 나는 이러한 것을 질문하는가? 나를 이루는 것들을 들여다 보며 나답게 살아나가기 위해 나를 이루는 무수한 것들에 물음표를 붙여본다.
‘왜’라는 무수한 우연은 피할 수 없었지만 선택의 순간 필연이 되고 길이 되어 나를 사람답게 회복시킨다.
세상을 창조하는 노동자의 딸 가장 멋진 통일을 만들어낼 조국의 국민 자주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역사를 새긴 민족 억압의 사슬 끊어내고 광장에 다시 서는 날 그래서 나는 여기 있다고 당당히 외치리라
2023.6.25.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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