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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7] 뭘 해도 안 되는 판

황선 | 기사입력 2024/01/25 [08:52]

[정조준17] 뭘 해도 안 되는 판

황선 | 입력 : 2024/01/25 [08:52]

● 저질스런 정치쇼

 

· 개싸움

 

한동훈이 김건희가 수수한 명품 가방과 관련해 ‘국민 입장에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자, 윤석열이 바로 사퇴를 권고(명)하고, 한동훈은 이 사실상 해고 명령에 나름 저항하는 양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이며 ‘국민만 보고 간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많은 언론이 윤석열-한동훈의 정면충돌 양상을 보도 했습니다. 

 

국민들은 물론 정치권도 둘의 충돌을 ‘약속 대련’으로 비하하고 의심하며 믿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더 막장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윤석열이 정치에 입문한 후 국민들 앞에 내놓은 뉴스는 기본 싸움질밖에 없습니다. 이준석과도 욕설을 해가며 싸웠다고 하고, 아무리 국민 밉상이라지만 국힘당 입장에선 아무런 해가 되지 않을 나경원을 쳐내기 위해서도 열심히 싸웠습니다. 그 자리까지 갔는데 저런 사람에게 전의가 솟을까 싶었던 안철수나 김기현과도 싸웠습니다. 애초 자신을 검찰총장의 자리에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이나 자신의 상부였던 추미애 장관과 맞서던 장면도 눈에 선합니다. 

 

그러더니 이제는 자기 오른팔이자, 김건희의 절친인 한동훈과도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판입니다. 

 

나라를 침범한 외적에 맞서는 일이 아니라면 어지간해선 이웃과는 화목하고 싶어 하는 국민들 입장에선 대단히 이해할 수 없는 짓이지만, 한편 생각하면, ‘칼잡이들’의 속성이자 생존방식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난도질을 일삼는 검찰의 세계에서 그런 싸움은 일상입니다. 검사동일체니, 뭐니 해가며, 폭탄주 말아서 ‘우리는 하나다!’ 아무리 부르짖어도 때 되면 상관이고 뭐고 없이 쳐내는 집단입니다. 나름의 정보력과 나름의 야심들이 범벅이 돼 이전투구가 어느 집단보다 심각하게 벌어지는 곳이 검찰 내부입니다. 

 

술을 끌어안고 사는 윤석열이건, 때로 양장본 책을 장식품으로 들고 다니는 한동훈이건, 개싸움은 체질이고 존재 방식 그 자체입니다.

 

· 무엄한 화해쇼

 

하여튼 몸통과 오른팔의 관계에 있는 그 둘이 하루 이틀 언론지상에 싸움을 선보이더니, 급 화해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화해의 장소와 방식이 모두 역겹기 짝이 없습니다. 한 마디로 국민들을 개돼지로 취급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짓입니다.

 

충남 서천시장이 불탄 자리에 가서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주민들은 경호 인력으로 격리하고 화재와 폭설 속에 윤석열-한동훈 화해 화보만 찍고 돌아온 것입니다. 

 

90도로 폴더인사를 하는 한동훈, 그 어깨를 토닥이는 윤석열, 기차에 동승해 귀경하는 두 사람… 참으로 눈물겨운 브로맨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민을 가지고 놀자는 것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생쇼’입니다. 당 대표 사퇴라는 불법적 당무 개입을 하더니 하루 만에 화해 화보를 찍어 뿌리는 것을 보면 국민을 개돼지보다 못한 존재로 보고 그 쇼에 서천 주민들은 물론 온 국민이 속아 넘어가 줄 것으로 굳게 믿은 것입니다.

 

언론의 수준도 마찬가지입니다. 윤석열에 맞서는 한동훈을 어떻게든 정의의 사도처럼 부각하려고 사력을 다했습니다. 화해 쇼를 보면서는 ‘다행’이라느니, 인사는 했지만, 의지를 굽힌 것은 아니라느니, 국힘당에 유리한 순풍을 조작해 내고 역풍을 막기 위해 별별 궤변을 다 쏟아 넣으며 아까운 시간과 지면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동훈 띄우기에 혈안이 된 기자들을 보면 ‘기레기’라는 말이 과한 표현이 아니구나 싶습니다.

 

윤석열-한동훈의 ‘사랑과 전쟁’ 막장 드라마 연출과 배포에 가담한 모두, 감히 국민을 개돼지로 보고 있는, 중증의 정신질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잔인한 냉혈한들

 

특히 서천시장과 피해 주민들을 브로맨스 장면의 배경으로 삼은 행위야말로 이들이 사이코패스 집단이 아닌가 싶은 정도입니다. 

 

그곳은 참사 현장이었습니다. 전 재산을 잃고 울부짖는 국민들은 뒤로한 채 참사 현장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서는 모습은 10.29이태원 참사 당시 윤석열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때 행안부 장관이던 이상민은 이태원 참사 때도 뻔뻔하게 굴더니, 이번도 현장에서 태연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에게 하소연이라도 하려던 주민들은 건물 2층에 갇혀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거나, 멀리 경호상 쳐놓은 선 밖에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그럴 거면 도대체 왜 간 거냐고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한동훈과의 화해 화보를 위해서 갔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실상이 알려지고 비난이 거세지자, 대통령실은 주민들을 만나긴 했다며 사진을 방출했는데 이 사진이 또 문제입니다. 피해 상인들과 대화하는 중이라는 설명까지 붙여 대통령실에서 직접 제공한 사진 속 주민들이 실은 국힘당 소속 군수와 군의원들이었던 것입니다. 

 

정말이지 국민 농락이 끝이 없습니다. 

 

지난 지방선거나 총선 결과에서 서울 용산구도 그랬지만, 충남 서천은 더더욱 국힘당 지지세가 강한 곳입니다. 국힘당이 벌이는 일과 대응을 보면 지지세가 약한 곳은 약한 대로 무시하고 지지지역은 지지세를 믿고 함부로 대합니다. 그렇게 대해도 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여기고 우롱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국민 무서운 줄 모르니 곳곳에서 참사가 잇따르고, 참사 후속 처리 역시 참사의 연속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무 부처인 장관과 여당 지도부가 화재 현장에서 미소 지은 채, 사진을 찍는 것은 정무 감각 이전에 인간이기를 부정한 잔인함의 표현이자 공감 능력이 전혀 없는 ‘검찰 독재’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 뭘 해도 안 된다

 

· 한동훈 실패

 

한동훈을 띄우기 위해 조선일보, 동아일보를 비롯해 얼마나 많은 집단이 움직였는지 모릅니다. 잠깐이지만 쏟아진 기사의 양과 찬양 수준을 보면 80년 전두환이 울고 갈 지경입니다. 그러나 한동훈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더 명확해졌습니다. 

 

‘윤석열에 맞서는 한동훈’, ‘할 말은 하는 한동훈’을 좀처럼 믿어주지 않으니, 계획보다 빨리 접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저들의 쇼가 이번 화해 쇼로 끝일 리는 없지만, 어쨌든 명확한 것은 헛발질을 제대로 했다는 것이고, 지지율은 더 하락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뭘 해도 안 되는 판입니다.

 

· 악화일로인 안보와 경제

 

정치의 두 가지 축, 안보와 경제가 모두 망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정치적 이벤트와 쇼로 이 심각한 정치적 무능을 덮을 수 없습니다. 

 

우선 안보 위기입니다. 대북 강경, 전쟁 불사를 외치며 북한의 기를 제대로 꺾어 능력자로 등극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오히려 전쟁 위기만 심화되고 말았습니다.

 

북한이 뭔가를 하면 2배, 3배로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북한이 100배, 200배 대응하면서 속수무책인 상태로 되고 있습니다. 

 

9.19군사합의도 툭하면 파기할 것처럼 흔들어대더니 호언장담했던 것에는 한참 못 미치는 ‘1조 3항 비행금지구역 효력 정지’를 꺼내 들었다가 결과적으로는 북한이 기다렸다는 듯이 전면파기를 선언하면서 괜한 불집을 건드린 셈이 되었습니다. 

 

윤석열은 북한 도발 시 2배, 3배의 응징을 장담했지만, 북한은 응징 정도가 아니라 ‘핵을 이용한 전면 초토화’를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안보 위기를 이용해 보려고 했던 윤석열의 계산과 달리 안보 위기로 윤석열 정권이 침몰할 수 있는 상황을 자초한 것입니다.

 

경제도 나아질 기미가 없습니다.

 

경제 이론을 들먹거릴 필요도 없이, 사람들의 상식에는 원자재 가격은 저렴할수록 경제적이고, 만들어진 물건은 많이 팔려야 남는 것입니다.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이 두 가지 부분이 그간 한중, 한러 관계에서 가능했었는데, 윤석열 집권 이후 이 관계가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윤석열이 경제적으로도 대미종속적 노선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부당한 압력까지도 모두 무조건 접수하니 대중, 대러 관계가 완전히 피폐해졌고 그에 따라 영세상공인뿐 아니라 대기업까지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국민의 삶도 악화일로에 놓여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경제 역시 파국을 향해 돌진 중입니다. 

 

· 인물 자체가 아님

 

최근 보여준 절박한 총력 투쟁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으로는 대중적 인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떻게든 윤석열·김건희·한동훈 선에서 현 상황을 극복하고 민심을 회복하고 싶겠지만, 그들 갖고는 역부족입니다. 

 

그들은 부의 착복, 신분 상승, 가족 문제, 출세 방법 등 뭐 하나 가릴 것 없이 부정부패로 가득합니다. 국민들은 저들이 저지른 부정부패에 비해 검경의 수사는 물론 특검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더더욱 분노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서로를 감싸주고 비호하는 것에 비해 국민이나 야당을 향해선 지나치게 폭압적입니다. 국회의원도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내고, 참사를 당한 국민들에게도 하소연조차 하락하지 않고 입을 막습니다. 면담을 요청하는 대학생들은 군형법으로 처벌하겠다며 협박을 합니다. 그야말로 ‘대국민 전쟁’ 중입니다.

 

윤석열-한동훈 사이 막장 화해 쇼에서 보여지듯 국민 희롱도 도를 넘고 있습니다.

 

· 헛수고

 

게다가 총선을 앞두고 저쪽에서 제법 오랜 시간 야심 차게 기획한 듯 보이는 야당 대표에 대한 테러 암살이 실패했습니다.

 

자신들의 교과서에 있는 거의 모든 짓을 펼쳐보고 있지만 뜻대로 되는 일은 없고, 계획했던 총선 구도가 완전히 허물어지고 꼬여버린 상태입니다. 

 

‘뭘 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 

 

시대를 읽지 못하고 민심을 우습게 여기는 오만한 구시대 귀태들이 마주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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