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현재 팔레스타인 국민의 사망자 수는 34,683명을 넘어섰으며, 그중 75%가 어린이와 여성 노인이라고 한다. (14,873명의 어린이와 9,801명의 여성)
5천 명이 넘는 어린이를 포함해 7천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포격으로 파괴된 잔해 속에 여전히 묻혀 있다.
이스라엘의 고의적인 기아 정책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지금까지 30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와 탈수로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통탄스러운 현실은 이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순간에도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컬럼비아대에서 시작된 대학 내 농성이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경찰의 폭력진압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미 대학 내 농성 시위는 세계 각국에 결성된 학생단체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위한 학생연합 SJP( Student for Justice in Palestine)’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농성 학생들의 요구 중 하나는 대학 당국의 이스라엘 투자 중단과 투자액 회수이다. 캘리포니아의 포모나대학의 학생 시위단체 이름이 ‘인종차별의 투자 회수’이다.
미국에 이어 캐나다와 남미, 유럽에서도 대학 내 농성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영국은 14개 대학에서 농성 중이라고 한다.
주마다 다른 미국 주립대의 평균 등록금은 3만 달러(약 4천만 원), 미 사립대는 평균 4만 5천 달러(약 6천만 원)이다. UCLA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합하면 4만 6천 명이라고 하니 그 규모가 실로 엄청나다.
농성 학생들은 천문학적 액수의 등록금으로 벌어지고 있는 미 대학들의 이스라엘 직접 투자와 이스라엘 연관 기업에의 투자 중단, 그리고 이미 지급한 투자액의 회수를 요구하고 있다.
인류 보편의 상식과 윤리에 반하는 파쇼적 폭압에 맞선 미 대학생들의 투자 회수 시위는 처음이 아니다. 1985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학생들이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 정책을 반대하며 투자액 회수 요구 시위에 돌입했다. 시위는 몇 주간 계속되었으며 학생 150명 이상이 체포되었다. 결국 이듬해 1986년 버클리대학 당국은 3천만 달러 (약 4조 원)에 달하는 남아프리카 투자액을 회수했고 당시 넬슨 만델라는 버클리대학의 시위를 직접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투자 회수와 더불어 학생들은 미국이 제공하는 폭탄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하버드대와 예일대에서는 이스라엘에 공급하는 폭탄 모형을 만들어 전시하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학생들은 이스라엘 무기 연구업체와의 계약을 파기하라고 요구한다.
얼마 전 캘리포니아 주립 리버사이드대는 농성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이스라엘 및 이스라엘 관련 투자 회수를 결정했다. 학생들은 농성을 풀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브라운대학 당국은 농성 중인 학생들을 만나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평화시위를 하는 학생들에 대한 무장경찰의 폭력진압은 잔혹했다.
농성장이 파괴돼 건물 점거 농성에 들어간 컬럼비아대 학생들에 대한 경찰의 진압 장면은 대테러 진압을 방불케 했다.
UCLA는 경찰의 해산 경고 시각이 다가오자 소식을 들은 학생들이 농성장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4천여 명을 헤아렸다고 한다.
학생들은 “경찰은 우리를 멈추지 못한다. 경찰의 폭력진압은 천 명의 시위대를 만 명으로 만들 것이다. 우리는 모두 팔레스타인 주민”이라고 외치며 모였다.
농성장의 학생들은 진압봉을 휘두르고 섬광탄과 최루가스, 고무총을 쏘며 진압하는 무장 경찰들과 맞서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다섯 시간을 맨몸으로 격렬하게 저항했다.
농성장 파괴 후 학내 시위에 나선 미 대학생들은 다시 체포됐다.
의문이 남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말하듯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평화적 시위는 보호한다면서 왜 학생들의 평화적 농성 시위를 폭력진압 하는가이다. 더구나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발을 뻔히 알면서 말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모교인 콜롬비아대학에 가서 농성 학생들을 폭도로 매도했고 뉴스에서는 외부 선동이 언급되기도 했다.
알려진 대로 유대계 부호들의 기부는 대학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자본주의 나라답게 미국의 대학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투자와 돈벌이에 나섰고 이것이 유대인 거액 기부자의 입맛에 따라 이스라엘에 이득이 되는 투자로 이어지리라는 것은 억측이 아닐 것이다.
미국의 지원으로 자행되는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은 나치 파시스트의 유대인 학살과 다르지 않다.
‘반유대주의 인식법’이 미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 통과와 바이든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법안 지지자들은 평화적인 대학 내 농성이 유대인 학생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법안에 따르면 유대인에 의한, 유대인을 위한,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주민 학살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은 반유대로 처벌받게 된다.
얼마 전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대학의 총장들이 반유대로 몰려 물러난 적이 있다.
만일 학생들의 요구대로 모든 방식의 투자 중단과 투자액 회수가 이뤄진다면 이는 이스라엘에 실질적 타격도 되겠지만 길게는 몇백 년 짧게는 100년 가까이 끈끈하게 이어온 미 대학들과 유대 자본의 유착에 금이 가게 될 것이고, 또한 유대계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으리라는 예상도 가능해진다.
대학생들의 평화시위에 대테러 작전을 펼치듯이 폭력진압이 자행되고 있다.
고등학교 학생들도 수업 거부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사회가 엄청난 혼돈으로 치닫고 있어도 바이든은 중동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운명공동체라는 듯이.
농성 학생들의 직접적인 요구는 이스라엘 투자액의 회수지만 학생들의 요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은 이스라엘의 학살이 계속되는 것은 미국의 지원 때문임을 폭로하고 있다. 제국주의 반대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점령과 학살지원을 중단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점령을 끝내고 즉각 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스라엘 투자가 회수되더라도 팔레스타인 해방의 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학생들이 외치고 있다.
“우리는 쉬지도, 멈추지도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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