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국제민주법률가협회 및 아시아태평양법률가연맹 대표단(이하 대표단)이 용산 미군기지 답사 및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용산 미군기지 답사는 김은희 용산미군기지온전히되찾기주민모임(이하 주민모임) 대표가 안내하고, 국제민주법률협회 준 사사모토 일본변호사, 미콜 사이어 이탈리아 변호사, 장경욱 변호사와 주민모임의 오숙정 회원이 통역했다.
용산 미군기지 답사는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 이태원광장, 구 유엔사부지 등을 둘러보았고 용산 미군기지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은 용산 미군기지 메인포스트가 잘 보이는 곳으로, 한창 논란이 되는 한미연합사 건물도 보이는 곳이다.
이어 용산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오는 지하수 오염, 즉 부유 기름을 모으는 집수정이 있는 이태원 광장으로 대표단은 이동했다.
이곳에서 녹사평역 기름유출사고와 용산 기지 내부오염 조사 결과 공개를 위한 소송에 대해서 그리고 FOIA(미국정보자유법)에 의해 밝혀진 그동안 숨기고 있었던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답사단은 오염을 시킨 자가 오염정화의 책임을 지지 않는 이상한 나라, 오염정보를 받아 볼 수 없는 이상한 관계의 동맹을 확인하며 모두 분노했다.
마지막으로 대표단은 공사가 진행 중인 유엔사 부지가 보이는 육교로 이동했다. 유엔사부지는 2006년에 반환되어 2011년에 환경오염 정화사업이 끝난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공사 중에 다시 오염원이 발견되었고 정화 명령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답사를 마치고 대표단은 주민모임 회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최명희 주민모임 회원은 미군기지 오염 문제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문제가 발생해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등 때문에 미국에 제대로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준 사사모토 변호사는 “일본 오키나와에도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 기지를 만들었는데, 이후 비행기 추락 사고도 잦아 현지 사람들이 미군을 상대로 소송을 많이 걸었다”며 “미군 부대에서 생화학무기를 발견했는데 관련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는 등 한국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미콜 사비어 변호사는 “전 세계 70개국에 800개 이상 미군기지가 있고 그중 한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비어 변호사는 “(미군 기지를 둘러싼 문제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주민들께 박수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는 세계 800여개의 미군기지가 있는데 한국에서 일어나는 문제처럼 불평등한 SOFA 협정으로 인해 범죄가 발생하거나 오염 문제가 발생해도 미군이 처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피해를 보는 국가 간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데 대해 함께 공감했다.
한편, 국제민주법률가협회는 전 세계 법률가들의 교류를 촉진하고 인류,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1946년 프랑스 파리에서 창립한 단체다.
아시아태평양법률가연맹은 인도와 일본, 네팔, 파키스탄 등의 인권 변호사, 판·검사 등이 모여 2016년 네팔 카트만두에서 설립됐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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