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에드워드 리(Edward S. Lee) 선생이 우리 사회 단평에 대해 SNS에 올리는 글을 소개합니다.
“윤석열, 전두환은 되지 마시라 역사의 죄인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아 사방에서 땅거미일 듯 옥죄어 올 것 민주사회에서 국민과 맞서면 죽음뿐”
사람이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공동체의 존속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도덕적 영역입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처럼 법치를 국가의 절대적 통치 수단으로 삼는 것은 그 누구도 예외 없이 법 아래 평등하다는 사회적 규범이자, 국민을 하늘로 삼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래서 헌법은 국민이 주권자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그 헌법을 수호하고 집행하는 국가 기관입니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아 행정부를 관할하는 행정부 수반으로 내각을 구성하여 정부를 운용합니다. 그 직제에서 보자면, 검찰은 법무부 외청인 공무원 신분입니다. 그런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부터 당신은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에 항명했습니다. 법제인 행정부의 고유한 시스템을 훼손한 것이지요. 문제는 여기서부터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시스템은 톱니바퀴처럼 각 구조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되어야 하는데 당신의 돌출행동으로 하여금 큰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대혼란과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게 지금의 난장판입니다. 제도란 이런 것입니다.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 법질서를 집행하는 검찰을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킨 것은 주권자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권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대통령은 절대적 가치이자 원칙인 규약, 곧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않으려고 참고 인내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수반으로서의 행정명령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법치라는 시스템하에서 스스로를 권력이 아닌 하나의 '구조'로 인식, 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용되기를 바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검찰이 권력을 자임하며 국가 법질서를 유린한다면, 검찰에게 주어진 그 독립성은 의미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합의한 규약, 즉 국가 법질서는 약속을 바탕으로 온전히 지켜질 때만 제도로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경기에서 룰을 어기면 퇴장당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당신은 경기에서 여러 차례 반칙을 범하고 옐로우 카드를 받은 상태입니다.
당신은 국가 법질서를 사유화해 권력을 남용함으로써 사회를 아류로 전락시켰습니다. 당신은 친구들이 목숨을 걸고 민주화에 투신했을 때 입신양명을 위해 법전을 외웠습니다. 무려 9년, 당신의 그런 집요함이 올바른 곳에 쓰이지 못함이 안타깝습니다. 친구들의 목숨으로 세운 민주 사회에 무임승차한 사회적 채무자임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를 유린하고, 국가를 검찰 권력으로 전복하듯 난동을 부리며 정치의 전면에 나섰습니다. 이는 명백하게 역모입니다.
당신의 나이 61세, 78학번으로 유신의 박정희와 악마 전두환 시대를 관통해 온 민주화의 중심 세대로서 당신은 그 누구보다 더 큰 사회적 채무자입니다. 당신이 대학 2학년 때 박정희의 유신은 김재규 장군에 쓰러졌고, 그해 겨울 전두환에 의한 12.12 군사 반란이 있었으며, 그 이듬해인 1980년 5월 18일 저 피비린내 진동한 ‘광주민주화운동’이 있었습니다. 그에 앞서 박정희가 죽기 전 부마사태로 불렸던, 유신에 항거해 일어난 부산, 마산 지역에서 민주화에 대한 뇌관이 불붙기 시작했고, 차지철의 “탱크로 밀어버리겠다”는 말이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렇게 사회 전반에 민주화에 대한 용트림이 시작되었으며 대학생들이 탱크를 불사하고 온몸으로 민주화를 위해 일어선 것입니다. 거기엔 아직도 소녀 티를 벗지 못한 여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친구가 목숨을 잃고, 살아남은 자들은 오늘도 죽어간 친구들의 몫을 멍에처럼 짊어진 채 삽니다. 그래서 더 나은 사회에 대한 열망과 이상을 부르짖는데, 그 가슴을 짓밟는 것도 모자라 한 많은 친구들의 심장에 칼을 겨누는 당신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이건 인간으로서 생각하기 힘든 패륜입니다.
당신의 죄는 누구보다 모범을 보이고 집행해야 하는 원칙을 어기고 범죄를 기획/가공, 생산한 것이며 선택적 정의라는 궤변으로 법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입맛대로 취사선택해 자신들의 정치적 야심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것이 피의사실 공표와 여론재판이자 나경원, 장제원, 권성동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직무 유기와 국가 전복을 꾀한 쿠데타 세력의 반란 모의를 뭉개버린 일입니다. 이 모두는 특별한 목적, 즉 기득권을 위한 음모이자 자신의 미래를 도모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이해 불가입니다.
당신은 파면과 구속만이 절대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검찰 스스로가 개혁에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그런 자정 능력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개혁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기회를 주었음에도 당신은 신의를 항명으로 일관, 원수로 갚고 있습니다. 당신은 도덕과 법, 그리고 인간적인 모든 부문에서 스스로를 철저히 파괴하며 타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응한다면 당신은 역사의 죄인을 면할 수 있습니다. 그것만이 한때 당신을 믿고 전폭적으로 응원했던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길이자 인간으로 다시 부활하는 길입니다.
당신이 대통령을 꿈꾸든 무엇을 하든 상관없지만 우리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서로가 합의한 규범을 지키는 가운데 올바른 사회를 물려줄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사회적 동물로서 민주주의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의 도리입니다. 이것이 지켜지지 못하면 그 어떤 성공도 무의미합니다. 사방에서 땅거미가 일듯 당신의 목을 죄어오는 것은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필귀정이지요. 그 누구도 국민과 맞서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부디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전두환 같은 영원한 역사의 죄인은 되지 마십시오. 사람으로서 가장 부끄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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