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생사존망 문제가 걸려있는 거대한 흐름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표출됐습니다.”
“국제관계라고 하는 건 특히 정치적 리더십(지도력)이 방향을 어떻게 잡는가가 대단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같은 이런 분위기에서는 특별히 정치적 리더십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거죠. 지금 이 정도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나라(대한민국)에서 국제관계와 세계 질서를 보는 눈은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위는 지난 26일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주권방송이 공개한 특별대담 영상 「이해영 교수에게 듣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체 ③ 재편되는 국제 질서,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에서 강조한 말이다.
전쟁이 발발하고 6개월 넘도록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이 교수는 “러시아는 현재 이기고 있고 그것도 전혀 손해 볼 게 없는 전쟁”이라며 “러시아 입장에서는 서두를 아무런 이유도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갈팡질팡하는 유럽 각국에 관한 평가도 나왔다. 이 교수는 “영국은 어떻게든 전쟁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독일하고 프랑스는 전쟁을 하지 말자는 건데 파트너들(다른 유럽 각국)을 설득해서 어디로 데리고 갈 만큼의 리더십이 안 되는 것 같다”라고 짚었다.
유럽에서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독일이 ‘재무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이 교수는 내다봤다.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재무장을 포기한 독일에서 군사력을 키워 각자도생에 나설 수도 있다는 취지다.
이 교수는 “독일이 재무장에 나서면 ‘중유럽 공간을 어떻게 편성할 건가’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라며 “(지금은) 기본적으로 서방 대 러시아 구도인데 제조업 기반이 강한 독일이 향후 재무장하면 (다른 군사 강국을) 따라가는 건 순식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독일 (재무장) 변수는 아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특별히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에 뾰족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미국에 관한 언급도 나왔다.
이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를 겨눠 “이미 국내 정치는 망쳤고 겨우 우크라이나 하나 붙들고 있었는데 이것도 아주 최악으로 가고 있다”라며 “미국은 2차 대전 이후에 어떤 전쟁에서도 이겨본 적이 없는 나라다. 그런데 또 깨지고 있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정권의 행보를 두고는 “외교적 ·경제적 자살”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다.
이 교수는 윤석열 정권을 향해 “러시아와 중국의 준동맹 관계가 신세계 질서의 한 축을 규정하는 기축적인 요인이다. 이 부분을 우선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라며 “(러시아와 중국이 포함된 국제기구) 브릭스와는 절대로 적대적이거나 대립적으로 가면 안 된다”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외교 공간에 시민사회, 대중들이 더욱더 진출하고 개입해야 한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