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촛불’이 서울뿐만 아니라 군산·광주·대구·부안·부산·수원·춘천·제주에서도 열렸다. 이중 본지 통신원이 있는 광주·대구·부산·춘천의 시민촛불을 보도한다. (편집국)
광주, “무관심·무계획·무책임·무대처·무능력 윤석열 퇴진하라!”
150여 명의 광주시민은 5일 오후 6시 구도청 옆 회화나무 숲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을 들었다.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장헌권 목사는 “바다에서, 도심 한복판에서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156명은 156가지의 삶과 꿈을 안고 살아가던 우리 형제, 자매들이며 우리의 이웃”이라며 “우리는 태산 같은 분노와 슬픔의 힘을 남김없이 끌어모아 생명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은우근 광주전남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시간이 갈수록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참사를 못 막은 것이 아니라 안 막았다”라며 “이태원에 투입된 경찰병력의 주력은 마약 관련 함정수사에 동원되어 검찰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기획”이라고 주장했다.
오카리나 추모 공연에 이어 시민들은 “이태원 참사 원인과 책임자를 확실하게 규명하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개선대책을 마련하라!”, “이태원 참사 관련자들을 모두 처벌하라!”, “무관심·무계획·무책임·무대처·무능력 윤석열은 퇴진하라!”라는 광주전남 촛불행동 4대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참사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진정한 애도는 불가능하다. 이태원 참사 관련자 모두 처벌하고 국민을 지킬 생각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은 퇴진해야 한다”라며 “살을 에는 엄동설한에도 우리는 촛불을 모아 횃불을 만들어서 봄을 맞이하자”라는 다짐을 했다.
추모 촛불 집회를 마치고 시민들은 상여를 메고, 진혼곡을 부르며 구도청에 마련된 시민 분향소를 행진했다.
[광주- 나규복 통신원]
200여 명의 대구시민은 5일 오후 5시 30분부터 동성로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을 들었다. 10대에서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했으며, 가족끼리 함께 온 시민들도 있었고 종교인들도 함께했다.
대표 추도사를 한 정금교 목사는 “그대들에게 편히 쉬시란 말은 못 하겠다. 이 나라는 아직 용서받을 수 없다. 영정도, 위패도 없는 분향소를 거부하며 그대들을 가슴에 묻는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은폐, 책임회피 행위를 비판했다.
시민촛불 참가자들은 “진정한 추모는 바로 윤석열 퇴진이다. 책임자를 처벌하는 게 진짜 추모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대구촛불행동은 “평소라면 시민분향소를 마련해 시민들을 만났겠지만, 여전히 우리 희생자들의 성함조차 모른다. 그래서 분향소를 만들 수 없었다. 희생자를 사망자로, 참사를 사고로 적어 놓은 윤석열 정부의 천인공노할 행위를 단호히 거부한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분향소 지침을 비판했다.
또한 “매주 토요일 동성로에서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동시에 윤석열 퇴진 촉구 촛불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조석원 통신원]
부산, “우리 이웃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
부산촛불행동 주최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부산시민촛불이 5일 오후 5시 부산 서면에서 열렸다. 약 2천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시민분향소에는 많은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고, 추모의 벽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글이 가득 채워졌다.
이태원 참사에 분노한 20대의 발언이 많았다.
20대 시민 ㄱ 씨는 “상황을 믿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수없이 많은 청춘이 피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나, 내 가족, 우리 이웃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 자연사가 아닌 모든 죽음에는 책임이 있다고 한다. 작은 골목에서 수없이 많은 청년이 죽음으로 내몰렸지만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희생자들을 위한 종교인들의 기도가 이어지자 시민들도 모두 손을 모아 기도하며 애도의 마음을 함께 나누었다.
시민들은 “책임자를 처벌하라!”, “이게 나라냐!” 등의 구호를 외쳐다.
2천여 명의 시민은 서면 일대를 행진하고 마무리했다.
[부산-윤혜선 통신원]
춘천, “꼭! 반드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하겠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춘천시민촛불은 5일 오후 5시 춘천의 팔호광장에서 열렸다. 시민촛불에는 약 5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강원대학교에 다니는 20대 ㄴ 씨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국가는 외양간을 고치는 시늉도 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의 노란 리본의 매듭이 지어지기도 전에, 이태원 참사의 검은 리본이 걸리고 말았다. 국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면서 “소 잃은 외양간을 고치는 가장 첫 번째는 소도둑을 잡는 것이다. 소도둑을 잡아서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야 한다. 그래야 참사가 반복 안 된다”라고 말했다.
50대 시민 ㄷ 씨는 편지를 준비해 낭독했다.
ㄷ 씨는 편지에서 “내 딸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과 동갑이라 그런지 이번 참사가 더욱 먹먹하기 그지없다. 끔찍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라면서 “꼭! 반드시! 참사의 원인 규명과 대책을 마련하며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참가자들은 희생자들이 편히 쉬길 바라며, 의자에 국화를 헌화하고 촛불로 ‘밝혀줄게’라는 글씨를 쓰는 상징의식으로 시민촛불을 마쳤다. 그리고 중앙로까지 촛불을 들고 추모 행진을 했다.
시민촛불에 앞서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시민들은 춘천 명동거리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 분향하고 추모글을 적었다.
[춘천- 오주성 통신원]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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