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도 지켜주지 못하는 세상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협의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엄청난 방해와 압박을 뚫고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행안부 장관 이상민은 ‘화물연대 파업도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을 때려잡듯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도 때려잡고 싶은 게 본심일 것이다.
만약, 이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 노동자에게 아주 신속하고 주도면밀하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듯이 10월 29일 밤에 경찰에게 긴급구조명령을 내렸다면 이런 참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윤석열은 요즘 윤핵관들과 국민의힘 지도부를 관저로 직접 불러서 만찬을 대접하며 집안 단속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관저에 유가족들을 불러서 진심으로 사과하겠다는 생각은 1도 없어 보인다. 유가족 협의회를 만들려고 하면서 유가족분들은 지난 며칠간에도 또 용기 있게 여기저기 방송과 언론에 출연해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리는 계속 듣고 또 듣고 알려야 한다.
* 고 이지한님의 부모님: ‘장례식장에 파견된 공무원들도 다른 유가족과 접촉하지 못하게 하라고 교육받았다고 한다. 옆집 강아지가 죽어도 이럴 수는 없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지금 가족들이 인터뷰를 꺼리는 이유가 정부의 협박과 불이익, 그리고 댓글 공격 때문이다. 특수본 수사에서 하나도 언급 안된 부분들이 중요하다. 행안부 장관, 서울시장, 경찰청장 파면이나 사퇴해야 한다.’
* 고 이지한님의 아버지: ‘꿈이길 바라고 하루 종일 혼자서 울다가 집에 들어오면 지한이 엄마가 울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을 바보로 본다. 절대 다른 유족들을 만나거나 연락하지 못하게 정부가 막았다. 나는 지한이를 따라가려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었다. 대통령은 유족 어깨가 아니라 행안부 장관 어깨를 어루만졌다. 특수본에게 건들지 말라는 신호 같았다.’
* 고 송채림님의 아버지 인터뷰1: ‘우리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서 이름도 밝히지 못하느냐. 우리 아이의 이름이 밝혀지고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 아무것도 없는데 거기 가서 누구를 위해서 절을 하고 누구를 위해서 추모를 하느냐. 사고 직후 정부가 채림이 친구들을 강제 귀가시켰다. 절대 이해가 안 된다. 엄청나게 전화를 하고 문자를 하고 경찰이 위치 추적도 했는데, 12시간 동안 전화 한 통 안 받다가 송탄에서 연락이 왔다.’
* 고 송채림님의 아버지 인터뷰2: 정부가 유족협의회 찬반 여부를 저녁까지 답하라는 문자를 보냈다는데, 나한테는 오지도 않았다. 1년에 600조 예산을 쓰면서 158개 단체 문자 하나도 보내지 못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공식적인 진심 어린 사과가 있어야 정부의 태도가 바뀔 것이다. 길거리에서 옆의 사람 발을 밟아도 사과한다. 일본 기자가 한국 기자들은 취재를 안 하고 복붙한다고 하더라. 지금은 취재하지만 금방 관심이 식을까 봐 걱정이다.’
* 고 김원준님의 누나: ‘현재까지 정부의 제대로 된 답변은 없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거짓말만 하고 있다. 유가족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 책임자는 대통령,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 용산구청장이다. 한 달이 지난 이제 와서 국정조사를 예산안 처리와 묶어서 고작 45일간 한다고 한다. 정치권에서 누구도 우리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지 않는다.’
위의 인터뷰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지금 가장 적극적으로 여기저기 방송에 출연해서 인터뷰를 하며 다시는 이런 참극이 벌어지지 않게 만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 고 이지한님의 부모님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이분들이 비극을 덮어버리고 책임과 처벌을 피하려는 세력에게 공격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어떻게든 잔인하고 악랄하게 괴롭혀서 입을 닫게 만들려는 것이다. 그런 공격의 선봉에 서고 있는 자들 중 하나가 바로 윤서인이다.
윤서인은 이미 세월호 유가족을 공격하고 괴롭힌 것으로 악명 높은 극우 유튜버이고, 무엇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이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았던 인물이다.
이 윤서인이 이미 참사의 초기부터 희생자들을 매도하는 방송을 올리기 시작하더니, 유가족의 기자회견 이후에 아예 작정을 하고 유가족과 특히 고 이지한님의 부모님을 악랄하게 괴롭히고 2차 가해하는 방송을 올렸다.
이 방송에서 윤서인은 이지한님의 어머니 사진을 띄우고 “에이 아줌마 암만 그래도 그건 아니죠”라는 제목을 달았다. 그리고 온갖 조롱과 비아냥을 섞어서 유가족들의 가슴에 칼을 꽂는 내용의 막말들을 계속 쏟아냈다.
‘이태원에 놀러 가서 죽었는데 대통령이 왜 사과하나, 대표적인 반정부 세력인 민변과 함께하는 게 이상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해도 나라가 책임지냐, 위험한 곳에 가지 말라고 자식에게 전화 한 통이나 하시지, 국가의 안보를 위한 죽음이 귀한 것이지 여러분 자녀들 죽음이 귀한 것은 아니네요...’
이 방송에는 윤서인에 동조하면서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에 동참하는 1,400개가 넘는 악플들이 달렸고 슈퍼챗들이 쏟아졌다. 윤서인이 특히 악질적인 것은 유가족에 대한 악질적인 2차 가해적인 댓글과 악플들에 담긴 내용들을 방송으로 재구성해 올렸다는 데 있다.
다른 극우 유튜버들도 차마 아직은 노골적이고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는 이런 행동을 가장 앞장서서 한 것이다. 이런 악질적 행위들이 늘어날수록 참사의 희생자들은 두 번, 세 번 죽임을 당할 것이고, 유가족들은 더욱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고 입이 막히게 될 것이다.
지금 정상적인 정부가 존재하고 작동하고 있다면, 이런 악질적인 행위들을 정부가 감시하고 차단하고 방지할 것이다. 사람들에게 신고를 받고 게시물을 삭제하고 행위자를 처벌할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그 정반대이다. 정권이 앞장서 2차 가해를 부추기고 윤석열의 지지자가 가장 앞장서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따라서 가능한 많은 분들이 윤서인 같은 자들의 이런 2차 가해를 막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감시하고 신고하고 비판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이런 게시물 등을 발견하면 ‘10.29 참사 유가족 협의회 준비모임의 성명문에 나와 있던 연락처(공익인권변론센터: 전화 02-522-7284, 이메일 : pipc@minbyun.or.kr)로 알리는 방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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