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투하한 것으로 보이는 항공 폭탄이 연거푸 발견됐다.
지난 1월 19일 충남 천안 서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항공 폭탄이 발견됐다. 발견된 폭탄은 길이 114센티미터, 폭 36센티미터, 무게 227킬로그램이다.
또한 1월 31일에는 인천 서구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길이 70센티미터, 폭 25센티미터, 무게 45킬로그램인 항공 폭탄 1개가 발견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해당 항공 폭탄은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올해 외에도 해마다 몇 개씩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폭탄이 발견되곤 한다.
한국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7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당시의 항공 폭탄이 발견된다는 것은, 그만큼 미군이 엄청난 양의 폭탄을 한반도에 퍼부었다는 것의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미 공군은 한국전쟁 3년 동안 공중 출격을 104만 708회나 했다. 출격한 미 공군은 기총 사격을 1억 6,685만 3,100회, 네이팜탄 3만 2,357톤을 사용했다. 미 공군이 한국전쟁에서 사용한 폭탄의 총사용량은 63만 5,000여 톤에 달한다.
이는 미국이 2차 대전 때 유럽과 태평양에 퍼부었던 폭탄의 양보다 많다.
미국의 엄청난 양의 폭탄 투하와 기총사격으로 인해 한국전쟁에서는 세계 전쟁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희생자는 최소 2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20년간 계속된 베트남전쟁 민간인 희생자(최소 65만 명)보다 더 많다.
이처럼 한국전쟁에서 민간인이 많이 죽었던 것은 미국이 전쟁 초기부터 남북한 모든 지역, 군인과 민간인에 상관없이 모든 걸 쓸어버리는 이른바 ‘초토화작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미국은 미 전투기 비행사들에게 아래와 같이 명령을 내렸다.
“흰옷을 입은 사람은 무조건 쏴라.”
“모두에게 발포하라. 여성과 어린이는 알아서 판단하라.”
미국의 이런 명령에 따라 정전협정 전날까지 매일 출격해 폭탄을 쏟아냈다.
북한의 압록강 수풍댐 폭파에 참여했던 미군 조종사는 “2차 대전 때 나치가 네덜란드에 행했던 것과 유일하게 같은 포격”이라고 증언하며 미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시인할 정도였다.
실제로 미국의 초토화작전과 민간인 학살은 「전시 민간인 보호에 대한 제네바 협약(1949)」을 위배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다.
지난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초토화작전」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이 저지른 전쟁범죄 행위를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초토화작전」을 만든 이미영 감독은 지난해 10월 13일 언론 시사회에서 “미국 내에서 당시(한국전쟁) 어떻게 초토화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원자폭탄을 터뜨리는 것은 국제사회의 여론이 좋지 않았다”라며 “그래서 마을 전체를 태워 없애버리는 초토화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는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았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미군의 대량 학살이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라면서 “이런 참혹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이 땅에 더 많은 평화가 있길 바란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은 한국전쟁에서 저지른 범죄를 의도적으로 숨겨 왔다.
미국은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았다는 냉전 이데올로기로 범죄 행위를 숨겼고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자료를 기밀자료로 처리해 진실을 은폐했다.
한국전쟁 범죄 행위를 은폐한 미국은 지금도 수많은 범죄를 한반도에서 저지르고 있다.
한반도에 발을 들인 이후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는 주한미군,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고 가는 군사훈련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정전협정 체결 70년인 올해, 반드시 한국전쟁 당시 미국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 범죄의 진상을 규명하고, 처벌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주한미군의 만행에 대해서도 단죄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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