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3.1절 범국민대회 “우리가 양금덕이다! 윤석열에 맞서 함께 싸우자!”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한 시민들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3/01 [16:59]

3.1절 범국민대회 “우리가 양금덕이다! 윤석열에 맞서 함께 싸우자!”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한 시민들

박명훈 기자 | 입력 : 2023/03/01 [16:59]

“우리 힘으로 (윤석열) 대통령 물러나라고, 옷 벗으라고 하자. 도저히 그 대통령 말 듣고는 우리나라가 제대로 못 간다.”

 

“나 그런 돈은 아무리 굶어 죽어도 안 받으련다. 아무리 천냥 만냥을 줘도 필요 없다!”

 

3.1절 104주년을 맞은 1일, 강제동원 피해자이자 일제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평생을 바쳐온 인권운동가 양금덕 할머니가 위처럼 윤석열 정권을 규탄했다.

 

▲ 왼쪽은 강제동원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양금덕 할머니, 오른쪽은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하겠다고 다짐하는 시민들.  © 자주시보

 

오후 2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윤석열 굴욕외교 한일합의 중단!! 일본 식민지배 사죄배상 촉구 범국민대회’(아래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범국민대회는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기업 직접배상을 촉구하는 의원모임 등이 함께 주최했다.

 

범국민대회에 앞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서울본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청년학생본부 대학생분과, 서울겨레하나가 ‘우리가 양금덕이다’ 행사를 진행했다. 양금덕 할머니에게 평화인권 훈장과 상패를 주는 수여식이 열렸다.

 

▲ 평화인권 훈장을 목에 건 양금덕 할머니.  © 김영란 기자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서울본부 상임대표를 맡은 조헌정 목사는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하는 서울 시민들’ 명의로 양금덕 할머니에게 훈장과 상패를 전달했다.

 

조 목사는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해 용기 있는 투쟁을 해오신 양금덕 할머니의 굳센 모습을 보며 우리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되새긴다. 일본이 사죄 배상하는 그날까지 함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에 양금덕 할머니는 “윤석열은 사람이 아니다. 허물만 사람이지 대통령감이 못 된다”라면서 “우리가 그 사람이 하는 말은 절대로 듣지 말고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가자”라고 화답했다.

 

곧이어 오후 2시부터 범국민대회 본행사가 진행됐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사회를 맡은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은 “양금덕 할머니가 3월 1일 일본 법원에 소장을 제기하러 가시면서 양금덕 할머니가 ‘선배 열사들처럼 싸우자’라고 다짐했다고 한다”라면서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싸워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의 야노 히데키 사무국장은 일본에서 보내온 영상을 통해 “한일 시민들이 연대해서 싸우자”라고 연대사를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강제동원)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정부가 나서서 ‘돈 필요해? 얼마면 돼? 내가 대신 줄게’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 마치 돈이 없어서 싸우는 것처럼 사람을 처참하게 모욕하는 것이 이 정권”이라고 윤석열 정권을 규탄했다.

 

▲ 발언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김영란 기자

 

그러면서 ‘일본해’ 표기 논란이 거센 한·미·일 연합훈련을 비판하며 “이게 자주독립국 대한민국의 정부 태도가 맞나.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해서 태평양 조그마한 섬나라들도 치열하게 항의하고 싸우는데 바로 인접한 대한민국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꼬집었다.

 

  © 김영란 기자


이경민 진보당 공동대표는 앞서 진행된 평화인권 훈장 수여식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이 치졸하게 빼앗은 훈장을 수많은 시민의 이름으로 드리는 자리였다. 일본과 싸우고 있는 시민들이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라면서 “과거 친일을 일삼았던 독재정권의 말로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라며 ‘윤석열 심판’을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무대에 올라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극단 경험과상상은 양금덕 할머니에게 존경과 감사를 담아 노래 「반달」, 「집으로 가자」, 「인간의 노래」를 열창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자국민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법적 권리를 내팽개치고 대신 일본 전범기업의 법적 책임을 사실상 면제시켜주는 실로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제시했다”라면서 “주권자인 우리 국민은 떨쳐나설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 무대 근처에 설치된 강제동원 피해자 동상 오른쪽에서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강새봄 6.15공동실천 남측위 청년학생본부 대학생분과 대표는 “3.1운동의 깃발이 되었던 학생들의 마음을 기억하며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세대, 이 땅의 자주와 평화를 가져오는 세대가 되겠다”라며 “그 첫 시작점인 일제 강제동원 문제에 우리 청년들이 앞장서자”라고 다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입만 열면 윤석열 대통령은 법치를 얘기한다. 법은 죄지은 자를 벌하고 피해받은 자를 구제하기 위해 존재한다. 진정한 법치라면 36년간 강점했던 일본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것에서부터 법치를 시작해야 한다”라면서 “과거를 부정하는 것은 미래를 지우는 것과 같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들과 함께 양금덕 할머니를 지키기 위해서 함께 싸워 나가겠다”라고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양 위원장이 선창한 “자주독립 만세”, “주권평화 만세”, “역사정의 만세” 구호를 따라 함께 ‘만세 삼창’을 했다.

 

▲ 양금덕 할머니와 함꼐 '만세 삼창'을 하는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이날 범국민대회를 공동 주최한 3개 단체는 대회사에서 “반성을 모르는 일본 정부와 역사를 끝없이 퇴행시키고 민주주의를 도살하려는 대한민국 위정자들에 맞서 어떤 공격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것을 다짐합니다”라고 밝혔다.

 

아래는 범국민대회 대회사 전문이다.

 

3.1절 104주년 범국민대회 대회사

 

오늘은 3.1 항쟁 104년이 되는 날입니다. 주권이 뺏기고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횃불을 밝히며, 수탈과 착취, 폭력과 차별에 온 몸으로 저항했던 선조들의 역사를 다시 기억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조국 해방과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래서 더 참담합니다. 인종주의와 결합된 식민주의 자본주의 체제는 주변부 민중과 자연에 대한 수탈과 착취를 통해 무한 증식하며 경제와 안보 논리로 야만적 이면을 가리고 있습니다. 신냉전 체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수많은 무고한 민중이 목숨을 잃고 가족을 잃고 삶터를 잃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다시 구(舊) 제국주의 패권 국가들의 전쟁놀이터, 대량 살상무기의 전시장이 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전범국가 일본은 반성은커녕 적기지 선제타격 운운하며 자위대 역할 확대, 군비 확장,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며 군국주의·전쟁국가로 다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식민지 불법 강점, 민간인 학살, 강제동원과 성노예제의 과오를 반성하고 사과하기는커녕 역사왜곡을 자행하며, 피식민지국 대하듯 피해국을 윽박지르고 피해자와 재일동포를 멸시하는 오만방자한 태도가 적반하장입니다. 전 세계 곳곳의 소녀상 설치 방해와 철거를 위해 해당 국가를 노골적으로 겁박하고, 생명의 바다를 방사성 오염수의 하수구로 전락시키려 합니다.

 

국내적으로도 급속한 퇴행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신 공안정국’을 방불케 하는 윤석열 정권은 언론과 노동자, 시민단체를 적대시하고 범죄자 집단으로 매도하며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철지난 공안몰이로 ‘빨갱이’로 낙인찍고 비판적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공정과 정의라는 언어로 포장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법치 질서와 사법적 절차를 앞세우며 스스로 탈법과 위법을 저지르고 무고한 민중에 대한 사회적 타살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죽음으로 돈을 벌고, 다시 죽음을 부추겨 세를 확장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민족적 자존심도 내팽개친 채 굴욕적 외교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전범기업과 전범국가의 공식적인 사과와 법적 배상을 배제한 채 한국기업의 기부금으로 보상한다는 안을 강제동원 해법이라고 끈질기게 들이밀며 일본 정부의 ‘성의’와 ‘호응’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와 권리를 외교적 거래대상으로 전락시키며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려 합니다. 전쟁국가로 향하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위해 역사정의를 짓밟고 있습니다.

 

이를 등에 업고 혐오 발언과 차별로 밥벌이하는 자들, 집단 간 갈등을 부추기고 증폭시키며 이권을 챙기고 세력을 확장하려는 반민족, 반민주, 반평화, 반인권 세력이 활개치고 있습니다. 수요시위를 방해하고 피해자들을 모욕하며 참가자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어렵게 뿌리내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근간부터 흔들리고, 민족 화해와 통일, 한반도의 평화는 다시 요원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2023년 3월 1일. 오늘 우리는 식민주의와 분단 냉전 체제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민족의 공생을 위해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을 결의합니다. 반성을 모르는 일본 정부와 역사를 끝없이 퇴행시키고 민주주의를 도살하려는 대한민국 위정자들에 맞서 어떤 공격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일제의 불법강점과 민중 수탈에 저항하며 주권을 되찾고 평화와 공존의 질서를 새로 세우고자 했던 3.1 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일일 것입니다. 부당한 지배와 불의한 권력에 분연히 맞서 싸웠던 자랑스러운 민중의 역사를 지키는 일일 것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위해, 더 인간적이고 더 민주적인 세상을 위해, 더 너르고 단단한 연대를 구축하며 함께 힘차게 나아갑시다!

 

2023년 3월 1일

 

 

 
3.1절, 양금덕, 윤석열, 일본, 친일, 한미일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