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17일 일본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제 조건 없이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은 그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라며 “그러나 여전히 그 제안은 탁자 위에 있다”라고 하였다.
미라 랩-후퍼 NSC 인도·태평양전략 국장도 전날 주한미군 월북 사건 이후 북한과 협상하기 위해 최근 몇 주간 특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상대로 미국은 주한미군 월북 사건을 북미 대화의 계기로 활용했음이 확인되었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대화를 제안한 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정상회담을 제안한 건 바이든 정부 들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어떠한 정상 간 친서 교환도 없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이 북한 정권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었다고 비난했으며 취임 후에도 대북 적대 정책을 유지해 왔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의 대화 제안을 계속 거절했다.
특히 지난 7월 17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화 제안은 시간 끌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화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자세히 설명하였다. ☞ 관련 기사
따라서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먼저 폐기하지 않는 이상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다고 해서 북한이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를 시작했고, 한·미·일 정상이 미국에 모여 북한을 겨냥한 삼각군사동맹을 논의하는 시점이다.
즉,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가는 시점에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했으니 북한이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은 더욱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의 북미정상회담 제안의 진짜 의도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군사행동을 하지 않도록 국제 사회에 명분을 만드는 것일 수 있다.
‘미국은 북한에 정상회담을 제안했는데 북한은 미국에 미사일을 쏜다’는 식의 여론을 만들어 대륙간 탄도미사일 정상 각도 발사 등 북한의 군사행동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지금 한미연합훈련 사전 연습이 시작됐지만 언론에 거의 나오지 않는 등 이른바 로 키(low key)를 유지하는 것도 역시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정상 각도 발사를 우려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초에 ‘대화는 없다’고 선을 그은 북한이 정상회담 제안을 이유로 한미연합훈련에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을지는 미지수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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