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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이창기] ⑥ 홍치산, 이창기 대표, 창기 형

권오혁 | 기사입력 2023/11/12 [12:00]

[내가 기억하는 이창기] ⑥ 홍치산, 이창기 대표, 창기 형

권오혁 | 입력 : 2023/11/12 [12:00]

올해 11월 18일은 이창기 기자의 5주기입니다. 이창기 기자를 추억하는 사람들이 보내온 추모 글과 시를 소개합니다. 여섯 번째는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의 글입니다. (편집자 주) 

 

▲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

 

 

홍치산, 이창기 대표, 창기 형

 

1. 1993 홍치산

 

1990년대 대학생 활동가들에게 홍치산과 시 ‘바보과대표’는 유명했다. 모두 바보과대표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할 수 있다. 시집에 나오는 사랑 이야기도 자신의 사랑에 대비해 보기도 했다. 홍치산은 누구일까? 

 

2. 자주민보

 

기억이 삭막하지만 아마도 내가 홍치산 시인을 만난 때는 1999년이라고 생각된다. 그 당시 이창기 대표는 자주민보라는 이름의 월간지를 준비하며 창간호를 발행하고 있었다. 사무실이 서울 사당동 인근 작은 가정집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 처음 인사를 나눴고 이창기 대표가 홍치산 시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나는 시인을 조용조용하고 차분하며 사색가 같은 존재라고 여겼으나 이창기 대표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기가 세고 뭔가 저돌적인 인상이 강한 인물이었다. 그 만남부터 이창기 대표는 나를 권오혁 씨 혹은 권오혁 동지라고 불러주었고 끝까지 존대를 했다. 내가 1999년 후반기부터 서울구치소에서 감옥 생활을 할 때 월간지 자주민보를 받아보던 기억도 새롭다. 

 

3. 정열가 창기 형

 

창기 형은 아이들을 무척 사랑했고 볼 때마다 용돈을 쥐여주고 수학 공부를 강조했다. 내 두 아이에게 직접 수학을 가르쳐주고 싶어 했다. 늘 사진기를 들고 다닌 형은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사진을 찍어주었다. 형이 찍어준 아이들 사진은 지금도 잘 보관하고 있다.

 

창기 형은 늘 새로운 사업(주로 자주민보 운영자금을 걱정했다)을 시도했다. 인테리어 회사를 차리기도 했고 소화기 총판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 외에 많은 사업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세부적인 기억은 없다. 형은 새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나에게도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그 사업의 전망과 계획을 문서를 보여주면서 설명해주었고, 늘 열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형은 늘 새로운 수익 유형을 연구하고 추진했는데 언제나 대박을 낸 사람마냥 정열적으로 사업계획을 설명하던 형의 모습이 떠오른다. 

 

4. 애국자 이창기

 

창기 형은 우리 민족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이 남달랐다. 민족을 사랑했고 외세를 정말 증오했다. 형은 민족과 외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눈을 부릅뜨며 부라렸고 열변을 토하고 심각해졌다. 그 모습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는데,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아마 당시 내가 민족과 외세 문제에 관해 깊이 사색하지 않고 관성화되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런 형이 자주민보의 기획 주제로 잡은 것이 한국전쟁 학살지와 항일유적지 탐방이었던 것 같다. 요즘 제작 상영되고 있는 김철민 감독의 「워메리카의 운명」에도 나오는 한국전쟁 피해 학살자 유족과의 인터뷰 영상도 그때 촬영된 것이다.

 

항일유적지 탐방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형은 중국 현지답사를 하고 오면 늦은 밤에도 찾아와서 답사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때도 형은 열변을 토하며 감동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그 밤 건물 앞 의자에 앉아 이야기해주던 창기 형의 모습이 그립다. 

 

창기 형이 살아있었다면 아마 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북러정상회담, 북한의 무기 개발 등을 주제로 기사를 쓰느라 자주 밤을 지새우고 있었을 것이다. 

 

5주기를 맞아 창기 형의 자리가 더욱 아쉽다.

 

진보통일운동가 민족언론인 이창기 동지 5주기 추모행사 추모위원 모집

◆ 기간: 11월 17일까지

◆ 추모위원비: 2만 원 이상 (계좌: 우리은행 1002-240-084597 예금주-김영란)

◆ 추모위원 가입 링크: https://bit.ly/이창기추모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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