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현지 시각) 미국 비영리 언론인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발발 뒤 언론인 50명이 희생됐다. 이는 지난 1992년 CPJ가 집계를 시작한 뒤 한 달 동안 가장 많은 언론인이 희생된 것이다.
CPJ는 “역사상 언론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전쟁”이라고 팔-이 전쟁을 평가했다. 팔-이 전쟁을 취재하다가 희생된 언론인은 팔레스타인인 45명, 이스라엘인 4명, 레바논인 1명으로 집계돼 팔레스타인인의 비중이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언론인 희생자 50명 외에도 다른 언론인들이 살해, 실종, 구금, 부상, 자택 파괴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숱한 제보가 들어와 조사 중이라고 CPJ는 밝혔다. 이를 볼 때 언론인들의 희생은 공식 집계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보복 논란까지 일고 있다.
알자지라는 CPJ의 발표가 나오고 하루 뒤인 11월 21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의 테르 하르파 마을에 모여 있는 언론인들을 겨눠 포격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남부에서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레바논의 무장 투쟁 노선 정당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이 대치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폭격이 이어지는 가자 지구 현장은 이스라엘군의 조건을 받아들인 미국의 CNN과 영국의 BBC 소속 기자 등 극소수 매체만 취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가 팔레스타인 주민이기도 한 기자들은 이스라엘군이 내건 조건 ▲이스라엘 당국이 지정한 일정을 따를 것 ▲팔레스타인 주민과 취재 및 대화 금지 ▲취재물 검열 조치를 받아들였다.
그런데도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언론인들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27일 영국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로이터통신과 미국 AP통신이 이스라엘군에 소속 언론인들을 표적 공격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으나,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에서 취재하는 언론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언론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라는 이스라엘군의 말은 가자 지구의 모든 언론인들이 무차별 학살의 대상이라는 고백으로 읽힌다.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자행하는 ‘언론인 학살’은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비인도적 전쟁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입증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보인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스라엘, 무차별, 학살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