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기 지노비예프 한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지난 7일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한국 영자신문 ‘코리아타임스’에 글을 기고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최근 한국 주재 유럽연합 대사 및 유럽연합 회원국 대사들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본인들의 관점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 국민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다른 관점을 알 권리가 있다”라며 취지를 밝혔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에 돌입하기까지의 배경을 먼저 설명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소련 붕괴에서 영감을 얻은 서방은 1945년에 확립된 세계 질서의 기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노선을 취했다. 유고슬라비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에 대한 공격 행위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그러한 노선의 몇몇 예시일 뿐이다”라며 “서방은 자신이 했던 약속을 깨고 나토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동쪽으로 확대하면서 러시아의 근본적인 이익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명시된 안보 불가침 원칙을 무시했다”라고 서두를 뗐다.
이어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서방에 있어 우크라이나는 핵심적인 무기”라며 “2014년 서방은 반헌법적 유로마이단 쿠데타에 적극적으로 조력하였으며 국수주의자들과 네오나치의 권력 장악을 전적으로 지지했다”라고 주장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았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사람들은 테러리스트 취급을 당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을 두고 ‘사람이 아니라 개체들(species)’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라며 “우크라이나 동부는 중화기로 포격을 당했고 군용기가 도시를 공격했다. 이것이 바로 우크라이나 무력 충돌의 시작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러시아의 노력으로 민스크 협정이 체결되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와 그를 비호하는 서방 국가들은 민스크 협정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라고 지적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가 특별 군사작전을 개시하게 된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민스크 협정을 어기고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을 공격했기 때문이었다”라며 그 근거로 개인 및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 권리를 규정하는 유엔 헌장 제51조를 언급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최근 유엔국제사법재판소(ICJ)가 판결한 내용에도 주목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유엔국제사법재판소가 1월 31일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을 마치 ‘테러 조직’ 취급하는 우크라이나의 비방을 명확히 배격했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라며 “이처럼 유엔의 주요 사법기관은 2014년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가 촉발한 갈등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정당화하려는 우크라이나 정권과 서방 후원자들의 주요 주장들이 허위임을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서방의 지원에 대해서도 논평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특별 군사작전이 시작된 이래 서방은 군사적 목적으로, 그리고 완전히 파산한 우크라이나의 예산을 지원할 목적으로 이 나라에 이미 2천억 달러 이상을 썼다. 서방 집단은 국제 규범과 국내법을 위반하며 우크라이나에 대량으로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공급받은 무기를 이용해 민간 시설을 공격했다며 최근 발생한 ▲벨고로드 주거 지역 공격(2023년 12월 30일) ▲도네츠크 농산물 시장과 인근 상점 공격(2024년 1월 21일) ▲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포로 수송기 Il-76 공격(2024년 1월 24일) 등을 언급했다.
또 지노비예프 대사는 “몹시 우려되는 신호는 부패가 만연한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무기가 전 세계 여러 분쟁지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라며 “그러나 서방 정치인들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훌륭한 투자’라고 뻔뻔하게 주장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와 서방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오늘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나토라는 집단적 군사력과 군산복합체에 맞서고 있다”라며 “서방은 자신의 흔들리는 지배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장에서 러시아를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군사력과 경제적 수단을 통해 자신들의 ‘규칙’을 심을 수 있는 세계 질서를 지키고자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서방이 생각하기에 본인들은 ‘에덴동산’이고 나머지 세계는 ‘정글’인 그런 세계 질서”라며 “이러한 이유로 서방은 진지한 평화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반면, 러시아는 평화 협상에 대한 준비가 이미 완벽히 되어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022년 4월 분쟁 초기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 조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은 서방 국가들의 개입 때문이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며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는 대신 ‘최후의 우크라이나인까지’ 싸우도록 부추기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파멸로 몰아넣는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주한 러시아 대사관 누리집에 올라온 지노비예프 대사의 글 전문이다.
서방 집단과 우크라이나 갈등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 최근 한국 주재 유럽연합 대사 및 유럽연합 회원국 대사들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본인들의 관점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 국민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다른 관점을 알 권리가 있다. 소련 붕괴에서 영감을 얻은 서방은 1945년에 확립된 세계 질서의 기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노선을 취했다. 유고슬라비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에 대한 공격 행위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그러한 노선의 몇몇 예시일 뿐이다. 서방은 자신이 했던 약속을 깨고 나토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동쪽으로 확대하면서 러시아의 근본적인 이익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명시된 안보 불가침 원칙을 무시했다.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서방에 있어 우크라이나는 핵심적인 무기입니다. 2004년 우크라이나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선거 3차 투표 진행이라는 위헌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강요한 것이 바로 서방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친서방 후보가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쏟았다. 2013년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과의 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는 자유무역지대를 포함하여 독립국가연합(CIS) 차원의 의무사항을 고려하겠다는 우크라이나의 뜻을 유럽연합이 단호히 거부했다. 2014년 서방은 반헌법적 유로마이단 쿠데타에 적극적으로 조력하였으며 국수주의자들과 네오나치의 권력 장악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았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사람들은 테러리스트 취급을 당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을 두고 ‘사람이 아니라 개체들(species)’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는 중화기로 포격을 당했고 군용기가 도시를 공격했다. 이것이 바로 우크라이나 무력 충돌의 시작이었다. 러시아는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러시아의 노력으로 민스크 협정이 체결되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와 그를 비호하는 서방 국가들은 민스크 협정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 독일, 프랑스와 우크라이나 전 지도자들의 실토로 이제는 확실해진 것처럼 그들은 민스크 협정을 이행할 계획이 전혀 없었다. 처음부터 이 협정을 이용하여 우크라이나 군대를 무장시키고 서방의 지원 아래 수년간 계속해서 공격받던 돈바스를 강탈하기 위해 시간을 벌 생각이었다. 러시아가 특별 군사작전을 개시하게 된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민스크 협정을 어기고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을 공격했기 때문이었다. 개인 및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 권리를 규정하는 유엔 헌장 제51조가 그 직접적 근거다. 유엔국제사법재판소(ICJ)가 1월 31일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을 마치 ‘테러 조직’ 취급하는 우크라이나의 비방을 명확히 배격했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유엔의 주요 사법기관은 2014년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가 촉발한 갈등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정당화하려는 우크라이나 정권과 서방 후원자들의 주요 주장들이 허위임을 확인했다. 특별 군사작전이 시작된 이래 서방은 군사적 목적으로, 그리고 완전히 파산한 우크라이나의 예산을 지원할 목적으로 이 나라에 이미 2천억 달러 이상을 썼다. 서방 집단은 국제 규범과 국내법을 위반하며 우크라이나에 대량으로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권은 서방에서 공급받은 무기를 이용하여 민간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2023년 12월 30일 벨고로드의 주거 지역에, 2024년 1월 21일 도네츠크의 농산물 시장과 인근 상점에 표적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 두 차례의 테러 공격으로만 50명 이상이 희생됐고 130명 이상이 다쳤다. 1월 24일 포로 교환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를 수송하던 Il-76이 미국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되어 탑승자 74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는 그저 몇 가지 예시에 불과하다. 몹시 우려되는 신호는 부패가 만연한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무기가 전 세계 여러 분쟁지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서방 정치인들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훌륭한 투자’라고 뻔뻔하게 주장하고 있다. 서방은 가장 큰 기반 시설 테러 행위라고 할 수 있는 발트해 노르트스트림 폭파에 눈을 감았다. 오늘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나토라는 집단적 군사력과 군산복합체에 맞서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12개의 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 시설에 대한 정보가 공개된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서방은 자신의 흔들리는 지배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장에서 러시아를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군사력과 경제적 수단을 통해 자신들의 ‘규칙’을 심을 수 있는 세계 질서를 지키고자 한다. 서방이 생각하기에 본인들은 ‘에덴동산’이고 나머지 세계는 ‘정글’인 그런 세계 질서다. 이러한 이유로 서방은 진지한 평화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반면, 러시아는 평화 협상에 대한 준비가 이미 완벽히 되어 있다. 2022년 4월 분쟁 초기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 조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은 서방 국가들의 개입 때문이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동시에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는 대신 ‘최후의 우크라이나인까지’ 싸우도록 부추기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파멸로 몰아넣는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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