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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필리핀, 미국에 의존하면 출구가 없을 것”

신상현 통신원 | 기사입력 2024/04/24 [10:11]

중국 “필리핀, 미국에 의존하면 출구가 없을 것”

신상현 통신원 | 입력 : 2024/04/24 [10:1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동맹국인 일본과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라며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항공기, 선박, 군대에 대한 어떤 공격에 상호방위조약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첫 미·일·필리핀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해양과 안보 관계를 심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는데,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을 공격하면 미군의 직간접적인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은 필리핀이 점유 중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지아오(仁爱礁)) 인근 해역까지 양국 간 상호방위조약을 적용한 것이다. 

 

또한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일본 총리와 단독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동중국해 센카쿠(중국명 디아오위다오(钓鱼岛)) 열도를 포함한 일본에 대한 방위 공약은 흔들림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 영토와 주일미군기지가 무력 공격을 받으면 미일 양국이 공동 행동한다’는 1960년 개정·체결된 미일안보조약 5조에 근거하여 강조한 셈이다.

 

미국은 지정학적 관점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지역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을 공고하게 치고 동중국해, 남중국해 전선을 새롭게 강화하면서 전체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형세를 만들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미국은 필리핀해에서 미 항공모함 해상 훈련을 해오고 있으며 필리핀은 지난 3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는 등 끊임없이 크고 작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은 이번 미·일·필 정상회담을 통해 필리핀을 한층 더 전면에 내세운 셈이며 동시에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에 날개를 달아 준 셈이다. 

 

마치 미국은 3선에서 조정하고, 일본은 2선에서 지원하고, 대한민국과 필리핀은 1선에서 총알받이 돌격대를 구조를 형성한 것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군사적 긴장감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 지난 11일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한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다.

 

미국 NBC 기자는 10일~11일 미국에서 진행하는 미·일 간 미사일 시스템 업그레이드 논의, 일본의 ‘미국, 영국, 호주 3국 안보 파트너십’ 가입 가능성을 포함한 안보 관계 확대 주력, 미·일·필리핀 정상회담을 통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동맹을 강화 등을 거론하며 중국의 입장을 물었다. 

 

마오닝(毛宁) 대변인은 “미일은 중국의 엄중한 우려를 무시하고 대만, 해양 등 문제에서 중국을 흑색 비방하고 공격했으며, 중국 내정에 심히 간섭하고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 이에 대해 관련국 당사자들에게 엄숙히 제기했다”라면서 “미일관계는 다른 나라를 표적으로 삼거나 타국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해서도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은 국제법을 완전히 준수하고 비난할 여지가 없다. 디아오위다오 및 그 부속 도서는 예로부터 중국 고유의 영토였으며,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은 사실과 진실을 왜곡하고, ​​중국의 영토 주권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며,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미·일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국가”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듯 다음 날인 12일 기자회견에서도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마오닝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 일본, 필리핀을 향해 유관국이 벌이는 ‘농단 집단정치’를 단호히 반대한다는 표현을 쓰면서, 일본과 필리핀은 삼국 협력의 대가를 위해 타국의 이익에 손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일·필리핀 정상회담 및 삼자 협력은 중국을 목표물로 정한 것 아니겠는가? 삼국이 발표한 성명서를 볼 때, 명백하게 드러나 있으며, 중국에 함부로 먹칠한 것이다. 이것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그 누구도 중국 인민의 국가 주권 방위, 영토완정의 강한 결심, 강대한 능력을 저평가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댜오위다오(钓鱼岛)와 그 부속 도서, 남중국해 제도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은 합법적이고 비난할 여지가 없다” 등 세 가지를 지적했다.

 

이어 마오닝 대변인은 관련 국가들의 중국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과 악의적인 비방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미국은 미 태평양군이 필리핀군과 합동군사훈련의 일환으로 필리핀 루손섬에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스템 ‘타이폰(Typhon)’을 배치했다고 발표한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 기자는 18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탈퇴 이후 처음으로 지상 발사 미사일 장치를 배치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평론가들은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려는 조치라고 주장한다”라며 중국의 입장을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대해 린지엔(林剑) 대변인은 “미국이 일방적인 군사적 우위를 추구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고 중국의 문턱에 전진 배치를 강화하는 것에 줄곧 반대해 왔다. 미국은 지역적 긴장을 악화시키고 위험을 증가시켰다. 우리는 미국이 다른 국가의 안보 우려를 진지하게 존중하고, 군사적 대결 도발을 중단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것을 중단하고, 전략적 위험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1주일간 중국은 매일 미국, 일본, 필리핀과 외교적 설전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외교부는 지난 18일 필리핀, 미국, 일본 정상회담에 대해 다시 한번 미국, 일본, 필리핀은 ‘동반자이자 협력 틀’이라며 중국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담화를 통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근본 원인은 필리핀이 약속을 어기고 해상에서 빈번하게 도발과 소란을 자행해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침해했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고 중국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며 “중국은 필리핀에 권고한다. 미국에 의존하여 자신을 높이려 하면 출구는 없을 것이다. 필리핀의 안전과 발전, 지역의 평화 안정을 보호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선린우호를 견지하고 대화와 협상, 전략적 자주 관점을 견지하라”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중국을 향해 러시아 및 북한과 협력 수출 문제, 중국 민간 기업, 군사, 우주, 지역 안보 압박, 사이버 전쟁, 보호관세, 생산과잉, 마약 문제 등 다각적 측면에서 제재와 압박을 전방위로 전개하고 있다. 

 

또한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체인 오커스(AUKUS)를 통한 중국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장관이 24일~26일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을 방문한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대해 순진하게 한 발짝 물러날까? 

 

그동안 중국이 외교 담화를 통해 천명해 왔던 기조로 볼 때, 블링컨의 방문은 실질적 효익이 없을 것이고 빈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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