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참전했던 러시아 국민이 7월 27일을 즈음해 ‘1950-1953 한국전쟁’ 기념 훈장을 받았다.
훈장은 러시아 국방부에 등록된 공공조직 ‘러시아 재향군인회’, ‘한국전쟁노병이사회’ 등이 주관해서 수여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통신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지난 17일 바실리 젠진(92세)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젠진 씨는 러시아 옴스크주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소련 태평양함대 제125잠수함여단에서 복무하며 어뢰 운용 임무를 수행했다.
젠진 씨는 현재 옴스크주의 유일한 참전용사라고 한다.
소련군의 한국전쟁 참전 관련 내용은 수십 년 동안 비밀에 감춰져 왔다. 그러다 1993년 러시아 정부는 한국전쟁에 소련군이 참전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젠진 씨는 19살이었던 1951년 징집되어 한국전쟁에 참전하게 됐다. 그는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당시 소련군 군항이었던 중국 뤼순항으로 가게 됐다. 뤼순항에 도착하자마자 군인들은 대공포 부대, 항공 부대, 지뢰 제거 부대, 해안경비대 등 다양한 부대에 배치되었다고 한다.
젠진 씨는 이와 관련해 “나는 운이 좋게도 소련 태평양함대 제125잠수함여단에 입대할 수 있었다”라며 “당시에는 핵잠수함이 없었고 디젤 잠수함에서 복무했다. 17명으로 구성된 승조원들은 훌륭한 이들이었다. 대부분 내 또래였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떤 임무도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단에는 6척의 잠수함이 있었다. 블라디미르 골로바체프 사령관이 우리를 지휘했다. 그는 권위 있는 지도자였고 나는 그를 잘 기억한다”라고 회고했다.
또 “얼마 안 되어 우리는 중국 군인들과 합류했다, 중국 군인들은 우리의 아군으로서 모든 작전에 참여했으며 심지어 한 초소에서 우리와 함께 생활했다. 그들은 러시아어를 잘 구사했고 훈련도 되어 있었으며 근면했다. 그들은 항상 세심하고 친절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와의 활동에 빠르게 적응했다. 3년 내내 우리는 그들과 함께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소련 잠수함들은 경계 임무뿐만 아니라 무기와 군인들이 있는 미국 수송선의 위치와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파악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이러한 미국 수송선을 격침한 소련 선원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고 한다.
젠진 씨는 이러한 훈장만 3개를 받았다. 젠진 씨는 특히 마지막에 받은 금색 훈장과 보라색 비단으로 된 훈장 증서를 보이며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수여했다고 밝혔다.
훈장 증서에는 중국어로 “공식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한 젠진 선임 수병에게”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젠진 씨는 “우리 잠수함이 어뢰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다들 다행히 살아남았다. 물론 나는 안타깝게도 타박상을 입고 일시적으로 실명하면서 다른 두 명의 선원과 함께 병원에 입원했다. 의사들의 노력 덕분에 몇 달 후 회복되어 복귀할 수 있었다. 그리고 훈장과 함께 한 달간의 휴가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또 젠진 씨는 복무했을 당시 그의 동료이자 옴스크주 주민이었던 알렉세이 쿠드랴브체프가 불미스러운 사고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쿠드랴브체프는 잠수함에서 전우들의 목숨을 모두 구하고 본인이 남아 잠수함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젠진 씨는 “디젤 잠수함에서는 공기 공급이 7시간 정도만 가능했다. 산소를 공급받으려면 수면 위로 올라와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오류가 발생했다. 사령관은 ‘이륙하라!’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뭔가 잘못되어 배가 수심에서 맴돌았다. 쿠드랴브체프는 서둘러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잠수함을 수면으로 올렸다. 하지만 잠수함이 올라왔을 때 이미 그는 공기가 부족해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쿠드랴브체프를 추모하며 수천 명이 뤼순 거리로 나와 그를 떠나보냈다고 한다.
통신은 기사를 마무리하며 “한국전쟁은 총 3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대부분 민간인이었다”라며 “정전협정은 1953년 7월 27일에 체결되었다. 전쟁은 끝났다. 명령에 따라 소련 잠수함 대원들은 잠수함과 탄약을 중국 전우들에게 넘겨주었다”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바실리 젠진은 군대에서 6년을 보내면서 교육도 받았다. 뤼순의 마르크스-레닌주의 대학에서 2년을 공부했다. 제대 후 그는 사랑하는 소녀 발렌티나가 오랫동안 그를 기다리고 있던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결혼하여 아들과 딸을 낳았다. 바실리 젠진은 옴스크 농업 연구소를 졸업했다. 그는 수석 기술자, 국영 농장 책임자, 소련 공산당 당원으로 활동했다. 2018년에 그는 ‘타브리체스키 지역 명예 주민’이라는 칭호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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