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 누구를 찍을까 고민하는 미주동포들미국을 위해서 해리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 트럼프라는 게 대세미국 대통령은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간에 미국의 국리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대한반도 정책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하지만 한반도의 운명이 미국에 의해 좌지우지돼 왔다는 걸 감히 부정하긴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재미동포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을 보면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미국 시민이니 우리 민족 문제를 떠나 당연히 미국의 국리를 위해 해리스를 지지하자는 사람들이 많다. 또, 내 나라 내 민족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보이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유권자도 많다. 이들 중 반통일, 반북, 휴전체제를 고수해야 한다는 유권자들은 북한에 대해 거친 발언을 하는 해리스를 선호하고 있다. 그리고 북미관계 개선과 동시에 한반도 평화 통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유권자들은 세 번의 북미정상회담과 최근의 대북 유화적 발언에 더 고무돼 트럼프가 제격이라면서 그를 지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빙의 두 후보
6월 말 토론 직후 트럼프 47%, 바이든 41%로 6%를 트럼프가 앞질렀다고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바이든이 사퇴하고 해리스가 대타로 등장하면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박빙이라는 여론조사가 계속 발표됐다. 그런데 해리스 후보는 최근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 효과를 챙겼을 뿐만 아니라 모금에서도 트럼프를 앞선다는 발표가 계속 나오고 있다. 해리스는 특히 여성과 소수인종 그리고 무당층의 지지를 더 받는다고 한다. 백인이 아니라는 점과 여성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보긴 어렵다.
한편 트럼프는 수도 없이 많은 범죄 혐의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눈물도 없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와 같다는 누명을 쓰고 있다. 허나 이익집단이나 다국적 기업과 거리가 멀다는 점이 대선에 호재로 평가된다고도 한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라스무센’은 트럼프 49%, 해리스 46%라고 한다. 또, ‘갤럽’은 해리스 47%, 트럼프 41%라고 한다. 케네디의 트럼프 지지 선언 이후 조사된 경합 주에서도 두 후보가 박빙이라고 한다. 조만간 있을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해리스와 트럼프의 판이한 정책 차이
미국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는가에 따라 전임자의 것을 고수, 유지하거나 전임자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정책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한반도 문제를 미국이 주물럭거렸지만, 세상이 많이 변해 다극 체계 시대로 접어든 지금은 미국이 엿장수 마음대로 하기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북한은 핵보유 군사강국으로 ‘힘의 균형’을 이뤄 미국과 맞장 뜨는 게 현실이다. 이에 반해 남한 정권은 전례 없는 대미·대일 예속 굴종을 자초하면서 코쟁이의 애견(푸들)으로 전락했다는 게 너무 안타깝고 슬프기 짝이 없다.
따라서 미 새 지도자가 누가 되든 간에 윤석열 검찰 정권과 자주, 평화, 통일을 외치는 대다수 국민과 구분해 분리된 정책을 펴는 게 옳다. 또, 각성한 한국 시민들은 미 새 지도부가 윤석열의 폭정, 국정농단, 전쟁 책동에 침묵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전쟁연습 작작하고 북한과 대화, 화해, 친선, 평화로 기수를 틀 것을 진정으로 촉구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최근에 해리스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무뢰한 발언을 했다. 후보 시절부터 북한을 조소, 멸시하는 듯한 자세는 선을 넘은 것이다.
해리스는 자신의 주변에 전임자의 외교·국방·안보 인사들을 배치할 걸로 보여 획기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두말할 것도 없이 윤석열 대통령은 트럼프의 낙마, 해리스의 승리를 위해 조석으로 빌고 천공 법사를 모시고 굿판까지 벌일 것이다. 한편, 트럼프는 최근 “핵 가진 사람과 잘 지내는 게 좋다”라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걸 자랑한다. 또, 자기 재임 중 한반도에 긴장, 전쟁 위험이 없었다는 걸 업적이라고 한다. 북·중·러와 관계 개선을 위해 군사훈련 중단과 미군 철수도 고려될 수 있다.
전쟁을 벌이겠다는 윤석열과 한반도 평화에 관심을 두는 트럼프의 충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두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에서 70만여 명, 가자지구에서 4만여 명의 사상자를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이들이 흘린 피의 대가로 떼돈을 벌어 주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죽음의 상인들이다. 이들이 챙긴 돈의 상당한 부분은 미 상·하원 의원들에게 헌금 또는 기부금이라는 이름으로 흘러 들어간다.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배한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전쟁을 벌이지 않아 군산복합체가 떼돈을 벌지 못해 결국 트럼프에 등을 돌린 것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남녘 도처 어디서나 전쟁이 벌어지는 건 시간 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파다하다. 드디어 이건 소문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걸 입증하는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다. 광복 79주년에 윤석열 대통령이 내외에 공표한 ‘8.15통일 독트린’이 바로 전쟁 선포다. 이것은 북한을 ‘흡수통일’하겠다는 명백한 ‘선전포고’다. 윤석열은 이를 위해 전쟁의 도화선이라 불리는 대북 삐라 살포와 확성기 방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동시에 곳곳에서 암약하는 반국가세력 색출과 소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 70%가 윤석열을 반대한다는 여론 조사가 대부분이다. 생과 사의 최대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윤석열은 공안정국→계엄령→국지전까지도 불사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승리하는 날, 윤석열의 국면전환 계획은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트럼프 몰래 전쟁 도발을 해놓고 주특기인 오리발을 내밀 게 뻔하다. 여기서 윤-트의 충돌이 예상되고 윤석열이 권좌에서 쫓겨나는 걸로 끝날 것 같다. 그보다도 앞서 자주, 평화, 통일의 촛불은 기어코 윤 정권을 쓸어버리고 말 것이다.
11월 대선 이후 한반도에서 전쟁이냐, 평화냐?
일전 케네디 무소속 후보가 사퇴하고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것을 두고 가뭄 끝에 단비라고 평가됐다. 우크라전은 군산복합체를 위해 바이든이 일으킨 전쟁이라는 케네디는 트럼프와 전쟁 종식 의지가 같아 사퇴하고 그를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북·중·러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 관계를 개선키 위해 한·미·일 다국적 군사훈련 중단 내지 축소와 인-태 군사적 안보 틀에도 손질을 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화약고 앞 불장난’이라는 삐라 살포와 확성기 방송을 집권 즉시 중단시킬 것이다.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해리스 후보가 승리하면 윤 정권의 국정농단과 마약밀수 행위에 눈을 감고 계엄령 선포나 전쟁 도발까지 묵인, 지지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을 인권 불모지요 악의 축이라고 비꼬고 헐뜯는 해리스가 대북 압박 봉쇄를 더 강화할 걸로 보인다. 이를 위해 혼자서가 아니라 추종세력들을 앞세울 것이다. 8월 초,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한국군이 국경 인근에서 해상 실탄사격훈련을 했다면서 탄핵 위기에 내몰린 윤 정권이 “자살적 객기를 부린다”라고 비난했다.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성토했다.
이 훈련은 방어 성격이 아니라 침략 훈련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김 부부장은 ‘북한의 주권 침해 또는 선전포고라고 우리의 기준에 따라 판단되면 우리 무장력에 부여한 사명과 임무는 지체 없이 수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절대 빈말하지 않는다는 걸 모를 사람이 없다. 한반도는 자칫 아주 작은 실수로도 불꽃이 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최대 위기 상황이다. 북한은 전쟁을 원치 않지만 피하지 않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미국 본토가 북한의 사정권에 들어있다. 미국은 최대 안보 위기 해소에 손을 써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8월 2일 북핵을 염두에 둔 듯 “누가 당선되든 3년 전보다 불안정한 핵위협에 시달릴 것”이라고 했다. 바꿔 말하면 트럼프 집권 시에는 핵위기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나랑(Narang) 국방성 전 수석차관보가 사임하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교수로 가면서 지난 8월 1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강연을 통해 다음과 같이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핵, 탄도미사일, 재래식 무기들의 지속적 확장, 다양화, 개선 등에 박차를 가하는 북한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두 개의 전쟁도 끝내지 못하는 형편에 한반도에서 새로운 전쟁이 터지면 해리스에게 정치적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전임자의 대북 적대 정책을 과감히 집어던지고 북한과 관계 개선을 위해 획기적 제안을 제시해야 한다. 동시에 한반도 평화, 번영에 적극 기여해야 한다. 미국은 우리 민족이 우리 민족의 최대 소원을 자주적으로 완수할 힘과 능력을 갖췄다는 걸 이해, 존중하고 더 이상 과거와 같은 훼방 놀이를 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의 부당한 간섭만 없었다면 지금 한반도에는 공고한 평화, 번영, 통일의 나라가 우뚝 서 있을 것이다.
통일된 한반도가 세계 평화, 번영을 위해 앞장서서 모범을 보일 뿐 아니라 반전 평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 민족은 일제의 악랄한 식민지를 경험했고, 세계 유일한 ‘분단’을 겪었고, 전쟁을 치렀고, 세계 최장기 ‘휴전’을 종전선언으로 전환키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전쟁 반대, 평화 애호의 역사적 배경인 것이다. 우리는 절대로 군산복합체가 한반도의 긴장과 위기를 조성해 주체할 수 없는 돈을 챙기는 데에 부역하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호구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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