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시험발사 보도는 왜 두 차례 나왔을까? 2. 선행 시험은 2024년 6월 26일에 진행되었다 3. 화성포-19형 쏘아 올리면 만리경-1호가 촬영한다 4. 비밀의 한쪽 귀퉁이 보여준 영상자료들 5. 이제는 미 제국이 핵위협의 고통을 느낄 차례다
1. 시험발사 보도는 왜 두 차례 나왔을까?
2024년 10월 31일 오전 7시 10분경 평양국제공항에서 동남쪽으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대동강 인근에서 화성포-19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되었다. 발사된 화성포-19형은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공간으로 상승했다가 오전 8시 37분 일본 홋까이도(北海道) 오꾸시리섬(奧尻島) 서쪽 200킬로미터 동해에 떨어졌다.
그런데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조선은 화성포-19형 시험발사 직후인 2024년 10월 31일 시험발사에 관한 보도를 내더니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11월 1일 시험발사에 관한 보도를 또다시 냈다. 이제껏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수없이 진행해온 조선에서 시험발사에 관한 보도를 이틀에 걸쳐 두 차례 내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차례 연속 보도된 내용을 살펴보자.
1차 보도에서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명칭을 화성포-19형이라고 명기하지 않고, 그냥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시험발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전략미사일 능력의 최신 기록을 갱신”했고, “전략적 억제력의 현대성과 신뢰성을 과시”했다고 간략하게 보도했다.
1차 보도와 확연히 다르게, 2차 보도에서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명칭을 화성포-19형으로 명기했고, 화성포-19형이 7,687.5킬로미터까지 상승했고, 1,001.2킬로미터를 날아갔으며, 비행시간은 1시간 25분 56초라는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했다.
의문이 생긴다. 조선은 왜 화성포-19형 시험발사에 관한 보도를 이틀에 걸쳐 두 차례 보도했을까? 1차 보도 내용과 2차 보도 내용을 견주어보면, 화성포-19형 시험발사 직후 시험발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1차 보도가 나왔고,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 2차 보도가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문은 좀 더 깊어진다. 조선에서 화성포-19형 시험발사의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까지 왜 그처럼 시간이 걸렸을까? 분석가들과 전문가들은 무심히 지나쳤지만, 이 물음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조선이 화성포-19형 시험발사의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를 파악해야, 화성포-19형 시험발사의 목적을 알 수 있고, 그 목적이 어떻게 달성되었는지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제원과 성능지표는 국가기밀이므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그래서 조선은 화성포-19형 시험발사에서 얻어낸 성능 지표 중에서 정점 고도, 비행거리, 비행시간만 공개했다. 화성포-19형의 정점 고도, 비행거리, 비행시간은 그 시험발사 과정을 면밀히 주시한 주변 나라들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기밀 사항으로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선이 화성포-19형 시험발사에서 얻었지만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중요한 성능지표는 무엇인가? 이 의문을 풀어줄 실마리는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2023년 2월 20일에 발표한 담화에 들어있다. 이 담화는 2023년 2월 18일 화성포-15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이 진행된 직후에 발표되었다.
2023년 2월 18일 조선이 화성포-15형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화성포-15형 발사훈련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이 화성포-15형 시험발사를 진행한 날은 2017년 11월 29일이다. 2023년 2월 18일에 진행된 화성포-15형 발사훈련은, 조선이 화성포-15형 시험발사를 2017년에 끝내고 그 미사일을 실전 배치해 운용해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이 화성포-15형을 실전 배치한 것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재진입체(reentry vehicle)를 대기권에 진입시키는 최종 시험을 끝내고 그 미사일을 실전에 배치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진입체를 대기권에 진입시키는 최종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미완성이므로 실전에 배치될 수 없다.
화성포-15형 재진입체를 대기권에 진입시키는 최종 시험을 육안으로 관측한 사람들이 있다. 2017년 11월 29일 오전 4시경 동해 한일 중간수역에 있는 동해퇴(東海堆) 어장에서 오징어를 잡던 일본 이시까와(石川)현 어선 승선자들은 “유성보다 큰” 섬광체가 바다로 떨어지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였는데, 그 섬광체가 바로 화성포-15형 재진입체다. 대기권 밖으로 나갔던 재진입체가 정점 고도를 지나 지구를 향해 떨어지면서 대기권에 진입할 때 엄청난 대기 마찰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재진입체 표면에 극고열과 극고압이 발생해 표면이 타들어 가면서 눈부신 섬광을 발하게 된다.
그런데 김여정 부부장의 2023년 2월 20일 담화에서 주목하는 것은 조선이 재진입체 기술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 담화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분명히 하지만 우리는 (재진입체에 관한) 만족한 기술과 능력을 보유했으며 이제는 그 역량 숫자를 늘이는 데 주력하는 것만 남아있다”라는 문장이다. 이 문장을 읽어보면, 재진입체 기술과 능력을 보유한 조선이 재진입체의 “역량 숫자를 늘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진입체의 역량 숫자를 늘이는 기술은 무엇인가?
김여정 부부장이 2023년 2월 20일 담화를 발표하기 약 한 달 전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평양에서 진행되었다. 조선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그 회의에서 “신속한 핵반격 능력을 기본 사명으로 하는 또 다른 대륙간 탄도미사일 체계를 개발할 데 대한 과업이 제시되었다”라고 한다. 그 회의에서 제시된 “또 다른 대륙간 탄도미사일 체계를 개발할 데 대한 과업”은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언급한 재진입체의 역량 숫자를 늘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업이다. 그 과업은 2021년 1월 8일 김정은 총비서가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언급한 “다탄두 개별유도기술”을 개발하는 과업이다. 당시 김정은 총비서는 “다탄두 개별유도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다탄두 개별유도기술은 ‘다중 각개 목표 재진입체(multiple independently-targetable reentry vehicle)’를 개발하는 기술이다. 미 제국에서는 다중 각개 목표 재진입체라는 영어단어에서 첫 철자를 따서 ‘MIRV’라는 약칭을 쓴다. 조선에서는 MIRV를 개별 기동 재진입체라고 번역했다.
2. 선행 시험은 2024년 6월 26일에 진행되었다
김정은 총비서가 다탄두 개별유도기술 연구를 마감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언명한 때로부터 3년 6개월이 지난 2024년 6월 26일 조선은 “개별 기동 전투부 분리 및 유도조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개별 기동 전투부라는 말은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들어있는 전투부(warhead)라는 뜻이다. 조선은 이 시험을 마친 뒤 4개월 만에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여기서 개별 기동 재진입체에 관한 약간의 보충 설명이 요구된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3단 추진체가 단계적으로 연소하면서 발생시킨 추력으로 날아간다. 제3단 추진체가 연소를 끝내면, 추진체와 후추진체들(post-boost vehicles)이 서로 분리된다. 후추진체들(PBVs)에는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MIRVs)이 각각 탑재되었다. 분리된 후추진체는 자유 낙하하는 것이 아니라, 로켓엔진 추력에 의해 정해진 방향으로 유도조종되어 날아간다. 일정한 낙하 고도에 이르면, 후추진체들에서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일제히 분리되고, 분리된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각각 정해진 타격 대상들을 향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유도조종되어 날아간다.
여러 개의 후추진체에서 여러 개의 개별 기동 재진입체를 동시에 분리시키는 기술, 그리고 분리된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을 서로 다른 타격 대상들을 향해 날아가게 하는 유도조종기술이야말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완성하는 기술 중에서 가장 어려운 고난도 기술이다. 조선의 미사일 공학자들은 바로 이 고난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 분투해왔다. 그리하여 그들은 마침내 2024년 6월 26일 “개별 기동 전투부 분리 및 유도조종 시험”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조선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그날 시험에서 개별 기동 재진입체 3개를 분리시켰고, 분리된 개별 기동 재진입체 3개가 정해진 방향으로 유도조종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미사일 공학자들은 개별 기동 재진입체 3개가 후추진체에서 안정적으로 분리되었는지, 그리고 분리된 개별 기동 재진입체 3개가 정상적으로 유도조종되었는지를 직접 확인해야 했다. 그렇게 하려면, 관측장비를 탑재한 선박들이 개별 기동 재진입체가 떨어질 탄착 수역에 미리 가서 대기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조선이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을 조선 동해안에서 1,0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일본 홋까이도 서남쪽 해상에 떨어뜨리면, 관측 선박들이 거기에 갈 수 없다. 왜냐하면 일본 홋까이도 서남쪽 해상은 주일미제국군 전투기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이 초계비행을 하는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가까워서 조선의 관측 선박들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은 개별 기동 재진입체를 탑재한 후추진체의 비행거리를 대폭 줄여, 관측 선박들이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조선 동해의 170~200킬로미터 반경 범위 안에” 탄착시켰다.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떨어질 탄착 수역에 나간 조선의 관측 선박들은 개별 기동 재진입체 3개가 각각 “설정된 3개의 목표 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되는 과정을 관측할 수 있었다. 2024년 6월 26일에 진행된 시험은 2024년 10월 31일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위한 선행 공정이었다.
그런데 조선은 2024년 6월 26일 시험에서 개별 기동 재진입체를 왜 3개만 쏘아 올렸을까? 그것은 2023년 4월 13일 1차 시험발사를 진행하고, 2023년 7월 12일 2차 시험발사를 진행한 화성포-18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개별 기동 전투부에 개별 기동 재진입체 3개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화성포-18형의 개별 기동 전투부가 유선형 첨두탄처럼 생긴 까닭은 그 전투부에 개별 기동 전투부 3개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미 제국이 운용하는 미닛맨(Minuteman)-3 대륙간 탄도미사일에도 개별 기동 재진입체가 3개 들어가므로 전투부가 유선형 첨두탄처럼 생겼다.
조선은 개별 기동 재진입체 3개가 들어간 화성포-18형에 만족할 수 없었다. 개별 기동 재진입체가 더 많이 들어간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만들어야 했다. 왜냐하면 조선이 생각하는 미 제국 본토의 타격 대상은 수십 개인데, 그 많은 타격 대상들을 조준하는 개별 기동 재진입체가 3개라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 제국 본토에 있는 수십 개의 타격 대상들을 조준하는 확실한 핵억제력을 가지려면, 개별 기동 재진입체를 많이 탑재한 초강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만들어야 했다.
3. 화성포-19형 쏘아 올리면 만리경-1호가 촬영한다
2024년 10월 31일 오전 7시 10분경 평양국제공항에서 동남쪽으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대동강 인근에서 폭음이 울리고, 섬광과 연기가 발생했다. 화성포-19형 시험발사였다. 조선에서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화성포-19형을 발사하는 순간 엄청난 폭음이 진동했고, 거대한 섬광과 연기가 분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주로 솟구쳐 오른 화성포-19형 전투부에 전문가들의 시선이 쏠렸다. 유선형 첨두탄처럼 생긴 화성포-18형 전투부와 확연히 다르게, 화성포-19형 전투부는 뭉뚝한 원두탄처럼 생겼다. 원두탄형 전투부 안에는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뭉뚝한 원두탄처럼 생긴 화성포-19형 전투부에 개별 기동 재진입체가 얼마나 많이 들어있었을까? 이것은 호사가들의 흥미로운 관심사가 아니다. 이것은 조선이 미 제국의 핵공격 도발을 억제할 압도적인 핵억제력을 갖느냐 못 갖느냐 하는 엄청나게 중대한 정치군사적 문제다. 그 물음에 어떤 해답이 주어지는가에 따라 조미관계의 전략적 균형과 동북아시아 정세가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재편되느냐 하는 문제가 결정된다. 바로 그래서 조선은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후추진체들에서 각각 안정적으로 분리되었는지, 그리고 분리된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탄착 예정 수역을 향해 정확하게 유도조종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했다. 그것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으므로, 화성포-19형을 시험발사했다는 사실만 알려준 1차 보도가 나온 때로부터 하루 뒤에 시험발사에서 성공을 거두었음을 알려주는 2차 보도가 나온 것이다.
2024년 11월 1일에 나온 2차 보도에 의하면, 화성포-19형은 발사점으로부터 동북쪽으로 1,001.2킬로미터 떨어진 “조선 동해 공해상 예정 목표 수역에 탄착되였다”라고 했다. 이것은 발사점에서 동북쪽으로 1,001.2킬로미터 떨어진 동해 수역에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조선의 관측 선박들이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의 분리 상태와 유도조종상태를 관측하려면 강원도 원산에서 동북쪽으로 약 860킬로미터 떨어진 수역에 가서 대기해야 했다. 거기가 바로 일본 홋까이도 오꾸시리섬에서 서남쪽으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수역이다.
하지만 조선의 관측 선박들이 그 수역에 가는 것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조선의 관측 선박들이 출항하는 것을 정찰위성과 첩보위성으로 포착한 미 제국이 주일미제국군 전투기들과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을 출동시키고, 미일연합함대 구축함들이 해상 차단 작전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의 비무장 관측 선박들은 탄착 예정 수역에 도착하기도 전에 동해 한복판에서 미일동맹군 전투기들, 구축함들과 대치하게 된다.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조선은 2024년 6월 26일 “개별 기동 전투부 분리 및 유도조종 시험”을 실시할 때, 개별 기동 재진입체 3개를 원산에서 멀지 않은 동해 해상 170~200킬로미터 반경 안에 떨어뜨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은 관측 선박들을 탄착 수역에 보내지 않았는데도 탄착 수역 상공에서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안정적으로 분리되었는지, 정상적으로 유도조종되었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었을까?
조선은 동해 상공을 매일 두 번씩 내려다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다. 만리경-1호는 500킬로미터 고도에서 원형 궤도를 따라 24시간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94.7분이다. 지구 주위를 하루에 15바퀴씩 돈다.
만리경-1호가 오꾸시리섬 서남쪽 200킬로미터 해상 상공을 통과하는 시각에 맞춰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을 그 수역에 떨어뜨리면, 만리경-1호가 촬영한 위성영상자료를 판독해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의 분리 상태와 유도조종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는 사실만 알려준 1차 보도가 나오고 하루 뒤에 시험발사에서 성공했음을 알려주는 2차 보도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는, 조선 항공우주정찰소가 만리경-1호가 촬영한 위성영상자료를 정밀하게 판독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김여정 부부장은 2024년 9월 4일에 발표한 담화에서 조선 항공우주정찰소가 만리경-1호가 촬영한 위성영상자료를 판독해 부산작전기지로 들어가는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호(USS Vermont)를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만리경-1호와 화성포-19형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 미사일총국은 만리경-1호가 탄착 수역 상공을 통과하는 시각에 맞춰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을 그 수역에 탄착시켰고, 조선 항공우주정찰소는 만리경-1호가 탄착 수역 상공을 촬영한 위성영상자료를 판독해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의 분리 상태와 유도조종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미 제국은 적대국들의 미사일 발사를 포착하기 위해 35,862킬로미터 고도에 조기경보위성 10여 개를 띄워놓고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조선이 화성포-19형을 발사하면, 미 제국 조기경보위성에 장착된 고성능 적외선 탐지 장치는 화성포-19형에서 분사되는 거대한 화염을 즉각 포착한다. 그러므로 미 제국은 조기경보위성 체계를 통해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극고열 섬광체로 돌변해 오꾸시리섬 서남쪽 수역에 떨어지는 것을 관측할 수 있었다.
이런 사정을 보면,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 몇 개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당사자인 조선 이외에 미 제국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미 제국은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에 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4. 비밀의 한쪽 귀퉁이 보여준 영상자료들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가 탄착 수역에 떨어지는 광경을 보여주는 영상자료가 공개되었다. 이 영상자료는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에 관한 비밀의 한쪽 귀퉁이를 드러내 보여준다. 화성포-19형에 관심을 둔 전문가들을 흥분시킨 그 영상자료를 분석해보자.
영상자료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영상자료는 일본 방위성이 2024년 11월 1일에 공개한 사진이다. 그 사진은 조선이 화성포-19형을 발사한 직후 홋까이도 서남쪽 공역에 출동한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 조종사가 비행 중에 휴대전화기로 찍은 것이다. 사진에는 어떤 비행체들이 비행운 두 줄기를 뒤에 남기며 평행으로 수직 낙하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두 줄기 비행운은 화성포-19형 후추진체가 추력 비행을 하면서 로켓엔진들에서 각각 분출된 두 줄기 연기다. 촬영거리가 너무 멀어서 사진에는 후추진체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두 줄기 연기만 보인다. 또한 휴대전화기로 찍은 촬영 각도가 너무 제한되어서 다른 후추진체들이 추력 비행을 하는 장면은 담지 못했고, 후추진체 두 개가 추력 비행을 하는 장면만 담았다.
다른 영상자료는 일본 텔레비전방송 NHK가 2024년 10월 31일에 공개한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은 오꾸시리섬에 설치된 교통상황을 감시하는 촬영 장비에 우연히 찍힌 것이다. 동영상은 눈부시게 빛나는(dazzling) 하얀 섬광체 두 개가 시차를 두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수직 낙하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촬영 시간은 1초밖에 되지 않는다. 그 동영상에서 비행운은 보이지 않고,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섬광체 두 개만 보인다. 그 섬광체들이 바로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들이다. 동영상은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 두 개가 바다에 수직으로 떨어지면서 하얀 섬광을 발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런데 왜 섬광이 붉은색이 아니라 흰색일까? 이 의문에는 약간의 설명이 요구된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재진입체는 종말 비행 단계에서 고도 100킬로미터를 통과하면서 대기권에 진입해 마하 17~23(초속 6~8km)의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speed)으로 낙하 비행을 한다. 지표면 또는 해수면에 가까워질수록 대기 밀도가 더 높아지므로 재진입체 표면 온도는 섭씨 2,900도까지 올라간다. 그런 극고열이 발생하면, 재진입체는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섬광체로 돌변한다.
대기권에 진입해 고극초음속으로 낙하 비행하는 재진입체는 섭씨 1,000도 미만에서 붉은색 섬광체로 돌변하고, 섭씨 1,000~1,400도에서 주황색 섬광체로 돌변하고, 섭씨 1,400~2,000도에서 노란색 섬광체로 돌변하고, 섭씨 2,000~2,700도에서 눈부신 노란색 섬광체로 돌변하고, 섭씨 2,700~3,000도에서 눈부신 흰색 섬광체로 돌변한다.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 조종사가 휴대전화기로 촬영한 사진과 NHK 소속 교통상황 감시장비가 우연히 촬영한 동영상은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 4개가 낙하 비행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제한된 촬영 각도에서 찍은 영상자료일 뿐이다. 실제는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가 4개 이상 낙하 비행한 것이 분명하다.
화성포-19형 개별 기동 재진입체는 모두 몇 개였을까? 다른 나라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개별 기동 재진입체가 몇 개 탑재되었는지 알아보면, 화성포-19형에 개별 기동 재진입체가 몇 개 탑재되었는지도 추산할 수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에 나타난 화성포-19형은 거대한 11축22륜 발사대차에 실려 발사장으로 나갔다. 11축22륜 발사대차의 길이를 가늠해보면, 화성포-19형 탄체의 길이는 30미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탄체 길이가 30미터나 되는 초대형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핵강국은 조선밖에 없다.
중국이 보유한 최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東風)-41은 화성포-19형과 마찬가지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인데, 탄체 길이는 22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둥펑-41에 150킬로톤급 전략핵탄두 10발을 얹은 개별 기동 재진입체 10개가 탑재된다.
둥펑-41과 비교하면, 화성포-19형에는 200킬로톤급 전략핵탄두 10발을 얹은 개별 기동 재진입체 10개와 미 제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교란시킬 가짜 재진입체(decoy) 5개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200킬로톤급 전략핵탄두 1발의 폭발력은 TNT 200,000톤의 폭발력과 같다. TNT 200,000톤은 적재중량 15톤급 화물차 13,300대가 실어 나를 엄청난 폭약이다. 200킬로톤급 전략핵탄두가 1킬로미터 고도에서 폭발할 때, 폭발력은 최고로 극대화된다. 이것을 ‘마하스템(mach stem)’이라고 한다. ‘마하스템’이 지표면을 휩쓸어버리면, 80제곱킬로미터의 면적에 있는 모든 물체가 거대한 핵화염 폭풍 속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다. 미 제국 캘리포니아주 쌘프란씨스코(San Francisco)의 도시 면적이 그 정도 된다.
화성포-19형은 쌘프란씨스코를 한 방에 날려 버릴 200킬로톤급 전략핵탄두를 무려 10발이나 장착했다. 그러므로 조선 미사일총국이 200킬로톤급 전략핵탄두 10발을 얹은 개별 기동 재진입체 10개가 탑재된 화성포-19형을 1발만 쏴도, 발사 시각으로부터 33분 뒤에 미 제국 본토에 있는 대도시 10개가 지도 위에서 전부 사라진다. 이것은 ‘제국의 멸망’을 의미한다.
5. 이제는 미 제국이 핵위협의 고통을 느낄 차례다
화성포-19형 시험발사의 정치적 의미를 살펴보자. 2024년 11월 1일 화성포-19형 시험발사 성공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반공화국 핵대결 야망에 헷떠있는 가장 포악한 적수들을 전율케 할” 화성포-19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이야말로 “조선의 힘과 정신으로 빚어낸 초강력의 절대 병기”이며, “지구상의 온갖 악과 불의를 다스릴 조선 인민의 활화로 치솟는 멸적의기와 적개심을 재워 안은 절대적 힘의 실체”라고 격찬했다.
조선이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진행하기 며칠 전인 2024년 10월 15일 미 제국의 저명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Bob Woodward)가 쓴, 『전쟁(WAR)』이라는 제목의 책이 미 제국에서 출판되었다. 그 책에 의하면, 미 제국에 대한 조선의 핵위협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17년 늦가을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당시 대통령은 “그(김정은 총비서를 지칭함)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미 제국에) 쏠 테면 쏘라지(if he shoots, he shoots)”라고 퉁명스럽게 말하면서 조선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실제로는 수행할 수 없는 책임을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당시 국방부장관에게 떠넘겼다고 한다. 조선의 핵공격 위험을 느낀 매티스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운동복을 입고 선잠을 자야 했고, 때로 워싱턴에 있는 국립대성당을 남몰래 찾아가 홀로 기도하면서 자신을 짓누르는 공포심을 덜었다고 한다.
그런데 2017년에 조선이 보유한 핵무력과 2024년에 조선이 보유한 핵무력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격차가 크다. 지금 조선은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핵무력으로 미 제국의 숨통을 바짝 틀어쥐고 있다. 틀어쥔 손을 느닷없이 흔들어버리면, 숨통이 막힐 지경이다.
지난 70년 동안 미 제국이 조선을 핵위협으로 끊임없이 괴롭혀왔으니, 이제는 미 제국이 핵위협의 고통을 느낄 차례다. 판세는 완전히 역전되었다.
자기들이 느끼는 핵위협의 고통이 심해져도 미 제국은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조선이 미 제국을 멸망시킬 가장 확실한 전략무기를 보유하였기 때문이다. 그 전략무기가 바로 화성포-19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다. 조선이 말하는 핵억제력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미 제국이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한다는 말의 정치적 의미는 조선이 한국을 공격해도 미 제국은 발만 동동 구를 뿐 한국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의 핵억제력은 결정적인 시기에 한미동맹체제를 무력화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은 ‘철통같은 한미동맹’이라는 미 제국의 입에 발린 소리를 곧이곧대로 믿고 미 제국에 국가안보를 통째로 맡겨버렸다. 화성포-19형의 출현은 미 제국의 손발을 묶어놓고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을 벼랑 끝으로 떠밀고 있다. 정세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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