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내전에서 엿본 북의 군사력
이창기 기자 | 입력 : 2014/06/04 [09:50]
시리아 정부군의 승리로 끝난 시리아 내전은 최근 북과 이란 군사력이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가장 생생하게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쟁이었다. 스마트폰 등 소형 동영상 촬영 기기들이 대거 보급된 덕일 것이다.
유튜브와 언론에 공개된 시리아 정부군의 주요 공격 동영상을 모아놓고 보니 왜 미군을 감히 시리아에 투입하지 못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첫째, 시리아의 미그 21, 미그 29, 공격헬기 등 공중무력의 위력이다. 특히 정부군의 미그 29 전투기가 홀로 친미반군 거점을 마음놓고 공격하는 장면은 상상 이상이었다.
급강하 하며 정확하게 로켓 명중탄을 발사하고 급상승하며 요격 무기를 신속히 피하는 비행술 또, 신속히 선회하여 카메라를 찍고 있는 반군을 향해 정면에서 기관포를 퍼붙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특히 반군의 대공포나 지대공미사일을 플레어를 터트리지 않고도 순간 상승 비행으로 어린애 따돌리듯 피하며 공격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시리아 정부군 헬기가 열추적 지대공 미사일이 접근하자 폭발시켜버리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열추적 미사일은 빗나간다고 저절로 터지는 미사일이 아니다.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은 중무장 공격 헬기 정도는 엔진 열을 쫓아 끝까지 따라가는 것이 열추적 미사일이다. 그래서 방어장치인 플레어라는 열덩어리를 주변에 산개시키면 미사일이 그것을 따라가게 되어 헬기가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하기에 헬기 주변에서 폭파되었다면 헬기의 방어무기에 당한 것으로 봐야 한다. 문제는 열추적미사일을 방어하는 플레어 등을 작동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도 미사일이 터졌다는 사실이다. 혹, 레이저 요격 시스템을 장착한 건 아닌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물론 동영상을 다 뒤져보니 정부군 헬기 2대가 열추적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되는 장면이 나왔다.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가 열에 휩싸여 되돌아가는 동영상이 있는데 미사일이나 대공포에 맞은 것이라기 보다는 기관 고장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화염이 잦아들자 계속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휴대용 열추적 지대공 미사일, 대전차 미사일을 대량으로 반군에게 공급했다는 보도가 적지 않았던 점과, 체첸전쟁에서 러시아 헬기와 전투기가 숱하게 반군에게 격추되었고, 유고, 아프간, 이라크전에서도 미군 헬기와 전투기가 숱하게 대공 미사일의 밥이 되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시리아 정부군의 전투기와 헬기의 방어능력은 엄청난 것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전투기의 명중률도 아주 높았다. 돔형 문화유적 건물 바로 옆 반군 거점도 유적에 피해를 주지 않고 정확히 타격했으며 반군들이 모여있는 거점을 정확히 타격하여 촬영하던 반군의 목소리에 담겨 있는 호흡이 매우 가빠지고 기가 질려 신음을 내뱉는 영상도 적지 않았다. 헬기에서 떨어뜨린 자유낙하 폭탄은 gps유도장치가 내장된 스마트 폭탄으로 보였다. 포탄의 위력도 엄청났다. 종류도 여러가지였다.
다음으로 위 동영상 말미에 등장한 시리아 정부군의 위력적인 다련장로켓포 공격은 북의 방사포 공격과 똑 같았다. 발사 방식만이 아니라 방사포 무기도 북에서 직 수입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똑 같았다. 세계 누리꾼들은 그 방사포 집중사격 영상을 보고 '놀라운 시리아 정부군의 위력'이라고 평했다. 첫 장면에 나온 큰 폭발은 바로 그 로켓탄이 터지는 모습이다. 결국 시리아 정부군이 마음만 먹었다면 공중무력 없이 로켓포만으로도 반군거점지역을 아예 초토화시킬 수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역사유적이 많은 도시를 공격할 때는 정밀폭격이 필요해서 전투기나 탱크부대를 투입하여 정밀 타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위 동영상 맨 마지막 시리아정부군의 매복전은 북의 유격전법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법이 매복전과 우회 측면, 배후 타격을 배합한 입체적 전선돌파 전법이다.
시리아 정부군이 그중에 매복전을 현대적 장비와 해당 지형에 맞게 잘 구사하여 친미반군에게 치명적 타격을 주었다. 흥미있는 점은 그 긴 매설폭탄을 반군이 눈치채지 못하게 교묘히 설치했다는 점이며 모든 포탄이 동시에 터지도록 연결장치를 잘했다는 사실이다. 혹, 전에 유튜브에 소개되었다가 사라진 북한만이 갖고 있는 줄폭탄을 사용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 정도로 동시에 몇백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긴 도로를 따라 폭탄이 동시에 꽝하고 터졌다.
전원 다 사살하지 않고 몇명은 도주를 허용하고 몇명은 포로로 나포했다. 이것도 북의 김일성 주석이 항일무장투쟁을 할 때 많이 사용했던 전술이다. 도망자를 내버려 두면 그들이 돌아가서 무서운 경험을 퍼트려 상대의 사기를 꺾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부러 몇명은 살려보내곤 했다. 을지문덕 장군도 살수대첩 등을 통해 수나라 침략군을 거의 다 섬멸했지만 일부는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그들이 고구려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는 큰 역할을 했음은 당연지사다.
영상을 보면 결국 반군 지도자는 북한의 공군 조종사들이 시리아 전투기를 조종하는 등 정부군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풀이 죽은 목소리로 주장하고 나섰다. 시리아 정부군 조종사의 실력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전 시리아 총리도 북의 지원설을 주장하였고 남측의 북 전문가 등도 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였다.
분명한 점은 북과 시리아의 군사적 교류협력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으매 또 아주 강하다는 점이다. 또, 북은 세계의 모든 전쟁에 관련 전문가를 보내 깊이 연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장 깊이 있는 연구는 참전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중동전쟁, 베트남 전쟁에 공군과 포병 등을 대거 참전시켰던 사실은 이후 북에서도 공식 인정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시리아 내전에도 북이 개입했을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결국 미군이 시리아 내전에 참전하지 못한 것은 러시아의 반대 때문이라기 보다는 북의 군사력과 정면으로 대결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사실 미군은 북의 방사포나 전투기를 방어할 대책이 거의 없다. 북의 전투기는 오래된 미그 21기의 경우도 레이더 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장치나 비행술을 접목시키고 있음이 2003년 미군 전자정찰기 근거리 접근 요격 사건으로 증명된 바 있다.
특히 gps유도장치까지 탑재한 것으로 알려진 북의 방사포탄은 정확성이 높고 진지파괴용 포탄의 경우 작은 산도 무너뜨릴 만큼 위력적이기에 미군이 매우 경계하는 무기이다. 문제는 아이언 돔과 같은 로켓포탄 방어무기로도 무더기로 쏟아져 들어오는 방사포탄을 다 막을 길이 없다는 사실이다. 요격률이 높다고 해도 워낙 비싼 무기라 북이 보유한 방사포탄 다 막을 만큼 준비하려면 미국 재정도 거덜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이 북을 무조건 두려워만 한다고 볼 수 없다.
미국도 북 전역을 수십번 초토화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갖추고 있다. 다만 제3국에서 북과 붙었을 경우 북엔 아무런 타격도 가하지 못하면서 미군만 무리주검을 남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번 시리아 내전에서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번 시리아 내전은 미국이 북의 군사력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북의 군사력이 실제 얼마나 위력적인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전쟁이었다.
이제 저런 북과 전쟁을 하는 것은 무참한 피해를 각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들도 서둘러 북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것만이 바른 한반도 문제 해결의 길일 것이다.
일본도 그것을 느꼈기 때문에 지금 북과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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