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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동화 백성공주] '총선은 한일전'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4/01 [10:35]

[정치동화 백성공주] '총선은 한일전'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0/04/01 [10:35]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동영상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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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옛적에 백성공주와 정치못난이가 살고 있었어요.   

 

정치못난이- 백성공주야, 오세훈, 나경원 두 후보가 대학생들이 자꾸 괴롭힌다며 너무너무 힘들대.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백성공주- 대학생들이 선거법을 잘 지키자며 “금품제공 근절, 부정부패 퇴출, 선거법을 잘 지킵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캠페인을 했는데 오세훈이 대학생들이 자기를 공격한다며 선거법 위반이라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대.

 

정치못난이- 학생들이 오세훈 후보를 둘러싸고 항의하면서 괴롭혔다는데?

 

백성공주- 오세훈이 자기가 사는 아파트 경비원과 청소원들에게 1회에 각 10만 원씩 총 120만 원의 현금을 줬대. 이런 금품제공 행위는 선거법 113조에서 금지하고 있고 선거법 제257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범죄행위야. 그래서 선관위가 오세훈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어. 금품제공을 근절하자는 대학생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오세훈을 만나니까 물어볼 수 있지 않겠어? 국민이 질문하는데 공직에 나서겠다는 후보자가 괴롭힘당했다고 말해도 되겠니?

 

정치못난이- 10만 원씩 준 거면 푼돈인데 그거 가지고 뭘 그래?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선거법에서는 금품제공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 금액이 많으면 더 심각한 일이겠지만 액수에 따라 유죄냐 무죄냐를 판단할 일이 아니지.

 

정치못난이- 물론, 오세훈 후보가 잘못한 면도 없진 않지만 어디 오세훈 후보뿐이야? 나경원 의원도 사람들이 자꾸 친일 프레임을 씌운다며 고통을 호소했다고.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나경원이 친일을 안 했는데 사람들이 친일 프레임을 씌웠니? 아베가 적반하장으로 우리나라에 경제공격을 했을 때도 나경원은 문재인 정부가 잘못했다고 아베 편을 들었잖아. 위안부 문제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께서 반대하는데 나경원은 일본 국회에 위안부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편지를 보내고. 그거 말고도 자위대 행사에도 참석하고 친일파 청산하려던 반민특위를 국민 분열이라고 말했잖아. 그런데도 나경원이 친일을 안 했어?

 

정치못난이- 아니 그건 정치를 한 거고 친일은 아니지

 

백성공주- 그러니까, 나경원의 정치적 신념이 친일이라고. 자기 소신을 말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게 선거 아냐? 대한민국엔 친일파가 필요하다! 나를 뽑아 달라! 라면서 선거운동을 해야 할 나경원이 왜 자꾸 친일을 안 했다고 거짓말을 해?

 

정치못난이- 어쨌거나 저렇게 따라다니면서 후보를 비방하는 건 선거법 위반이야.

 

백성공주- 그렇지 않아. 저 피켓 문구들은 선관위에 사전 문의해서 검토를 받았다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금품제공NO 이게 무슨 문제인데? 일본 자위대 행사 참가.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이 있습니까? 이게 나경원을 없는 사실 가지고 비방한 거니? 그냥 있는 사실을 써놓은 거잖아.

 

정치못난이- 경찰까지 문제가 있다며 수사하기 시작했어. 대학생들이 잘못했으니까 그런 거 아냐? 

 

백성공주- 경찰이 대학생들에게 뭐라고 그랬는지 아니? 금품제공NO라는 말이 오세훈 후보를 연상시킨대. 그래서 선거법 위반이라는 거야. 금품제공이란 말이 오세훈을 연상시킨다는 게 학생들 잘못이니? 금품제공을 한 오세훈 잘못이지!

 

정치못난이- 하여튼 그런 행위 자체가 선거법 위반인 거 아냐.

 

백성공주- 이 사진 봐봐. 선거관리위원회가 나서서 금품선거NO, 부정선거NO 라는 캠페인을 하잖아. 대학생들이 한 1인 시위는 사실상 선거법 잘 지키자는 캠페인이었다고. 게다가 학생들은 서울시 선관위랑 사전협의도 했어. 서울시 선관위는 ‘공익성이 있는 문구로 문제 되지 않는다’, ‘후보를 만나 질의를 하는 것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확인을 받았대. 그러면 대학생이 잘못한 게 뭐니?

 

정치못난이- 아니, 봐봐. 내가 백성공주 너한테 “예쁘다”라고 말했다고 쳐보자? 네가 성희롱이라고 느꼈다면 성희롱이지? 그것처럼 대학생들이 한 1인 시위도 오세훈 후보가 피해를 받았다고 하면 선거법 위반인 거야. 이건 내가 말한 게 아니라, 경찰이 한 말이라고.

 

백성공주- 경찰이 지금 제정신인 거 맞니? 오세훈이 성희롱 피해자야? 오세훈은 공직에 나서려는 국회의원 후보잖아. 갖다 댈 데에다 갖다 대야지 어디 오세훈을 성폭력 피해자에다 갖다대? 그리고 선거법이 오세훈의 기분에 따라 위반했다가 말았다가 하는 거야? 이건 경찰이 오세훈 기분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고 자백하는 수준 아냐?

 

정치못난이- 그런 걸 떠나서 선거에 영향을 주는 피켓을 들거나 현수막을 설치하면 안 된다고. 그래서 선관위가 ‘총선은 한일전’, ‘투표로 친일청산’, ‘촛불국회 실현하자’ 이런 문구도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하기도 했단 말이야. 

 

백성공주- 그래서 선관위에도 문제가 있어. 사실 선거법 위반이 선관위가 그때그때 판단하기 따라 달려있어. 그래서 선관위에 문의했더니 ‘투표로 친일청산’은 안 되지만 ‘투표로 70년 친일청산’은 된다는 답변이 오기도 했대.

 

정치못난이- 그런 일이 있었어?

 

백성공주- 선거란 게 국민이 투표를 통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건데 정작 선거 과정에선 표현의 자유를 엄청 제한하고 있잖아.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피켓이랑 현수막을 드는 건 안 되지만 온라인에선 뭐든 다 해도 된다는 건 알고 있니? 이렇게 선거법이 해석하기에 따라 천차만별이야. 오세훈 후보 지역인 서울 광진구 선관위는 금품제공NO라는 구호도 오세훈을 연상시킨다며 금지했는데 아무리 상식적인 수준의 문구도 미래통합당에 불리할 것 같으면 반대하고 있어. 공정한 선거 관리를 해야 할 선관위가 이러면 되겠니?

 

정치못난이- 아, 몰라 몰라. 어차피 저렇게 하면 너희만 욕먹지 않아? 역효과 난다고.

 

백성공주- 전혀 그렇지 않아. 국민의 반응은 “선거법 잘 지키자는 게 뭐가 불법이니?”, “선관위가 걸었는데 지는 선거운동하고 팩트 가지고 피켓 든 애들을 잡네, 웃기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구만 뭔 선거 방해?” 이렇게 대학생을 응원하고 오세훈과 선관위, 경찰을 비난하고 있어. 국민이 좋아하는데 왜 역효과가 난다고 재단해?

 

정치못난이- 하지만, 논란이 생기잖아. 가만히 있었으면 오세훈 금품제공으로 비난을 받았을 텐데 이게 묻힌다고.

 

백성공주- 사실 학생들이 1인 시위하기 전에 오세훈이 금품제공해서 선관위에 고발당했다는 소식, 들은 적 있니? 학생들의 1인 시위로 논란이 생기니까 그제야 언론에도 활발하게 나오고 사람들에게 알려진 거 아냐? 이 사건은 논란이 될수록 오세훈의 금품제공 사실이 더 널리 알려지게 돼. 전혀 우리에게 불리한 게 아냐. 지금 경찰과 선관위가 미래통합당 편을 들고 있지? 잘못은 미래통합당이 해놓고선 화살을 학생들에게로 돌리려고 하는 거잖아. 그런데 이제 우리 국민은 그걸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을 가졌어. 국민을 믿고 적극적으로 나서면 오히려 한통속으로 똘똘 뭉친 적폐들을 제대로 규탄할 수 있다고.

 

정치못난이- 백성공주야, 난 그게 싫은 거야! 경찰과 언론까지 동원했는데도 국민들을 속이지 못하면 나 같은 사람은 살아남을 수가 없잖아. 그러니까 경찰이 불법이라고 하면 좀 그만해줬으면 좋겠다 이 말이야! 쳇!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백성을 속일 생각은 그만하고 백성의 목소리를 들으란 말이야!

  

*선거법을 위반한 오세훈과 나경원이 선관위와 경찰을 등에 업고 국민을 기만하려고 하는데요. 국민 무서운 줄 알게 하려면 오세훈과 나경원을 좀 더 때려줘야겠어요. 백성공주와 정치못난이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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