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가 유엔 총회에서 미국의 대북제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유엔은 8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5월 26일 안보리 결의안 거부권 행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총회를 열었다.
유엔 총회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에 관한 설명을 의무화하는 결의안을 지난 4월 26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처음 열린 회의였다.
총회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비판했다.
제프리 드로렌티스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북한의 올해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가 북한의 군사적 행동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뒤를 이어 유럽연합, 일본, 한국도 중국과 러시아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북중러는 총회에서 미국의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미국이 대화하자는 공허한 구호만 외치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옛길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정세가 어떻게 흘러가느냐는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미국이 이를 직시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의미 있는 실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라면서 “2018년 조선이 비핵화 조치를 했음에도 미국은 긍정적 조치로 호응하지 않았고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 우려를 해결하지 못하고 성심성의껏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장쥔 대사는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예를 들면 특정 분야의 제재를 완화하거나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등이다. 관건은 행동이지 ‘조건 없는 대화를 바란다’라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한반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제재 압박의 낡은 방식을 폐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장쥔 대사는 대북제재가 핵·미사일 범위를 훨씬 넘어 민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관련국들도 제재 이행을 일방적으로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고 적절한 시기에 제재를 완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장쥔 대사에 이어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도 발언에 나섰다.
에브스티그니바 차석대사는 “북한 문제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이라면 제재의 소용돌이 속에서 북한에 무조건 무장해제를 기대하는 건 헛된 바람이라는 것을 이해할 것”이라며 “이 지역에 미국과 영국, 호주의 안보 블록이 형성되는 것은 이런 나라들의 선의에 심각한 의심을 불러일으킨다”라고 미국을 비판했다.
에브스티그니바 차석대사는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가 ‘막다른 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총회에서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도 발언했다.
김성 대사는 “북한에 대한 5월 26일 ‘결의안 초안’은 북한의 주권과 생존과 개발 권리를 빼앗으려는 미국의 불법적인 적대정책의 산물”이라며 “미국이 추진한 결의안 채택 시도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 정신을 위배한 불법 행위로 단호히 반대하고 비판한다”라고 말했다.
계속해 “미국이 주장하는 전제조건 없는 대북 외교적 관여와 대화는 연막으로 덮은 적대정책에 불과하다는 걸 명백히 증명했다”라고 주장했다.
김성 대사는 “자위권 행사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주권국가의 적법한 권리”라며 “특히 우리 무기를 현대화하는 것은 미국의 직접적 위협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안보와 근본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적법한 자위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영토와 영공, 영해, 공해상에서 이웃 국가들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수행했다”라면서 “왜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미사일 등 시험발사는 한 번도 안보리에서 의문을 제기하거나 규탄하지 않았는지 정말로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유엔의 이중적인 행태를 비판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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