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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무기 열전 37] 미국의 베스트셀러 전투기, F-16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1/11 [10:45]

[남·북·미 무기 열전 37] 미국의 베스트셀러 전투기, F-16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4/01/11 [10:45]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F-16 파이팅 팰컨 전투기를 요구하면서 F-16에 때아닌 관심이 쏠렸다. 

 

최신 전투기도 많은데 굳이 1970년대에 개발된 구형 경량 전투기를 요청한 이유가 무엇인지 여러 분석이 나왔다. 

 

물론 최신 전투기는 요구해도 지원받을 가능성이 없으니 일부러 구형 경량 전투기를 선택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F-16을 50년 묵은 구형 전투기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때에 따라 F-15보다 우수하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전투기가 바로 F-16이다. 

 

▲ 2008년 6월 10일 이라크 상공에서 임무 수행 중인 미 공군 F-16C 블록 40. [출처: Andy Dunaway]


또 현재 생산 중인 전투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미국 전투기도 F-16이다. 

 

1973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F-16은 2018년 기준 무려 4,604대나 생산되었고 미국뿐 아니라 25개국이 사용하는 다목적 전투기다. 

 

F-16의 하나인 KF-16C/D는 F-15K와 함께 한국 공군의 주력기로 활약하고 있으며 160여 대로 우리 공군이 보유한 가장 많은 전투기 기종이다. 

 

정확히는 F-16C 27대, F-16D 7대, KF-16C 89대, KF-16D 42대로 총 165대를 운용 중이다. 

 

▲ KF-16C.  © 대한민국공군


F-16은 미국의 전투기 개발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F-16은 처음으로 조종간을 가운데가 아닌 오른쪽 옆 팔걸이에 설치하였다. 

 

팔걸이에 팔을 고정하고 조종하기 때문에 급가속할 때 몸이 쏠리는 경우에도 조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왼손잡이의 경우 조종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 F-16 지상훈련기 조종석. [출처: Nathaniel]


또 F-16은 항력을 줄이고 기동성을 키우기 위해 공기역학적으로 약간 불안정하게 설계된 최초의 전투기다. 

 

보통 비행기는 조종사가 조종간을 놓으면 직선, 수평 비행 자세로 돌아가려는 성질(이를 정적 안정성이라 부른다)을 갖도록 설계된다. 

 

그런데 전투기의 경우 정적 안정성 때문에 비행 방향을 크게 바꾸기 어려워 기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개발자들이 F-16을 설계할 때 의도적으로 정적 안정성을 줄였다. 

 

그런데 정적 안정성이 줄어들다 보니 기동력은 향상되었지만 조종이 까다로워지는 문제가 생겼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16은 전투기 최초로 전기신호로 기체를 제어하는 ‘플라이 바이 와이어’(FBW) 기능을 채택해 ‘전기 제트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기존의 전투기는 비행사가 조종간을 움직이면 유압장치를 통해 날개의 여러 장치(에어러론, 플랩, 스포일러, 승강타, 방향타 등)를 움직이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 날개의 여러 장치.   © 문경환 기자

 

자동차로 치면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과 같은 방식이다. 

 

이런 구조는 비행기가 조종사의 조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점이 있지만 비행기를 컴퓨터로 자동 조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조종사의 조종을 전기신호로 바꿔 각 장치에 전달하면 이에 따라 유압장치나 전기장치가 작동하도록 하는 FBW 기능이 등장했다. 

 

이를 통해 비행기가 조종사의 의도대로 움직이도록 컴퓨터가 자동으로 미세한 조종을 해주는 게 가능해졌다. 

 

자동차로 치면 자율주행을 위해 전기식 파워 스티어링(EPS)을 도입하는 것과 같다. 

 

F-16은 컴퓨터가 비행기의 상태를 초당 수천 번 측정해 조종사가 설정한 비행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자동으로 제어한다. 

 

또한 최저속도 이하로 날거나 하중 한계를 넘어서는 급가속 등 조종사의 잘못된 조종을 방지하기도 한다. 

 

▲ F-16의 조종석은 다른 전투기에 비해 높아 시야가 넓다. 또한 시야를 가리는 틀(프레임)을 없앤 버블 캐노피(조종석 덮개)를 사용하였다.  © SSG CAYCEE R. COOK


40년 넘게 생산하다 보니 F-16은 다양한 개량형이 존재한다. 

 

보통 전투기의 개량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로 블록을 사용한다. 

 

처음 생산한 것을 블록 1이라 부르고 개량할 때마다 번호를 늘려 블록 2, 블록 3, … 이런 식으로 부른다. 

 

또 크게 개량되면 아예 F-16A, F-16C, F-16E 같은 식으로 알파벳을 바꿔 붙인다. 

 

F-16A와 F-16B는 성능이 같고 탑승 인원만 1명, 2명으로 다르기 때문에 통상 F-16A/B로 표기한다. 

 

F-16C/D, F-16E/F도 마찬가지로 탑승 인원만 다르다. 

 

▲ 복좌형으로 2명이 탑승하는 F-16D.  © Drallenphoto

 

F-16A/B는 블록 1, 5, 10, 15, 20, 25에 해당하며 F-16C/D는 블록 30/32, 40/42, 50/52에, F-16E/F는 블록 60, F-16V는 블록 70/72에 해당한다. 

 

블록 25까지는 프랫 앤드 휘트니의 F100-PW-200 엔진을 장착(블록 15는 제외)했으며, 블록 30부터 블록 번호가 0으로 끝나면 제너럴 다이나믹스의 엔진, 번호가 2로 끝나면 프랫 앤드 휘트니의 엔진을 장착했다. 

 

▲ F-16C/D 블록 50/52에 들어가는 엔진의 구조. 위는 제너럴 다이나믹스, 아래는 프랫 앤드 휘트니의 엔진.  © 록히드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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