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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중심을 잡아주는 소식지 모임”···강남서초촛불행동을 만나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4/08/01 [07:20]

“우리에게 중심을 잡아주는 소식지 모임”···강남서초촛불행동을 만나다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4/08/01 [07:20]

▲ 지난 7월 27일 열린 100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들.  © 강남서초촛불행동

 

2022년 8월부터 시작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이 2024년 7월 27일 100차를 기록했다.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촛불국민은 매주 토요일 광장에서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폭로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투쟁이지만 촛불대행진 현장은 늘 흥겹고, 기세가 넘치며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그리고 윤석열 퇴진·탄핵, 김건희 특검은 이제 자연스러운 투쟁으로 되었다.

 

촛불대행진에 나오는 시민들은 자기가 사는 곳 또는 직장을 기준으로 촛불행동 지부를 만들면서 개인에서 집단으로 되었다. 지난해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촛불행동 지부는 이제 전국 곳곳에서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촛불행동 지부는 소식지 모임, 실천, 회원의 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의 강남서초촛불행동은 지난해 꾸려져 많은 활동을 하고 있고 회원들의 단합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서초촛불행동의 회원들은 매주 서울에서 열리는 촛불대행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지선 강남서초촛불행동 대표는 촛불대행진 사회를 보고 있으며, 이은기 회원과 이선호 회원은 촛불행동 깃발을 들고 행진의 맨 앞장에 선다. 윤현주 회원과 송시훈 회원은 방송 차량에 올라타 행진 연설을 하기도 한다. 또한 백지은 회원은 촛불대행진에서 ‘백지의 퇴진뉴스’를 맡아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촛불대행진 곳곳에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들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들의 역할과 단결력이 높아진 배경에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촛불행동 소식지 모임이 있다고 한다. 

 

기자는 지난 7월 10일 강남구 대치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촛불행동 소식지 모임에 참석했다.

 

소식지 모임은 매주 수요일에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급하게 실천을 해야 할 때는 소식지 모임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7월에는 소식지 모임과 ‘윤석열 탄핵 국민청원’ 실천을 번갈아 진행했다.

 

소식지 모임은 약 1시간 30분 정도로 진행되며, 사전 토론과 본 토론으로 나뉜다. 사전 토론은 회원들이 토론하고 싶은 주제를 제안해서 진행된다. 사전 토론의 주제는 2~3개 정도이다. 본 토론은 촛불행동 소식지 중에서 중요 글에 대해 발제 후 소감을 나누고 토론을 하는 형식이다. 사전 토론과 본 토론의 주제는 모임 날짜보다 2~3일 전에 확정된다.

 

▲ 소식지 모임을 하는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들.  © 김영란 기자

 

회원들은 토론 주제를 숙지하고 자기의 생각을 정리한 뒤에 모임에 참석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토론 내용이 알차고 실천적이다. 정세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강남서초촛불행동의 역할과 실천 과제를 도출한다. 

 

소식지 모임이 잘 진행되는 데 있어서 이은기 교양국장의 역할이 크다. 이은기 국장은 소식지 모임에서 촛불행동 주요 글을 발제하고 토론을 이끌어간다. 

 

이은기 국장은 이날 본 토론 주제인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의 기고 글 「국민주권시대 법이란 무엇인가」를 발제했다. 기고 글을 정리해서 발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법치주의 개념, 우리나라 개헌의 역사 등을 참고 자료로 준비했다. 

 

딱딱하기만 했던 법의 문제가 쉽게 이해되자 회원들의 토론에 활력이 넘쳤다. 그러면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법 혹은 없애야 할 법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말하면서 이후 변화할 대한민국의 상을 그려보기도 했다.

 

이은기 국장은 모임 때마다 참고 자료를 준비하는데 이에 들어가는 시간도 꽤 들어갈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수십 개의 자료를 보고 정리하느라 꼬박 이틀 정도의 시간이 든다고 말했다.

 

이은기 국장은 소식지 모임의 중요성을 “우리가 오랜 기간 투쟁을 하고 있다. 지치지 않고 투쟁을 하기 위해서는 중심이 굳건해야 한다. 그래야 실천도 적극적으로 된다. 우리에게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소식지 모임이다. 지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식지 모임”이라고 강조했다. 

 

소식지 모임에서 늘 내용 준비를 잘해온다고 회원들에게 평가를 받는 오세진 회원은 “주제와 관련해 여러 자료를 보고 생각을 정리해서 참여한다. 그리고 모든 회원이 발언하니까 내용을 길지 않지만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요약해 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식지 모임을 하니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고 그에 따라 행동하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 오세진 회원.  © 김영란 기자


소식지 모임 전에는 토론 등이 낯설었다는 윤현주 회원은 “모임을 하면서 나의 부족했던 부분이 채워지면서 내가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현재의 쟁점 사항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해 생각하게 되니까 더 단단해진다”라고 소식지 모임의 장점을 말했다.

 

김기수 회원은 “모임을 통해 회원들 사이에 긴밀한 유대감이 형성된다. 나이 차도 많이 나지만 토론을 통해 서로의 세대를 이해하게 된다. 지식 등에 대한 정보 공유와 토론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정서적으로 서로 공감하게 되면서 지부가 단단해졌다”라고 말했다. 

 

강남서초촛불행동이 만들어지고 초반에는 실천이 강한 지부로 손꼽혔다. 여기에 소식지 모임이 알차게 진행되면서 뜻도 단단한 지부가 되었다. 실천도 강하고 뜻도 단단하며 회원들 안에서 정이 넘치는 지부가 강남서초촛불행동이다. 

 

최근에는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들은 촛불대행진을 매주 진행하는 속에서 촛불행동이 거액의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안 뒤에 뒤풀이에서 일정액의 돈을 자발적으로 더 내고 있다. 뒤풀이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모아 촛불행동에 후원했다. 세 번에 걸쳐 모은 금액이 100만 원이라고 한다.

 

촛불행동의 모든 사업에 주인으로 나서며 함께 책임지는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들의 모습에서 뜻과 정이 통하는 조직의 힘을 볼 수가 있다. 

 

  © 강남서초촛불행동

 

  © 강남서초촛불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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